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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Mar 13. 2020

낮에 꾸는 꿈이 진짜 꿈이다.

당신만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꿈을 향해 대담하게 나아가고 상상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면평범한 시기에 뜻밖의 성공을 접하게 될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만일 당신이 내일 죽게 된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여겨지지만, 만약 그것이 실제라면? 한 달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바로 내일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 사람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저 멍하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정신이 든다고 한다면 내 주변 가족에게는 뭐라고 말할 것이며,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할 것이 분명하다. 죽음이라는 것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남의 일처럼만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막상 나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억울함과 함께 후회가 밀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한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오츠 슈이치'의 직업은 호스피스다. 말 그대로 이제 곧 세상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의 곁에서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임종을 지켜주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각각의 이야기마다 삶에 대한 간절함과 집착을 간접적으로나마 나의 일처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공통으로 한 말들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여기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그들은 '후회하지 말자'라고 말한다. 지금 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조금이라도 더 지금의 삶을 행복하게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들이 하는 말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더 했더라면

   -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막상 들여다보면 우리가 매일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다가 실제로 막상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진지한 태도로 죽음을 깨닫게 된다. 매일, 그리고 매 순간 우리는 어서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월요일 아침이면 '금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아침에 출근길 또는 등굣길이라고 한다면 '어서 빨리 오늘 하루가 지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무심코 지나친 시간이 쌓인 게 곧 내 인생이고 현재의 나의 모습이다. 사람들에게 '꿈', 또는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돈', '건강', '내 집 마련', '해외여행' 등 무의식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오늘 노력하는 것은 거의 없다. 십 년 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에 커다란 차이가 없다는 것. 이것은 곧 십 년 후의 모습도 거의 똑같다는 것을 뜻한다. 그저 막연하게 '꿈'을 꾸기는 하나 구체적이지 못하고 단어 그대로 한낮 스쳐 지나가는 꿈처럼 생각한다.      


  여기서 '당신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반드시 꼭 해보고 싶은 일들. '버킷리스트',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 : 양동이를 차다'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다중세 시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이로부터 '킥 더 버킷'이라는 말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출처 두산백과)


  이 버킷리스트라는 단어 또한 평소에는 나의 일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저 사전적 의미로 알고 있다거나 몇몇 책이나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단순한 이야기 소재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죽음'을 예로 들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삶에서 진지한 태도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또한 마흔 살이 되기까지 단 한 번도 내 삶에서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남 일이겠거니', 아니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일'로만 치부해 왔었다. 굳이 마흔이라는 나이가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마흔이 되는 해의 첫날에 '내 삶이 끝나는 순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일부러 영화 <버킷리스트> DVD를 구매해서 보았다. 최고의 할리우드 영화배우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이 열연한 이 영화에 보면 진정한 의미의 '버킷리스트'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재벌 사업가인 에드워드(잭 니컬슨)와 자동차 정비사 카터(모건 프리먼)가 우연히도 같은 병실을 쓰게 된다.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았던 이 두 사람은 우연히도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의기투합하여 자신들만을 위한 '버킷리스트' 실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는 어떤 것이었을까?     


   -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 문신하기

   - 카레이싱과 스카이다이빙

   -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 히말라야 등반하기     


   이들 리스트에는 누구라도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리스트가 있는 반면에 세계적인 갑부들 수준에서나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 리스트의 난이도가 아니다. 이들이 결국은 그 리스트를 하나하나 지워나갔다는 것. 즉 실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이라고 하는 것은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얻는 것. 깨닫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진짜 나'라는 존재는 누구인지를, 나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나에게 진정으로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를, 더 나은 '나'를 위해서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반드시 실천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소설가 '앙드레 말로'는 꿈에 관하여 "오랫동안 꿈을 간직한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라는 말을 남겼다. 꿈을 가진 자만이 그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다. 꿈은 꿈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낼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 꿈을 이룬 사람을 바라보고, 나 또한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루하루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결국에 나 자신이 진짜 바라는 꿈을 이룬다. 내가 꿈을 이룬 그 이후에는 또 누군가 그런 나를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꿈을 키우게 될 것이다. 



  어릴 적 읽은 책에 감명받아서 그것을 자신의 꿈으로 정하고, 평생에 걸쳐 현실로 만들어 낸 한 사람도 있다. 그의 이름은, '존 고다드(John Goddard)'이며, 탐험가이자 인류학자,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다. 존은 열다섯 살 때 우연히 나일강에 관한 책을 읽게 되면서 반드시 나일강을 탐험하리라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꿈을 단순히 하나의 꿈이 아니고 평생 해보고 싶은 일 127개를 리스트로 작성했다. 그의 책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에서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탐험하고 싶은 장소 

    이집트의 나일강남미의 아마존강아프리카 중부의 콩고강

  답사해 보고 싶은 원시 문화

    오스트레일리아아프리카 케냐필리핀

  등반하고 싶은 산 

    에베레스트산아르헨티나의 아콩카과산매킨리산

  해 보고 싶은 일 

    아마추어 햄 무선국의 회원 되기나만의 천체망원경 세우기나일강 탐험에 관한 책 쓰기프랑스어/스페인어/아랍어 배우기선원 자격으로 화물선에 타보기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전권 읽기성경을 앞장에서 뒷장까지 다 읽기     


   존은 127개의 꿈의 목록 중 111개를 이룬 이후 새로운 꿈 500개를 추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꿈은 '이미 이루었다.'라는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현재 진행형이다. 매일 꿈을 만들어 내고, 또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 존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의 꿈을 이루면 그 과정에서 곧 다른 꿈이 연상되었다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꿈을 이뤄 본 사람은 그 성취감이 얼마나 보람차고 기쁜 일인지 알기 때문에 또다시 도전하고 싶은 것이다."     


  단순하게 "꿈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당장 몇 초 안에 답하기에는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만큼 '꿈'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사람이 곧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버킷리스트'가 무엇인지 아세요?"라고 물어보고 나서,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잠시나마 깊이 있게 고민해보고 대답하려고 애쓴다. 나는 이 '버킷리스트'를 반드시 책과 함께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 속에서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찾는 것. 무엇보다도 각자의 삶에 있어서 가장 먼저 해야만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책 읽기가 곧 내 삶의 전환점, 꿈을 꿀 수 있게 만드는 계기, 그리고 실천해 나가는 도우미가 된다. 삶의 전환점이 된다는 것, 그것은 이전의 삶과는 다른 방향성을 띠어야 하는 점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리고 이전의 삶과 앞으로의 삶이 바뀌게 되는 그 순간, 바로 그 전환점이 '버킷리스트'인 것이다.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쭉 열거하는 단순한 리스트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하나하나 이루어 가면서 삶의 성취감, 나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그 리스트의 난이도라든가 개수보다는 실천에 있다. 그렇다. 버킷리스트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 그것이 버킷리스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새해가 되었을 때 비는 소망,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바라는 소원, 램프의 요정 지니나 <용 볼>의 용신이 묻는 소망과는 다른 것이다. 버킷리스트는 반드시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실천의 의지를 담아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내가 쓴버킷리스트(공저)에서 다음 다섯 가지 꿈을 열거했다.

  더욱 간절하게더욱 치열하게 오늘을 살자.

  늘 가족과 함께하자늘 함께 여행을 떠나자.

  내 이름을 딴 도서관을 세우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힐링캠프를 만들자.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비전 메신저가 되자.


  이 목록은 내게 남아있는 인생의 시간 속에서 가장 큰 주제 다섯 가지이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별로 그 아래에 수많은 세부 리스트가 끝없이 이어져 있다. 나는 이 리스트를 내 방 한가운데 커다란 액자에 넣어 놓았다. 방문을 여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고, 불을 끄고 방문을 닫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이 리스트들은 단지 나 혼자만의 꿈이자 버킷리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또 매일 노력하고 있는 나의 모습도 보여주고자 애쓴다. 그렇게 나의 꿈이 모든 사람이 아는 꿈이 되었을 때, 현실로 실현되는 시기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올 것이다. 나는 이 다섯 가지를 위해서 오늘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끝없는 노력을 하는 중이다.     


  '버킷리스트'로 무엇을 적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고 생각되면 일단 많은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해 보자. 우선 가장 쉬운 방법으로 꿈과 관련된 수많은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그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했는지, 실제로 무엇을 하였는지를 보자. 그 책 속에서 닮고 싶은 사람을 보고, 하고 싶은 것을 느끼고,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보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언젠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적어보라. 진정으로 마음이 바라는 일. 마음속 진짜 당신이 꿈꾸는 당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적어야 한다. 그것은 당신만이 할 수 있고, 결국 마지막 숨을 내쉬는 그 순간에 가장 마지막으로 보게 될 당신의 꿈이기도 한다.     


  명심하라. 환한 대낮에 눈앞에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꿈이 당신의 진짜 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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