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으로 떠나는 것이 정해진 뒤 도서관에 가서 윈난 성 관련 책들도 찾아보고 웹서핑을 하면서 쿤밍의 문화와 환경 등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 흥미를 끄는 내용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쌀국수였다.
윈난 성에는 쌀이 풍부하게 나오는지 쌀국수가 유명하고 다양한 형태의 쌀국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 가족은 쌀국수라면 베트남식 쌀국수를 떠올리고 비슷한 거겠거니 했는데 쿤밍에 도착해서 골목마다 하나씩 있는 쌀국수를 맛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식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였고 무엇보다도 쌀국숫집이 무척 많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쌀국숫집의 국수의 종류와 맛이 다 달라서 어느 국수도 맛과 향이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쌀국수 면발의 굵기와 식감도 다르고 고명과 양념, 국물 맛도 같은 집이 하나도 없었다.
생선을 넣는 집, 토마토를 국물에 넣어 스파게티 비슷한 맛을 내던 집, 양고기 국수, 소고기 국수, 닭고기 국수 등등 한도 끝도 없이 다른 종류가 이어지고 고명으로 얹는 채소를 어떻게 얼마큼 넣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졌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쌀국수의 가격이었다. 보통 10위안 선이었는데 한국돈으로는 2천 원이 안 되는 액수였다.
푸짐하고 영양가 높은 국수를 저렴한 가격에 매일 다른 종류를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우리는 자주 쌀국수를 사 먹으러 다녔다. 점심에 가장 자주 먹었던 메뉴가 아닐까 싶다.
이 쌀국수에 어떤 야채와 고명을 넣느냐에 따라 면의 종류가 결정되는데 그중에 매운 양념인 마라 양념을 넣으면 마라탕면이 된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매운 마라탕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사진을 보니 다시 쿤밍의 쌀국수가 먹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