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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머무는 동화 1
03화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1
달콤시리즈 192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3. 2022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1
2021년 1월 16일
막 시작되는 깊은 밤이었다.
서울과 파리의 시간이
약 8시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서울 밤 1시는 파리의 오후 5시쯤이었다.
“아빠 안녕!
파리는 오후 6시부터 통금 시작이야!”
하고 파리 유학 중인 딸이 문자를 보냈다.
<코로나 19> 대 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유럽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물은 사다 놓은 거야?”
아빠는 먹을 것은 얼마나 집에 있는지 또 운동은 하는지 걱정되어 긴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집 앞에 편의점이 있어서 사 왔어.”
딸은 하루에 한 번씩 외출해서 물과 먹을 식량을 사 온다고 했다.
“크게 심호흡하고
벽에 잔소리도 하면서 지내.
힘들면
한국으로 들어오고!”
아빠는 딸이 선택한 유학을 지지하지만
<코로나 19> 대 유행이 길어지자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빠!
할 일이 많아서 다행이야.”
대학원 석사 논문 수정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는 딸은 아직 정신적으로 안정된 모습이었다.
“그래도 힘들면 돌아와!”
아빠는 그렇게 말하고 나니 가슴이 좀 후련해졌다.
“안마 끝!”
어둠 속에서 안마를 마치고 남편이 말하자
“오른쪽 어깨는 안 한 것 같은데!”
아내는 어깨 통증이 아직 남은 것을 느끼며 남편에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다 했는데!”
남편은 밤마다
잠들기 전에 아내에게 안마해주지만 가끔 아내의 잔소리를 들었다.
“안 했어요!”
아내는 남편이 아픈 오른쪽 어깨를 더 주물러 주었으면 했다.
“다 했다니까!
이제 책 읽어줄 시간이야.”
하고 말한 남편은 어둠 속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책은 나중에 읽고
좀 더
어깨 주물러 주세요!”
화가인 아내는
나이 들수록 오른쪽 팔을 많이 써서 그런지 통증이 심했다.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남편에게 책 읽기 전에 아픈 어깨를 좀 더 주물러 달라고 했다.
“이 사람이!”
남편은 할 수 없이 어둠 속에서 아내의 오른팔을 찾았다.
그리고 한 참을 주물러 주었다.
“이제 됐어요!”
아내는 어깨 통증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오늘 쓴 동화예요?”
어둠 속에서 아내가 물었다.
“그래!
두 편인 데 어떤 이야기를 먼저 읽어줄까!”
남편은 백수이며 실업자이고 동화작가였다.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먼저 읽어줄게.”
“좋아요!”
어둠 속에서
아내와 남편 이야기가 오가더니 핸드폰 빛이 남편 얼굴을 비췄다.
남편은 인터넷에 접속하고
글을 올린 카페에
접속해 동화를 찾았다.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아내는 요즘 밤에 드라마 보는 재미로 사는 것 같았다.
낮에는 그림 그리고
학교에 강의 나가고 바쁘지만 저녁식사 후에는 드라마에 푹 빠져있었다.
인기리에 종영된 <펜트하우스>, <스타트 업>,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 루나>, <미스터 선샤인> 등
많은 드라마를 봤다.
남편과 같이 보는 드라마도 있었지만 혼자 보는 드라마가 많았다.
“작가가
대중을 무시하는 것 같아!”
아내는 최근 종영된 <펜트하우스>를 보고
예상을 빗나간 이야기 전개에 남편과 가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불속에서 혈전을 벌였다.
“착한 주인공은 이제 재미없어!”
그동안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가끔 비판하면서
반전의 서평까지 내놓기 시작했다.
“당신 말처럼
대중의 예상을 뒤엎는 게 성공하는 것 같아!”
남편은 아내의 예상처럼 이야기 전개를 보면서 아내의 예상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게 신기했다.
“당신이 글을 써야겠어!”
화가인 아내에게 동화작가인 남편이 말했다.
“나도
언젠가는 소설을 쓸 거예요.”
아내도 언젠가는 글을
쓸거라는 말을 가끔 했다.
아직 글을 쓰지 않고 있는 이유는
지금은 그림 그리고 강의하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백수(실업자)가 된
남편의 일상을 아내는 잠시 들여다봤다.
집에서 글만 쓰는 남편은
오늘도 혼자서 큰 책상을 차지하고 태평스럽게 유유자적하고 있었다.
“백수(실업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남편은 종종
누구나 경제활동을 안 하면 실업자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현금이 들어오는 일만 아니었지
남편의 하루는 누구보다 바빴다.
“오늘은
또
어떤 요리를 해볼까!”
남편은 학교에서 강의하고 돌아올 아내를 위해 저녁에 먹을 찌개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치찌개 만들자!
참치를 넣을까!
아니면 꽁치를 넣을까!”
한 참 고민하던 남편은
그동안 먹지 않은 멸치 김치찌개 전골을 만들기로 했다.
“멸치를 통째로 넣고 끓이자!”
냉장고에서 김치 두 포기를 꺼내고 또 찌개용 멸치 봉지를 꺼냈다.
“큰 냄비에 해야겠지!”
남편은 큰 냄비를 꺼내
김치를 넣고 또 큰 멸치를 똥과 뼈도 빼내지 않고 넣었다.
“좀 쓰겠지!”
멸치 똥을 꺼내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다.
“와우!
맛있다.”
남편은 찌개를 끓이며 중간중간 맛을 봤다.
“멸치 액젓을 좀 더 넣어야겠다!”
남편은 냉장고에서 멸치 액젓을 꺼내
김치찌개 냄비 뚜껑을 열고 두 숟가락 정도 넣었다.
“어디 맛 좀 볼까!”
남편은 국자에 국물과 김치 한 가닥을 꺼냈다.
“후우! 후우!”
하고 불며 먹은 멸치 김치찌개 전골은 맛있었다.
"대 식구가 먹어도 남겠다!"
아내와 둘이 사는 데 큰 냄비에 가득 끓였으니
앞으로
다섯 번은 멸치 김치찌개 전골을 먹을 것 같았다.
“맛있는 냄새나는데!”
아내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안에서 나는 냄새를 귀신같이 맡았다.
“멸치 김치찌개 전골 만들었어!”
남편은 어린아이처럼 아내에게 자랑이라도 해야 기분이 좋아졌다.
“한 번 먹어 봐!”
남편은 국자에 국물과 김치 한 가닥을 담아 아내에게 주었다.
“와우!
맛있어요.”
아내는 요즘 남편이 끓여준 찌개와 국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길들여진다는 건
편하기도 하고 무서운 거야!”
가끔
아내는 냉장고에 찌개나 국이 없으면
말했다.
“당신!
저승사자 같아요.”
아내가 어둠 속에서
글을 읽고 있는 남편을 보고 말했다.
“저승사자!”
“그래요!
핸드폰 불빛이 얼굴을 비추니까 꼭 영화에 나오는 저승사자 같아요.”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
<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
멋진데!”
남편은
아내가
저승사자라 해도 싫지 않았다.
“그럼!
<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
이야기는 계속되겠습니다.”
하고 말한 뒤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섭지 않아?”
남편은
글을 읽다 말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니요!”
아내는 저승사자 같다고 말했지만 남편이라 무섭지 않았다.
“
<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
앞으로
이런 직업을 가지면
백수(실업자)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남편은 어둠 속에서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언제부턴가!
남편은 밤이 되면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되어 있었다.
“자는 거야?”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가끔 아내가 잠들었는지 물었다.
“아이직(아직)!”
아내의 대답은 힘이 없었다.
“알았어.”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다시
글을 읽었다.
“재미있어?”
책 읽어주는
저
승사자가 아내에게 또 물었다.
아내는 대답이 없다.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오늘도 자장가가 성공했군!”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아내가 깊이 잠든 것을 보고 뉴스를 검색했다.
대학 4학년이 된 아들은
대전 옥탑 방에서 고양이 설리와 함께 잘 지내고 있었다.
요즘
스타트 업 인기 덕분에 영상 작품을 제작해서 내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들 역시
<코로나 19> 대 유행이 진행 중이라
집에 자주 오지 못하고 대전 옥탑 방에서 하루하루 보내며 지낸다.
“그래도 난
펜트하우스에서 살아!”
아들은
대학생들이 살고 있는 6층 오피스텔 가장 높은 옥탑 방에서 살고 있었다.
“맞아!
확 트여서 전망 좋지!”
주변 전망을 다 볼 수 있는 옥탑 방은 매력적이었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그곳에
아들의 숙소가 있어 <코로나 19> 대 유행을 잘 피해 있는 것 같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게 보여!”
아들은 가끔
옥탑 방에서 내려다보며 흐느적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보인다고 농담을 할 때도 있었다.
“
바이러스가
널 찾고 있으니 조심해!”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엄마는 항상 아들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
"영상에 잡히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이동경로를 촬영하고 싶은데!"
아들은 혼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빨리 끝나야 할 텐데!"
엄마는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지금 상황이 걱정되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알았어요."
남편은 아들과 엄마의 전화 통화를 들으며 또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림 나오미 G
“다 읽었어요?”
아내가 뉴스를 검색하는 남편을 보고 물었다.
“당신이
중간에 잠들어서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떠났지!”
하고 남편이 말하자
“난 듣고 있었는데!”
아내는 자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
이야기 끝이 어떻게 되었어?”
하고 남편이 물었다.
“당신을 데리러 왔어요!”
하고 아내가 말했다.
“거봐!
끝은 아직 모르잖아.”
남편은 아내가 이야기를 듣다 잠이 든 것을 확인해줬다.
“다시 읽어줄까?”
“네!”
하고 아내가 대답했다.
남편은
다시 이야기를 올린 카페를 검색했다.
핸드폰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남편은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되었다.
“
히히히!
당신을 데리러 왔어요!”
하고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읽기 시작했다.
“당신이
죽을 날짜가 벌써 지났는데도
오지 않자
옥황상제가 저를 보냈어요.”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크크!”
아내가 이야기를 듣고 살짝 웃었다.
“저승사자가
당신을 데리러 왔다고 하는 데
무섭지 않아?”
하고 물었지만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난!
내가 죽을 날짜를 모르니까
안 죽었지!”
하고 한 참 뒤 아내가 대답했다.
“하하하!
당신이 지혜롭게 죽을 날짜를 까먹었군!”
남편이 크게 웃었다.
아니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크게 웃었다.
하지만
아내는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가 크게 웃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죽을 날짜를
알려주러 왔어!”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다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죽을 날짜를 잊어버린
당신은
앞으로 50년은 더 살아야 해!
왜냐하면
당신이 죽어도
옥황상제가
당신을 심판하는 날은
50년 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야!”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입가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자는 거야?”
하고 물었지만 아내는 대답이 없었다.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는
다시
아내의 남편으로 돌아왔다.
“당신!
어젯밤에도
이야기 끝까지 듣지 않고 잠들었어.”
남편이
아침을 먹으며 아내에게 말하자
“무슨 소리예요.
끝까지 다 듣고 잤는데!
당신
방귀 뀌는 소리도 듣고
목 아프다며
침 뱉는 소리도 다 들었어요.”
아내는
남편이 이야기해주는 것을 끝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저승사자가
당신 죽는 날짜를 말해주었는데
언제인지 알아?”
하고 남편이 물었다.
“글쎄요!”
“거 봐!
끝을 모르잖아!”
남편이 목소리 높여 말하자
“미쳤어요!
내가 죽는 날짜를 알게!”
아내는 죽는 날짜가 궁금하지 않았다.
“당신은
내가
언제 죽는다고 말해줘서
좋았어요?”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무슨 소리야!
앞으로 50년 후에 죽는다고 했는데
.”
좀 서운한 목소리로 남편이 말하자
“아이고!
내가 50년 후에 죽는다고 해서 서운했군요.”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서운하기만 했겠어.
아주 속상해서 잠이 안 오더라!”
하고 남편이 말하자
“그럼 그렇지!
내가 오래 사는 게
당신은 싫지?”
아침을 먹다 말고
아내와 남편은 또 한바탕 할 기세였다.
“
당신도 생각해 봐!
앞으로
50년을 안마해 줘야 하고
또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노릇을 해야 하는 데
누가 좋겠어!”
남편으로서 해줘야 할
의무의 연속이라는게 속상했다.
투정이라도 부리고 싶었다.
“하하하!
당신
백수(실업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겠다
.”
아내는 웃으며 말하고 남은 밥을 먹었다.
아내는 밤마다
남편이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역할에 충실하고 안마 받을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
이번에 회사를 차려야겠어.
사단법인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이제부터
돈을 좀 벌어야겠어!
런던도 가고
파리도 가고
리스본도 가고
상파울루도
가고
부에노스아이레스도 가고
암스테르담도 가야 하니까!”
하고
말한 남편도 남은 밥을 먹었다.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한 동화작가는 어른을 위한 동화를 한 편 썼다.
새벽에 핸드폰에 메모한 것들을 보고 책 제목을 고민했다.
“<책 읽는 저승사자!>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어떤 게 좋을까!”
동화작가는
책 제목을 정하는 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밤마다
아내에게 안마를 해주고 동화 읽어주다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이런 동화를 다 쓰게 되었군!”
남편은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동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하고 말한 동화작가는 사색의 문을 열고 동화 속으로 들어갔다.
죽은 후
멋진 직업을 찾은 것 같아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히히히!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
불러만 준다면
밤마다 책을 들고 달려가겠습니다!
"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뭐야!
벌써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를 부르는 거야?
난!
아직 안 죽었어요."
동화작가는
깜짝 놀라 사색의 문을 닫았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고
눈은 나빠지고
책 읽기가 힘들고
싫어진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하지만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를 불러보세요.
찾아가서
아주 재미있고 동화 같은 이야기를 밤새 읽어드릴 겁니다.
그래요!
동화는 제가 쓰지만
앞으로
읽어주는 일은 AI가 해줄 것이다.
하지만
책 읽어주는 AI에게
소소하게 행복을 선물하는
방귀 소리나 가래침 뱉는 소리까지 기대하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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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머무는 동화 1
01
살포시 싹이 났어요!
02
햇살이 똥 쌌어!
03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1
04
떡보와 울보!
05
무지개를 훔친 로뎅!
숲에 머무는 동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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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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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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