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격정

by 진경


먼지가 하늘을 삼켰다.

말들은 허공에서 길을 잃고,

의심과 욕망의 실금이

서서히 눈동자를 덮는다.


거리 한복판,

정의가 숨을 거뒀다.

누군가 조용히 그 자리를 덮고

정체 모를 묘비를 세웠다.

사람들은 그것을 진실인 듯

오래된 습관처럼 바라본다.


길은 스스로 사라졌다.

먼지 속에 녹아,

방향도 끝도 없이 부유한다.

우리는 그 위를 걷는다—

돌을 씹듯, 말 대신 이를 다문 채.


하늘은 먼지의 내부가 되었고

별들은 타지도 않고

조용히 식어간다.

구름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멈춰 선 채, 무언가를 삼킨다.


나는 이 침묵 속에서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가늘게 날을 세운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