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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가족 여행

- 옥룡설산, 호도협 트레킹, 샹그릴라 관광 2

by 이프로

리장 고성은 윈난 성 관광 패키지에서 따리 고성과 함께 빠지지 않는 코스인데 막상 가보니 좀 실망스러웠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민속촌이나 낙안읍성 같은 옛날 마을을 거닐어 보는 테마인데 정작 고성안에는 각종 잡다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과 고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업소들이 지천이었다.

이상야릇한 불량식품 빛깔의 조명을 과하게 쏘아대는 가라오케와 고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양 가요를 보통 사람 정도의 실력으로 불러대는 무명 가수들의 노래가 저질의 스피커로 골목을 메웠다.

전주 한옥 마을에 가서 받는 느낌과 비슷하다.

가이드는 이곳저곳을 보여주고 싶어 했지만 우리는 심드렁해서 대강대강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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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004-PANO.jpg?type=w1 리장 고성 관광


저녁으로 맛집이라는 버섯전골 집으로 가서 식사를 했는데 윈난 성 특산품인 각종 버섯을 닭고기와 함께 넣고 끓인 전골이었다. 큰 아이가 버섯을 먹지 못해서 닭만 골라줬는데도 워낙 버섯 향이 강해서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잤다.


다음날 코스가 아주 좋았다.

호랑이가 건너뛰었다는 호도협 계곡을 보고 굽이굽이 오르막을 걷는 트레킹 코스였다.

호도협의 물살은 정말 대단했고 그 웅장한 물결과 어마어마한 물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 후로 산길로 차를 타고 올라가 객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곧바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꽤 잘 알려진 코스로 많은 여행객들이 다녀가는 곳인데 '28 밴드'라고 불리길래 왜 그런가 알아보니 산을 오르는 오름막길이 28번 구부러진다고 그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가이드는 차를 타고 오늘 우리의 숙소인 '차마객잔'으로 가서 대기를 하고 중국인 길잡이가 우리를 안내하면서 산길을 앞서 올랐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는 게 힘든 사람은 말을 타고 오를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마부가 말을 잡고 길을 오르는 식이었다. 한국 청년 한 명이 그렇게 말을 타고 올라가는데 말과 마부가 너무 힘들어 보였고 말에 타고 있는 청년도 편해 보이기보다는 좀 위험해 보였다. 가파르고 좁은 경사진 산길을 늙은 말이 힘겹게 올라가는데 길도 미끄럽고 언제든지 말이 벼랑 아래로 구를 것처럼 보였다.

IMG_3080.jpg?type=w1 호도협

우리는 평소 트레킹과 산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어서 그런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다. 호도협 계곡을 사이에 두고 보이는 맞은편 산의 풍광이 무척 아름다웠고 아내와 아이들도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올랐다.

우리가 객잔에 도착하자 쉬고 있던 가이드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우리를 맞았다. 이렇게 일찍 도착한 팀은 처음이라고 한다.


시원하게 맥주 한잔하고 쉬자니 한국인들이 주변에 몇 있었다.

차마객잔은 호도협 트레킹에서 한국인들이 자주 머무는 숙소이고 옥상에서 보는 풍경이 일품이었다.

잠깐 합석해서 얘기를 나눈 이들에 의하면 이 근방 트레킹을 즐기는 한국인들이 좀 있는 것 같았다.

관광객들보다는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고, 쿤밍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처럼 다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비자'로 머물고 있는지는 암묵적으로 묻지 않기로 정한 것 같았다.

다음 날 코스도 아주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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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차편으로 고도 3,000미터가 넘는 마을 샹그릴라로 이동해서 우리는 각자 말을 타고 마을 투어를 했는데 아이들과 아내가 무척 재미있어했다.

비가 많이 와서 호수가 되어버린 샹그릴라의 초원을 나룻배를 타고 구경했는데 배가 너무 낡고 위험해서 우리 가족과 또 함께 탄 중국인 가정은 스릴이 넘치는 뱃놀이를 했다.

오랜만에 삼겹살에 상추쌈도 먹고 그다음 날에는 야크고기 햄버거가 나왔는데 무척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날 일정은 송찬림사 절 구경을 하고 리장 역으로 돌아와 기차 편으로 쿤밍으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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