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20. 2024

달라진 눈빛!-5

유혹에 빠진 동화 276 눈빛이 달라!

5. 눈빛이 달라!




선아가 기획한 <제1회 어머니 잔소리 대회>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어요.

참가자들이 많아지며 장소 선택과 안전한 대회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했어요.


"엄마!

잔소리 대회에 나갈 거예요."


선아는 대회 준비하며 엄마도 참가할지 물었어요.


"얘는!

내가 안 나가면 누가 나가니.

잔소리 대장인 엄마가 나가야지.

호호호!

일등 하면 상금이 얼마라고 했지."


"백만 원!

참가자가 많아요.

경쟁이 심할 것 같아요. "


"궁금한 게 있어!

심사는 누가 하니.

혹시

선생님들이 하는 건 아니지.

딱딱하고 재미없는 선생이 심사하면 나갈 필요도 없어.

재미없을 테니."


"엄마!

그런 걱정은 마세요.

잔소리의 가치와 품격을 달아주는 마법저울이 심사할 테니까요."


"뭐!

마법저울.

그런 것은 또 어디서 났어.

거짓말이지!"


"아니요!

진짜로 마법저울이 공정하게 심사할 거예요."


선아는 자신만만했어요.

심사만큼은 공정하게 할 것으로 믿었어요.


엄마는 잔소리 대회에 나갈 생각에 즐거웠어요.


"호호호!

어떤 잔소리가 좋을까.


시어머니 흉보는 잔소리

남편 고자질하는 아내

딸 괴롭히는 잔소리

아들 버릇 고치는 잔소리

과거에 집착하는 친구 잔소리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 힘들군.

뭐가 좋을까!"


엄마는 요리하는 것도 잊었어요.

눈빛이 달랐어요.

열정이 가득한 눈빛이었어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눈빛이었어요.

시식하는 !

선아도 깜빡 잊었어요.





그림 김유빈





<제1회 어머니 잔소리 대회>!

준비하는 친구들은 무대 설치도 하고 상장도 디자인했어요.

참가자들에게 줄 상품 선물도 포장했어요.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엄마 잔소리> 대회에 나갈 후보들을 교육시키고 준비하는 학원이 생겼어요.

엄마들은 학원에 등록하고 열심히 연습했어요.

잔소리 대회 덕분에 학원만 돈 버는 것 같았어요.





그림 김유빈





수다쟁이 선생이 강의하는 학원에 수강생이 몰렸어요.


"여러분!

잔소리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선

관객을 즐겁게 해 줄 이야기라야 합니다.

잔소리가 상대방을 흉보거나 공격하는 것도 좋지만  그 뒤에 어떤 결과를 얻게 하는가도 중요합니다.

말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리듬

멜로디

하모니


세 가지를 적당히 섞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컨택(눈과 눈을 보고)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학원 선생님 강의는 계속되었어요.

학원 수강생이 많아 오전반 오후반 저녁반까지 강의 시간이 개설되었어요.


"딸!

시식 시간이야."


엄마가 요리 한 뒤 딸을 불렀어요.

선아도 오랜만에 시식 시간을 가졌어요.


"오물오물!

이게 무스는(무슨) 요리야.

맛도 없어."


"그거!

비싸게 산 거야.

국산이라고 돈도 더 주었단 말이야.

맛이 없긴!

천천히 씹어 봐.

오감을 동원해서 먹어.

아니!

공감각까지 동원해 먹어 봐.

맛있을 테니."


엄마는 요리에 자신 있었어요.

선아는 오감을 동원해 먹어도 엄마 요리는 맛이 없었어요.


"어므마(엄마)!

잔소리 대회 준비는 잘하고 있는 거죠."


"그럼!

들어 볼래."


"아뇨!

할 일이 많아요."


선아는 입안 가득한 음식을 씹으며 방으로 들어갔어요.


"얘는!

한 번 들어보고 평가하지."


엄마는 숟가락을 마이크 삼아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과거에 집착하지 마세요.

그러면 죽어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랍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여기 많죠.

여러분!

과거는 다 화려하죠.

꽃피는 봄날 같았죠.

그런데

지금은 꽃 지고 잎도 다 떨어진 꽃대만 남았잖아요.

히히히!

저는 아직도 청춘이고 꽃망울이 곧 활착 필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을 딸도 남편도 부러워해요.

여러분!

과거는 과거니까 뒤돌아 보지 마세요."


엄마 잔소리는 부엌에서 계속되었어요.

아빠가 퇴근하고 들어오는 것도 몰랐어요.

딸이 학원 가는 것도 몰랐어요.


이웃집에서 시끄럽다고 달려올 것 같았어요.
















그림 김유빈

아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낮에 엄마가 연습하던 잔소리가 귀에 들렸어요.

그것도 모르고

엄마는 딸을 꼭 껴안고 잠이 들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달라진 눈빛!-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