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감성 가득한, 이국적인 음악, 푸디토리움
#1.
"제가 연락 드릴게요. 식사 한 번 꼭 같이 해요."
"네, 그러시죠."
몇년 만에 우연히 만난 그와의 인사,
인사를 건네는 그도,
인사를 건네받는 나도,
절대 지켜질 수 없는 인사임을 알고 있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서로의 연락처는 더이상 없으니...
이제는 연락처를 주고 받는 수고조차 번거로운 사이...
어쩌면,
연륜이라는 것을 통해,
수천명의 연락처 속에 넣어놓더라도,
절대 꺼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굳이 이 수고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겠지.
몇년의 시간임에도,
서로를 기억해 주는 것 정도로면 충분한 사이...
만나지면 만나는,
그렇다고 따로 만나고 싶지는 않은 사이...
#2.
오랜만에 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를 쭉 훑어본다.
얼굴이 가물가물한 이름들이 꽤나 있다. 아예 누구인지 모르겠는 이름들 역도 꽤나 많다.
지금은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017, 016, 018 등의 연락처도 꽤나 많이 보인다.
분명 이 연락처들 중 많은 번호는 이미 다른 주인을 만났을수도 있을테고, 없어진 번호도 꽤나 있을텐데, 내 전화 속에는 고이고이 남겨져있다.
정리 한 번 하지 않고, 붙이고, 붙이고 또 붙이다 보니,
내 연락처는 그야말로
전화를 쓰고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집합처처럼 되어버렸다.
누구인지도 몰라 버릴수도 없는 연락처,
혹은, 삭제하는 것도 귀찮아 그냥 남겨두는 연락처...
아마도, 이 모든 연락처는
앞으로도 계속 버려지지 않고,
나를 지독히도 따라다닐 듯 하다.
발매일: 2009.05.04
작곡: 푸디토리움(김정범)
작사: 푸디토리움(김정범)
제목도 마음에 들고, 가사도 마음에 든다.
또한, 제목과 가사와는 달리, 템포가 있는 반전 있는 편곡도 좋다.
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
처음 앨범을 들었던 순간, 우리나라 음반이 맞나 싶어 깜짝 놀랐던 푸딩,
그리고 푸디토리움,
이 둘 간의 교집합에 , 김정범 음악감독이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가요들과는 다른 느낌의 곡들,
한편의 영상을 보는 듯한 곡들....
이미 푸딩과 푸디토리움의 첫 정규 앨범이 나온지 1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앨범에 실린 모든 곡들이 시대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게 들린다.
은은한 조명, 와인, 그리고 푸디토리움이나 푸딩의 음악,
이 3가지는 너무도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마치, 하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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