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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천재 정태유 Feb 04. 2020

준비된 행운, 세렌디피티를 만나라!

운명은 나의 것이다.

  "운명에 겁내는 자는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부닥치는 사람은 운명이 길을 비킨다. "
    - 비스마르크 (근세 독일의 정치가)


  “당신은 운명을 믿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도 아닌데 난데없이 웬 운명 타령인가 하고 어리둥절하게 생각할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나 사춘기의 소년, 소녀의 경우 길을 가다가 우연히 평생의 내 반쪽이 될 상대를 운명처럼 만나는 상상을 할 것이며, 나이를 떠나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남녀관계나, 금전과 같은 것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운명’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생에 있어서 이 ‘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여기서 ‘운명’을 단순히 ‘우연’이라는 것보다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싶다. 영어 단어이니만큼 왠지 좀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데 그렇다면 이 ‘세렌디피티’란 무엇일까?


   영국의 문필가 호레이스 월폴은 세렌디피티를 가리켜, ‘뜻밖의 발견’, ‘의도하지 않은 발견’, ‘운 좋게 발견한 것’을 뜻한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3M의 포스트잇, 플레밍의 페니실린, 마크 저커버그가 만들어 낸 페이스북 등 돌이켜 보면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이 바로 이 세렌디피티, 즉 뜻밖의 발견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시에 언급했던 마크 저커버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사람들이 행하는 세렌디피티라는 개념을 갖고 있어요뜻밖의 행운인 거죠가령 레스토랑에 가서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우연히 마주치는 것과 같은 거죠굉장한 경험이죠그 상황이 그렇게 마법사처럼 보이는 이유는 대체로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에요하지만 저는 사실 그런 상황들이 실제로는 흔하다고 생각해요아마도 우리가 그중의 90%를 놓치고 있는 거겠죠.”
 

   삶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우연한 순간을 통해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다. 영국의 애플로 알려진 세계적인 가전업체 '다이슨'도 그렇다. '다이슨' 브랜드의 창시자 '제임스 다이슨'은 처음부터 진공청소기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아내를 돕고자 청소기를 돌리던 중 새 먼지봉투를 사용했을 때만 흡입력이 강하고 그렇지 않았으면 흡입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는 순전히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으며 오늘날 '다이슨'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굴지의 기업으로 만들어냈다. 만약 그가 평범했던 다른 사람처럼 먼지봉투 진공청소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우리는 로켓 건 형태의 진공청소기는 물론, 날개 없는 선풍기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삶과 책 사이의 연관성을 특히나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 우리가 앞에서 언급했던 그런 ‘우연의 순간’들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매일 순간순간 우리를 방문한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기회’로 알아채고 행운으로 만들 것인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 = 행운’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은 바로 책을 얼마나 읽고, 그 책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내 삶에 녹아내는 것이냐에 달린 것이다. 본인이 집필하였든 다른 사람이 집필하였든 자서전을 보면 엄청난 ‘우연’들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주인공들은 그 ‘우연’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계기’를 찾아내서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낸 것이다. ‘유레카’, 만유인력의 법칙,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발명, 등 인류 역사에 그 예시는 차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어디 자기 계발 서적뿐일까. 시, 수필, 소설, 등 책에 속한 모든 장르에서는 이 ‘우연’이 등장하고 그 ‘우연’이 곧 행운이자, 성공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더 나아가 책의 소재이자 자신의 삶 속에서 행운을 발견한 사례는 얼마든지 더 많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돌아보면 언제나 내가 있었다(후지와라 신야 저)라는 책이 있다. 이 책 속에는

짧은 단편으로 <당신이 전철의 다른 방향을 보았을 때>라는 글이 실려 있다. 내용을 잠시 보면 이렇다.

   동물들에게 해당하는 생태통로라는 것이 있다짐승은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는 것이 결코 아니고 자신만의 정해진 몇몇 통로로만 이동한다동물은 보수적인 생물이다그런데 알고 보면 사람 또한 그렇다자신이 살고 있는 곳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곳자신이 늘 방문하는 곳 사이의 이동은 동물들의 생태통로와 전혀 다를 바 없다말 그대로 정형화된 삶습관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등장하는 30대의 직장여성 또한 그랬다그녀는 매일 자신이 근무하는 원예점으로 8년째 똑같은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다니던 길이 공사로 인해 지날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전혀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그 순간 한 오래된 저택 옆 공터에 있던 커다란 동백나무를 보게 되었다그녀는 지금까지 8년째 그 길을 다니면서도 그 동백나무를 처음 보게 된 것이다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겨우 몇 미터를 벗어나 다른 길을 걷는 것만으로 이런 정경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내가 그곳에 살았던 8년간매년 그 동백은 소리 소문 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는 사라져 갔겠지요왠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손해를 봤다는 느낌입니다판에 박힌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세계를 더 좁게 만드는지그때만큼 절실하게 느낀 적도 없습니다."  

결국그녀는 다니던 곳을 그만두고 그녀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꽃꽂이를 배우러 영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언급한 그녀. 나,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모두. 우리는 모두가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디에 시선을 두고, 어디로 걸음을 옮기느냐에 따라서 삶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 좋게 되리란 법은 없다. 더 나쁜 경우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다만, 그런 것을 겁내고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기보다는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자기 확신,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고 일단 다른 걸음을 내디뎌 볼 것을 말하고 싶다. 미국의 교육자 존 A. 셰드는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다하지만 배는 항구에 묶어 두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지금의 나이에 있어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결코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환경에 나를 맞출 것이 아니라, 내 꿈에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세렌디피티’를 진정한 의미에서 이해하는 삶의 방식이다.     


  나 역시 내 인생 또한 ‘세렌디피티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대학생 시절에 유통업체(백화점, 마트)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고, 아예 백화점 영업관리자로 첫 직장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유통업에만 약 20여 년째 근무해 오는 중이다. 나는 이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세렌디피티’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첫 직장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영업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것도, 삶의 한가운데서 내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도 나는 운명의 힘, 즉 ‘세렌디피티’라고 확신한다. 순전히 우연의 연속이었다고 하기보다는 그런 우연한 순간들은 내가 읽은 책 속 구절들과 함께 무의식중에 내 삶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그 힘으로부터 내 삶을 좀 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믿음을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완벽한 확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치열하게 하루를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운명’, ‘우연’, 그리고 ‘세렌디피티’ 언뜻 보면 이 세 단어는 매우 비슷한 의미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 의미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세 단어가 비슷하다고 절대로 말할 수 없다. 아니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매일 나 자신도 알아차릴 수 없이 다가오는 ‘세렌디피티’의 순간들. 단 하나의 기회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정과 함께 최고로 치열하게 오늘 하루를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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