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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Jan 23. 2020

인생이라는 롤러코스터를 타다.

'마음, 심리' 를 읽다.

  '신은 당신에게 선물을 보내고 싶을 때에는 그것을 문제로 포장한다. 신이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선물이 크면 클수록 그가 포장하는 문제도 더 커진다.'
   - 노먼 빈센트 필


  인생을 살다 보면 이런 날 저런 날 참 많은 일이 생겨난다. 항상 행복한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항상 죽을 것 같은 일들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인생 새옹지마라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순서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찾아오는 것. 그런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인가 누군가는 인생을 가리켜 바둑알과 같다고 했다. 상자 속에 흰 바둑알과 검은 바둑알을 넣어두고 한 개씩 뽑는다면 누구는 흰색을 뽑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검은색을 뽑을 것이다.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자기가 바라는 색일 수도 있고 또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상자 속에는 흰 바둑알과 검은 바둑알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런 인생 속에서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는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나이가 몇이든, 어디에 살든, 누구와 함께 있든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는 것은 결코 내가 처한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감정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누구든 평생에 한 번 겪지 못할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때도 오히려 본인은 담담하게 하루하루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무렇지 않은 일에 대해서 세상 모든 우환은 자기 혼자 떠안은 것처럼 실제로 자살해 버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다만, 누구나 다 그 상황 속에서 본인이 아니면 결코 그 감정을 100% 알 수 없는 것.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가장 밑바닥이라고 생각될 때’,‘이보다 더는 내려갈 수 없다고 생각될 때’,‘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란 언제일까?


   - 가진 것 모두, 전 재산을 잃어버렸을 때.

   - 평생을 함께할 것 같던 사람과 헤어졌을 때.

   - 사랑하는 가족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냈을 때.

   - 목숨을 걸 만큼 도전했던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 평생을 믿어왔던 사람(가족, 친구 등)으로부터 배신당했을 때.

   - 실제로 난치병, 불치병 때문에 죽음의 고통을 느낄 때.     


   대부분 이런 경우가 아닐까? 이외에도 개인별로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겠지만 말이다. 막상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 순간을 극복했는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내 삶 속에서 잊어버렸으면, 그리고 다시는 생각나지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럴 때 반드시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앞서 언급한 상황에 해당했던 때도 있었고, 또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늘 책과 함께 견뎌냈기 때문이다. 책이란 도구는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그 어떤 경우라도 마음의 치유를 해 줄 수 있는 효능이 있다. 특히나 책에는 가장 힘든 순간을 겪은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들이 담겨있는데 그것을 읽는 순간, 그리고 읽고 난 후 작가에 대한 일종의 '심적 동질감'과 함께 나 역시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위로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가족을 남겨두고 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았는가? 그 애절하고도 가슴 깊이 전해주는 아픔, 두려움, 사랑의 마음은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다.

   "하늘은 매일같이 이 아름다운 것들을 내게 주었지만 정작 나는 그 축복을 못 받고 있었다선물을 받으려면 두 손을 펼쳐야 하는데 내 손은 늘 뭔가를 꽉 쥐고 있었으니."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에서 위지안 작가가 한 말이다. 그녀는 서른 살에 세계 100대 대학교수가 되는 등 가장 행복할 것만 같은 순간에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남겨진 生을 향한 마지막 도전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책 속에서 그녀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먼 훗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나를 떠올릴 때면 최선을 다해 남겨진 시간을 즐겁고 활기차게 살았다고 고개를 끄덕여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강의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랜디 포시는 대학교 교수로서 췌장암으로 세상과 이별하였다. 저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강의실에서 온 힘을 다하였고, 아직 어린 자녀들에게 아버지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각인시켰다.

   "나는 세 아이 모두를 완전하게그리고 서로 다른 느낌을 사랑한다그리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안 언제까지나 그들을 사랑할 것임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정말 그럴 것이다."

   그가 책을 통해서 가족들에게 남긴 말이다.     


  가족의 죽음이라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책을 택한 사람도 있다. 그녀의 이름은 니나 상코비치. 그녀는 사랑하는 언니가 암으로 인해 저세상으로 떠난 뒤, 그 슬픔을 극복하고자 책을 택했다. 그녀는 언니가 생전에 그토록 좋아했던 '책'을 대신 읽음으로써 언니의 죽음을 극복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그 책으로 인해서 자신의 슬픔 또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1년 동안 매일 한 권씩 읽는 거야그리고 그 후기를 반드시 쓰는 거야그렇게 1, 1년 동안을 말이야."

   그렇게 읽고 또 읽은 책 365권. 그 책들을 읽은 흔적이 고스란히 또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니나 상코비치가 쓴 혼자 책 읽는 시간이란 책이다. 이 책 속에서 그녀는 어떻게 책을 통해서 언니의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슬픔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살아가는 것이다뒤를 돌아보면서 살아가고 우리가 잃은 사람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기대와 흥분감을 품고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다희망과 가능성의 감정을 친절함과 관대함과 자비로운 행동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나는 평생 동안 책을 읽어 왔다또 읽어야 할 필요가 가장 컸을 때 책은 내가 부탁한 모든 것과 그 이상을 주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나서 작가에 대한 심적 동질감, 존경심, 그리고 삶을 극복해 내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오래전 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나 역시 책을 읽음으로써 그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교 2학년이던 때에 어머니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고 이듬해에 돌아가셨다. 당시 나는 휴학계를 내고 입대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수술을 시작으로 해서 방사능 치료를 받고 계시는 약 3개월 동안 병상 옆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나는 그때도 병원 앞 서점을 들락거리며 책을 사서 읽었다. 책을 읽지 않으면 나 스스로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 탓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런 내가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을 어머니 당신이 가장 마음 놓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스무 살이라고 하면 다 컸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디 부모님 마음이 그럴까. 아직 어린 녀석이 하나밖에 없는 엄마가 암에 걸렸다고 하니 본인의 병세보다는 자식의 마음을 먼저 걱정했었다. 이듬해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이때 그토록 열심히 책을 읽었던 나에 대해 나는 마음속으로 잘했다고 위로해 본다. 또한, 매일 책을 읽고 독서 후기를 시작해 보고자 마음먹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그렇게 하기로 했고 또 실제로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나에게 책이란 이렇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같은 직장에 다니던 선배가 나에게 했던 말이 있다. 

  "나도 한때는 내 직업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 꼭대기에 서 있는 기분이었지. 그 위에서 부는 바람을 느끼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야.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에 1층으로 곧장 곤두박질치는 거 있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노력을 하더라도 결코 2층까지도 올라갈 수 없는 기분이었어……. 나는 가장 밑바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삶은 1층이 바닥이 아니야. 오히려 그 끝을 알 수 없는 지하층이 있는 거 있지. 한 번 포기하는 마음을 먹기 시작하면 아마 지옥까지도 떨어져 버릴 수 있을 거야."

  생각해 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위를 향해 가는 것인지, 아니면 밑으로 향해 가는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저 똑같은 높이로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 속에서 말이다.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보다는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 노먼 빈센트 필 박사가 남긴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생각과 이를 극복해 낼 것인지 아닌지 나 자신의 결정에 달린 법이다. 심리학 용어 중에 회복 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되 튀어 오르는 능력을 말한다. 사물도 탄성이 다르듯이 사람도 이처럼 심리적인 탄성이 제각각이라는 뜻이다. 고무공이나 용수철은 절대로 혼자서 튀지 않는다. 자극을 받은 만큼, 힘을 준 만큼 탄력성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아래까지 내려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다시 높이 튀어 오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즉, ‘누가 더 얼마나 심각한 역경을 겪었는가?’라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그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였는가?’라는 방법의 차이에 있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는 인생이라는 가장 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롤러코스터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야만 한다. 그만큼 내려가야만 그 힘을 바탕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법이다. 이 지구에 먼저 살다 간 사람들,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사는 사람들. 그들이 겪었던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그 순간을 이겨 낸 이야기는 또 얼마나 많을까. 그들이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갈 커다란 힘을 준다. 무엇이든 아픈 경험을 한다는 것. 그것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축복이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면 무조건 책을 꺼내 들어야 한다. 롤러코스터의 가장 밑바닥 순간까지 온 힘을 다해 내려가는 순간을 위해서 말이다. 가장 밑바닥에 내려온 순간까지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가장 높은 순간으로 올라갈 힘을 얻은 것이다. 이제 순식간에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는 바로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자, 이제 최고의 순간을 위해서 책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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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다시 읽고 싶은 책, 권하고 싶은 책 ('마음', '심리'를 읽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윌 보웬 저, 세종서적, 2013년 발행)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저, 양문, 2008년 발행)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김재식 저, 위즈덤하우스, 2013년 발행)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저, 청아출판사, 2005년 발행)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말》   (스즈키 히데코 저, 책비, 2013년 발행)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저, 북하우스, 2000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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