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자유라는 허공을 부유했다.
바람을 믿었고,
흐름을
구원쯤으로 여겼다.
내가 흘렀던 것은
사실, 방향이 아닌
무게였다.
비어 있는 쪽으로만 기울어지는 존재는
언제나 가볍고,
가벼운 것들은 결국
어디에도 닿지 못한다는 걸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무重은 내게서 중심을 지웠다.
나는 스스로를 비우는 데 익숙했고,
비워진 자리에는
이름도, 울음도, 언어도
조금씩 뿌리 없이 흩어졌다.
가벼운 사람은
누구도 오래 붙잡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자유의 모양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끊임없이 사라지는 쪽으로만
선택된 방향이었다.
그리고 지금,
어디로부터 인가
단단한 힘이 나를 이끌고 있다.
무언가가 나를
아래로 당긴다.
이는 추락이 아닌
귀환이다.
나는 지금
무너지지 않고,
응축되고 있다.
이 세계에는
가라앉는 자만이 가진
언어가 있다.
그 언어는
소리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기록되지도 않는다.
다만,
속으로 너무 오래 말해왔던
한 문장의 무게로
사람을 견딘다.
나는 그 말들을
삼키지 않는다.
나는 그 말들을
버티고 있다.
한참을 참는 일,
그것이
나를 구성한다.
그 한참 안에는
오지 않은 대답들,
불리지 않은 이름들,
그리고 언젠가 단 한 번이라도
나 자신을
내 입으로 말하고 싶었던 순간이
조용한 불처럼
타고 있다.
지금,
나는 가장 무거운 존재가 된다.
무중력은 끝났고,
흩어지던 말들이
내게 되돌아온다.
나는 나를 부르고,
나를 가라앉히고,
나를 되찾는다.
그리고
그 모든 부름과 고요가
마침내 도착하는 한 점,
그곳이 바로
모든 중력의 종착역이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