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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7. 프리미어리그 일정과 유의사항(2)

by FG SYLEE

당신은 이제 잉글랜드 땅에서 무슨 대회들이 열리는지, 각 대회가 언제 개막하고 폐막하는지, 언제 여행을 떠나면 좋을지, 어느 지역을 위주로 여행할지 모두 이해하는 멋진 여행자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 몇 가지 이야기할 내용이 더 남아 있다. 어렵지는 않지만 중요한 내용들이니 꼭 정독하길 바란다.



★ 국제대회의 존재

지난 장에서 프리시즌을 설명하며 국제대회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국제 대회는 종종 구단이 시즌을 소화하는 데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국제대회별 열리는 시기와 특징을 간단히 공부해보자.


1. 월드컵

A. 참가 자격

- FIFA(국제 축구 연맹)에 가맹한 축구 협회 개최국 대표팀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대표팀

B. 일정

- 4년마다 열리며, 기본적으로 하절기에 개폐막하는 한 달 일정

C. 특징

- 시즌 중 열리지는 않으므로 시즌 자체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음


2. 올림픽

A. 참가 자격

- IOC에 등록된 대표팀 증 개최국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들

B. 일정

- 4년마다 열리며, 기본적으로 하절기에 개폐막하는 2주 반 일정

C. 특징

- 시즌 중 열리지는 않으므로 시즌 자체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음

- 우리나라의 경우 메달 획득시 남자 대표팀 군면제 혜택


3.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A. 참가 자격

- UEFA에 가맹한 개최국 대표팀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대표팀

B. 일정

- 4년마다 열리며, 기본적으로 하절기에 개폐막하는 한 달 일정

C. 특징

- 시즌 중 열리지는 않으므로 시즌 자체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음

- 빅클럽 선수들 중 대다수 유럽 출신 선수들이 참가하게 됨


4. 아시안컵

A. 참가 자격

- AFC에 가맹한 개최국 대표팀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대표팀

B. 일정

- 4년마다 열리며, 기본적으로 동절기에 개폐막하는 한 달 일 정

C. 특징

-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우 시즌 중 대회를 치르러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함

- 유럽 리그 시즌 자체에 직접적 타격을 입힘


5. 코파아메리카

A. 참가 자격

- CONMEBOL에 가맹한 개최국 대표팀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대표팀

B. 일정

- 대회 주기가 매우 자주 바뀌며, 기본적으로 한 달 일정

C. 특징

- 대회 주기가 매우 자주 바뀌어 일반적인 예측이 불가능함

- 시즌 중 열리지는 않으므로 시즌 자체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음


6. 네이션스컵

A. 참가 자격

- CAF에 가맹한 개최국 대표팀과 예선을 통과한 국가대표팀

B. 일정

- 2년마다 열리며, 기본적으로 동절기에 개폐막하는 한 달 일정

C. 특징

-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우 시즌 중 대회를 치르러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함

- 유럽 리그 시즌 자체에 직접적 타격을 입힘


7. 기타

경우에 따라 연령별 대표팀 월드컵(ex) U20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에 차출되기도 함. 특히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시 대표팀 선수단은 군면제 혜택을 받아, 해외파 선수들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는 경우가 많음. 대표적으로 손흥민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군면제 혜택을 받음.



정리를 해보면 아시안컵, 네이션스컵, 아시안게임 등은 유럽 기준 시즌 중에 열려 직접적으로 시즌 자체에 타격을 준다. 그러나 월드컵, 유로, 코파아메리카, 올림픽 등은 여름 휴식기에 열러 시즌 자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간혹 여름 휴식기에 국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시즌 초 별도 휴식기를 갖거나 경기에 결장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당신이 리그 개막 초기에 유럽으로 축구 여행을 떠나기를 희망한다면, 그 해 여름 국제대회가 열리는지 알아보길 바란다. 당신이 꼭 보고 싶은 선수가 해당 연도에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면 시즌 초 경기는 되도록 지양하길 권한다.


더불어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 네이션스컵은 시즌 중에 열린다. 이에 따라 해당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잠시 소속팀을 떠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내가 런던에 여행 갔을 1월 말~2월 초는 2024 카타르 아시안컵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다. 당연히 손흥민과 황희찬이 팀에 없었다. 이에 따라 내가 토트넘 경기를 봤던 1월 31일 브렌트포드전에 손흥민 선수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었다. 만약 손흥민 팬이 이러한 사실을 모른채 무작정 영국으로 토트넘 경기 일정만 보고 떠나 왔다면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을 테다. 따라서 국제대회 일정은 당신이 특정 선수나 팀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알아보고 가야 할 사항이다.



★ 리그 일정 공부

이제 여행의 갈피가 잡혔을 거라 생각한다. 당신은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할 수 있다. 너무 긴 서론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당신은 프리미어리그를 보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클 것이다. 이 내용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당신의 여행의 성패가 달라진다.


프리미어리그 경기 일정은 경기 한두 달 전에 확정된다!!!

1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른 채 여행을 계획하는 부분이다. 아닌 것 같다고?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와 구단 경기 일정표에 이미 일정이 새겨져 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그 일정은 가안이다. 해당 라운드에 맞도록 1차적으로 설정해 둔 시간표다. 프리미어리그 경기 일정은 경기 6~8주 전에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시즌 개막 전 일정표를 공개한다. 해당 일정표에는 라운드별 매치 상대와 해당 라운드가 열리는 날짜가 적혀 있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라운드는 모든 경기가 같은 날짜로 기록되어 있다.


경기 일정은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링크 참고: https://www.premierleague.com/news/4040106)

프리미어리그 일정

경기 날짜가 확정되는 시점은 방송사가 정해지는 시점이다. 보통은 6~8주 전에 확정이 난다고 하는데, 내가 영국에 갔을 때는 한 달 전에 공지가 났다. 위 사진을 보면 현재(2024년 8월 9일) 기준 매치위크 9까지 일정이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마다 좌측에 시간이 적혀있으며, 우측에는 괄호 안에 중계사가 적혀 있다. (경기 시간이 적혀 있지 않은 경우는 15:00 경기라는 의미다.)


반면 매치위크 10부터 살펴보면 모든 경기가 같은 날로 기재되어 있으며, 시간과 중계사가 적혀 있지 않다. 이러한 경기들이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은 경기다. 모든 경기가 동일한 시간에 열리는 라운드는 시즌 마지막 38라운드가 유일하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매치데이 10이 단순히 11월 2일에 열린다고 생각하고 여행 계획을 짠다. 그렇게 숙소와 모든 관광 일정을 잡아버리면 계획이 전부 꼬여버릴 수 있다. 비용도 비용대로 나가게 된다.


이러한 이유가 바로 내가 축구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다. 큰 틀만 잡아 놓는다면 경기 일정이 바뀌더라도 어차피 금요일과 월요일 사이에 경기는 열리기 때문에 화요일에서 목요일 일정은 바꿀 필요가 없다. 실제 매치위크 9 일정을 보면 일정이 확정 났음에도 모든 경기가 금요일에서 일요일 사이에 열린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고 금요일과 일요일 사이에만 다른 일정을 최소화한다면 일정이 바뀌더라도 큰 리스크는 없다. 일정이 바뀐다고 상대팀과 홈팀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컵대회 일정도 잘 확인해야 한다. 지난 장에서 보여준 위 일정표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경기를 보고자 하는 팀이 컵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거둘수록 리그 일정 변동 가능성은 높아진다. 여기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게 상대팀 일정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정되어 있던 리그 상대팀 역시 컵대회 성적에 따라 리그 일정 변동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컵대회 일정으로 리그 일정이 변동되는 경우는 컵대회 경기 일정이 예정된 리그 경기 날짜와 너무 가까운 경우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당신이 여행기간과 보고자 하는 경기를 정했다면, 해당 기간 컵대회 일정으로 인한 리그 일정 변동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내 예시를 들자면 나는 2024년 1월 29일에 출국해 2월 14일에 귀국했다. 당시 1월 31일에는 노팅엄과 아스날 경기가 열렸는데, 1월 18일에 노팅엄이 블랙풀과 치른 FA컵 3라운드에서 승리하며 갑작스레 1월 27일에 브리스톨과의 FA컵 4라운드 경기가 잡혔다. 다행히 4일 차라 FA컵 경기를 치른 후 아스날과의 리그 경기도 특별한 일정 변동 없이 치렀지만, 만약 하루라도 FA컵 경기가 뒤였다면 혹시 모를 이야기다. 이러한 리스크가 불안하고 불편하다면 과감히 컵대회 일정을 모두 빗겨서 여행 일정을 짜기를 권한다. 그러면 적어도 컵대회로 인한 리그 일정 변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보고자 하는 경기의 두 팀이 현재 어느 컵대회에 어디까지 진출한 상태이며,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게 된다면 리그 경기 일정과 맞물리게 되는지 꼭 살펴보길 바란다.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축구여행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거듭 말하는 것이다. 한두 푼 들어가는 서유럽 여행이 아닌데 준비 부족으로 경기가 연기되고, 취소되고, 일정이 바뀌고, 숙소를 환불하고, 도시를 이동하게 된다면 무척이나 번거롭고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이왕 가는 거 철저한 준비를 하고 떠나도록 하자.



까먹기 전에 다시 한번 정리해 주겠다.


1. 기간을 먼저 정할지, 경기를 먼저 정할지 생각
2. 여행 기간은 2주 이상 추천
3. 리그 외 다채로운 대회들까지 고려
4. 국제대회 일정 미리 조사
5. 리그 일정은 6~8주 전 확정된다는 점 기억
6. 컵대회 일정에 따른 리그 일정 변동 가능성 염두하고 계획

이밖에 다른 이유로 경기 일정이 바뀌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건 나도 예측할 수 없다. 가령 빅매치는 경찰 인력 문제 때문에 일정이 조정되거나, 기차 파업이 경기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예상 범위 안에서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뿐이다.


다음 장에서는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할 또 다른 내용인 경기 티켓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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