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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프리미어리그 티켓 구매 프로세스(1)

by FG SYLEE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 티켓까지 구하게 된다면 당신의 영국 축구 여행은 완성된다. 티켓 구매야 말로 축구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처럼 홈페이지에 접속해 결제만 하면 되는 쉬운 구조가 아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는 20개 구단이 참가한다.

24/25 시즌 기준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하는 구단과 연고지는 다음과 같다.

영국.png 24/25 프리미어리그 참가팀 연고지

■ 런던(7) ㅣ 아스날, 브렌트포드, 첼시, 크리스탈펠리스, 풀럼, 토트넘핫스퍼, 웨스트햄유나이티드

■ 맨체스터(2)ㅣ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 리버풀(2)ㅣ리버풀, 에버턴

■ 본머스ㅣ본머스

■ 버밍엄ㅣ애스턴빌라

■ 브라이튼ㅣ브라이튼&호브앨비온

■ 입스위치ㅣ입스위치타운

■ 레스터ㅣ레스터시티

■ 뉴캐슬ㅣ뉴캐슬유나이티드

■ 노팅엄ㅣ노팅엄포레스트

■ 사우스햄튼ㅣ사우스햄튼

■ 울버햄튼ㅣ울버햄튼


이중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매해 좋은 성과를 거두는 6개 구단을 BIG6라고 칭한다. 아스날, 첼시, 토트넘핫스퍼,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리버풀이 이에 속한다. 실제 이 6개 구단은 명성에 걸맞게 24/25 시즌 모두 유럽대항전에도 출전한다. 아마 당신 역시 영국 축구 여행을 떠나 이 6개 구단 혹은 한국인 선수가 속한 팀의 경기를 직관하는 것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해당 책에서는 BIG6 구단과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울버햄튼, 브렌트포드, 노팅엄, 그리고 우리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웨스트햄까지 총 10개 팀 위주로 티켓 구매 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장에서는 티켓 구매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두 가지 내용에 대해, 다음장에서는 위 10개 팀의 경기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티켓을 구하는 세 가지 방법

세상 어느 콘서트, 행사, 스포츠 경기도 마찬가지지만 정식으로 공식 예매 사이트 혹은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예매하는 경우가 있고, 2차 시장에서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 축구로 범위를 좁히자면 길거리 암표라는 세 번째 방법까지 추가하고 싶다. (*패키지 상품을 통한 티켓 구매는 자유여행이 아니므로 배제한다.)


1. 공식 홈페이지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방법이다. 안전하고, 문제 발생시 대처가 용이하며, 사기 가능성이 없고, 취소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용 역시 2차 거래에 비해 현저히 저렴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티켓을 구하기 너무나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구단에 따라 일정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면 구매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또한 멤버십 가입 등 티켓 가격 이외에 부수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생기는데, 이에 따라 연석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2. 2차 거래

이러한 수고로움이 귀찮은 사람들은 2차 거래를 통해 티켓을 구매하기도 한다. 2차 거래는 리셀과도 같다.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티켓을 되팔이 하는 것을 말하는데, 유럽 축구의 경우 대부분 시즌권자들이 구매한 티켓을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이베이가 소유한 티켓 판매-구매 운영 회사 스텁허브(StubHub)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티켓을 되파는 것에 민감하고, 이를 엄벌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는 2차 거래 시장 문화가 매우 활발하다. 스텁허브 역시 불법이 아니다.


2차 거래는 쉽게 티켓을 구할 수 있고, 원하는 좌석을, 원하는 수량대로, 연석으로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친구와 여행을 가거나 신혼여행을 가 경기를 보는 데 떨어져 앉을 수는 없을 테다. 이럴 때 2차 거래가 유용하다. 하지만 무척이나 비싼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경기마다 다르나 내가 본 경기 기준으로는 정가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비쌌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을 구하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프리미엄이 많이 붇는다. 더불어 사기표 가능성 또한 아예 없지는 않다. 실제 후기를 찾아보면 티켓을 수령하지 못하거나, 입장 제재를 받은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나마 스텁허브는 사기표 발생시 전액 환불이라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경기를 꼭 봐야 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규정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2차 거래는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하는 방법 중 하나다. 나 역시 여행 기간 직관한 6경기 중 4경기티켓을 2차 거래를 통해 구했다. 단 하나도 사기표가 없었다. 2차 거래 사이트로는 스텁허브, 라이브풋볼티켓이 가장 대중적이다. 이밖에 한인민박, 국내 유럽 축구 대행 업체 등 2차 거래로 티켓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2차 거래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가격이 부담되지만 않는다면 한국 대행 업체를 이용하길 권한다. 카톡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불안감이 일정 부분 사라진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가능한 모든 곳에서 견적과 신뢰도를 비교해본 뒤 가장 좋은 곳에서 티켓을 구하길 바란다. 가격 차이가 상당할 수 있다.


3. 암표

흥미롭게도 경기장 근처에 가면 암표상들이 돌아다니며 티켓을 판매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2차 거래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적당히 딜을 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내가 런던에서 아스날과 리버풀 경기를 보았을 때, 동행하던 분은 지나가던 암표상과 대화를 한 후 티켓을 구매해 경기를 봤다. 이때 동행은 사기표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고자 경기 후 대금 지불이 가능할지 물었고 암표상이 이를 수락하며 거래가 성사되었다. 이렇듯 안전성이 보장되고 피해가 없을 것이 확실하다면 암표도 때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추천하지는 않는다. 암표는 보통 2차 거래 사이트 금액보다도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사기표 가능성도 똑같이 있다. 게다가 암표상이 경기장 근처에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다. 애초에 이러한 말들이 어불성설인 것이 경기를 꼭 보아야한다면 경기날 경기장 앞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암표에 의존할 것 같으면 2차 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나을 수 있다. 암표는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 볼 가치만 있을 뿐, 절대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 멤버십 제도

우리나라는 보통 스포츠 경기를 보고자 한다면 결제 수단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경기에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이 K리그 경기를 본다고 가정해보자. 시즌권자가 아니라면 선예매는 불가능할지언정 일반 판매 기간에 사이트에 접속해 카드로 티켓을 예매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이와 다르게 대부분의 유럽 유명 축구 구단들은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은 티켓을 구매하기 위한 자격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멤버십에 가입한 사람만이 정식적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인데, 구단마다 멤버십 가입 비용은 상이하다. 멤버십에 가입하게 되면 티켓 구매 기회뿐 아니라 구단 공식 굿즈 구매시 할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또한 멤버십 판매 기간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으며, 구매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구단마다 다르며, 팀마다 멤버십 회원에게 부여하는 혜택이 상이하니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물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시즌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하러 가는 우리가 시즌권을 구매할 필요성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다루지는 않겠다. 다만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우리나라보다 시즌권 보유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웬만한 좌석을 시즌권자들이 미리 선점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반판매 기간 구매할 수 있는 티켓 자체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차 거래 비용 역시 증가한다. 이러한 점들을 미리 숙지하고 멤버십 비용과 티켓 비용을 함께 고려해 티켓을 직접 구하는 것이 이득인지, 2차 거래를 통해 티켓을 구하는 것이 이득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



이번 장에서는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과 멤버십 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티켓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처음 안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영국 축구 여행을 준비하며 구단마다 다른 티켓 구매 방법에 혈압이 오르고, 멤버십을 구매했는데도 티켓을 구매하지 못한 아픈 기억도 있다.


다음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빅6구단들과 울버햄튼, 브렌트포드, 노팅엄, 웨스트햄 홈경기 티켓을 어떻게 구하는지 멤버십 제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가자면 이들 모두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멤버십 가입 없이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구단은 웨스트햄, 노팅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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