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케이션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모른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고 있는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산소의 고마움, 좋은 날씨, 맑은 공기, 편리한 인프라... 이것들 중 하나라도 없는 일상을 생각해 보라.
성미가 급한 한국인들은 단박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대책을 강구하거나 관공서에 민원을 넣을 것이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만이 느끼는 불편함이 있다.
단기로 중국에 다녀온 사람은 느껴보지 못한 불편함이고 2000년대 초반이나 그 이전에 다녀왔더라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아니었을 것인데, 바로 인터넷 사용 환경이다.
데이터 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도 LTE 되고 아마 지금은 5G도 대도시에서는 개통되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외국의 인터넷 포털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그렇다.
구글, 야후, 네이버, 다음,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접속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카톡, 밴드 등도 사용이 안된다.
외국 언론, 특히 서방 언론 사이트의 접속도 불가능하다.
이 단순한 불편함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소통을 억압한다.
굳이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자신의 접속 지역을 해외인 것처럼 위장하는 VPN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무료 서비스도 있지만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므로 정상적인 속도를 원한다면 유료 VPN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유료 사이트라도 속도가 3G 정도로 떨어지므로 동영상을 스트리밍 하거나 업로드한다면 문제가 많다.
중국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민들의 정보를 간단하게 차단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사용할 수 없지만 유튜브와 비슷한 성격의 텐센트사 포털을 비롯해 몇 개의 스트리밍과 메신저, 정보검색 포털이 있다.
이들 중국 사이트들의 특징은 중국이 알려도 되는 정보만 담아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거나 민감한 주제, 예를 들어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 문제, 대만 관계 문제, 종교 관련 문제, 중국의 아킬레스 건인 인권 문제, 시진핑 정권에 대한 견제나 비판 등에 관한 것들은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이 공산국가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부분이고 치가 떨릴 정도로 불편하고 부당하다.
희한한 것은 이런 문제를 불편해하는 것은 외국인들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인 당사자들은 이러한 언론과 인터넷 제한을 당연시하고 불편해하지 않는다.
공산당이 내린 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지시를 철저하게 따른다.
왜냐하면 당이 그들을 보호하고 책임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가족이 중국 윈난 성에 가서 1년간 체류하기 전 나와 아내는 우리가 살 아파트를 구하고 아이들 학교를 알아보느라 일주일간 미리 답사를 다녀왔었다. 그때는 도착해서 일주일간 사용할 유심칩을 한국에서 구입해서 가져갔었다. 그 유심칩으로는 어렵지 않게 구글과 한국 사이트들을 이용할 수 있어서 별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주를 한 이후 휴대폰 개통을 하고 중국 통신사를 이용하기 시작하자 이런 외국 사이트는 아예 접속이 되질 않았다. 구글 맵이 안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라. 외국이니 당연히 다음맵이나 네이버맵은 사용이 안된다.
말이 어려우니 통역앱을 사용해야 하는데 구글 번역기가 안된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택도 없었다.
느리게나마 돌아가던 네이버 검색과 카페, 블로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끊겼고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카카오톡도 끊겼다.
소통이 막혀버린 일상은 답답하고 우울했다.
중국에 있는 동안 우리 가족은 인접국인 베트남과 태국 등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여행 가면 새로운 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우리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하는 일은 네이버와 다음에 접속하는 일이었다.
베트남과 태국, 네팔에서도 가능한 일이 G2 국가 중국에서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