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숲에 머무는 동화 1
04화
떡보와 울보!
달콤시리즈 193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4. 2022
떡보와 울보!
떡보는 손이 컸다.
울보는 키가 컸다.
산골짜기에 사는 병준이와 미자는 특별한 별명을 가졌다.
병준이는 떡을 좋아했다.
흰 가래떡을 꿀에 찍어 먹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시루떡도 꿀에 찍어 먹어야 먹는 것 같다고 했다.
병준이 동생 미자는 키가 컸다.
두 살이나 어린 미자는 큰 오빠 병수나 둘째 오빠 병준이보다 키가 컸다.
"미자야!
넌 다리 밑에서 아빠가 주워왔데!"
가끔 병수는 여동생을 놀렸다.
키가 큰 이유로 미자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천하의 고아인 셈이었다.
"오빠!
그게 사실이야?"
어린 미자가 물었다.
"응!
사실이야."
병수는 눈도 깜박거리지 않고 거짓말을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
"오빠!
어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해?"
미자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섬세함까지 가졌다.
"학교 가는 길!
오른편에 큰 도로를 가로지르는 다리야."
하고 이번에는 둘째 오빠 병준이가 말하자
"알았어!
오늘은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다리 밑에 가서 엄마 아빠를 찾아볼 게."
미자는 오빠들에게 말한 뒤 내일 학교에 갈 가방을 챙겼다.
"히히히!
형 재미있지?"
병준이가 묻자
"재밌긴!
울보가 다리 밑에서 엄마 아빠를 찾지 못하면 또 며칠이나 울까 걱정이야."
병수는 여동생이 울면 어찌할 줄 몰랐다.
"히히히!
형 이번에는 다리 밑에서 정말 엄마 아빠를 만날지도 몰라!"
병준이는 형보다 여동생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제 그만해!
울보가 너한테 키 작다고 놀리면 어떡하려고 그래?"
"히히히!
키가 큰 울보는 엄마 아빠가 다리 밑에 산다고 놀리면 되겠지!"
병준이는 키가 작은 것에 관심 없었다.
여동생 놀리는 재미만 있다면 놀려서 여동생이 울면 좋았다.
"히히히!
다리 밑에서 엄마 아빠를 만나면 미자가 집에 안 올까?"
병준이가 묻자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 마!"
병수는 장난을 치면서도 여동생을 걱정했다.
울보라는 별명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여동생을 또 울게 할 것 같아서 마음 아팠다.
"히히히!
내가 먼저 다리 밑에 가서 <미자의 엄마 아빠는 숲 속 오두막집으로 이사했어요.> 하고 써 놔야지!"
병준이는 더 재미있는 장난을 치고 싶었다.
"그만하라니까!
미자가 울면 달랠 수 있어?"
하고 병수가 화가 난 듯 크게 물었다.
"아니!
울보가 우는 게 특징이잖아.
그러니까!
울음이 그칠 때까지 그냥 놔둬야지."
병준이는 미자가 울어도 달래지 않았다.
"<미자의 엄마 아빠는 숲 속 오두막집으로 이사했어요.>"
학교에서 오던 길에 미자는 다리 밑으로 갔다.
그런데
다리 밑에서 병준이가 써둔 글을 읽고 놀랐다.
"엄마 아빠가 정말 있구나!
날 왜 버렸을까?"
미자는 다리 밑에 버린 이유를 알고 싶었다.
"숲 속에 오두막집!
오빠랑 같이 갔던 그 오두막집일까?"
미자는 몇 해 전에 오빠들과 버섯을 따러 숲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버섯을 딴다고 숲에 가서 본 오두막에서 도시락만 먹고 왔었다.
"그곳일 거야!"
오빠들보다 집에 먼저 도착한 미자는 가방을 마루에 놓고 숲으로 들어갔다.
"<미자의 엄마 아빠는 숲 속 오두막집으로 이사했어요.>
다리 밑에서 본 글귀가 자꾸만 생각났다.
둘째 오빠가 아침에 학교 가면서 쓴 것도 모르고 미자는 숲으로 들어갔다.
"어디였지?"
미자는 숲에 들어온 뒤 길을 잃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있을 것 같았던 오두막을 찾을 수 없었다.
"미자야!"
어디선가 엄마 아빠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미자에게 환청이 들렸다.
아직 보지도 못한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가장 큰 참나무를 찾아."
숲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 같았다.
미자는 숲에서 가장 큰 참나무를 찾았다.
하지만 참나무는 보이지 않고 소나무만 가득한 숲이었다.
"<미자의 엄마 아빠는 숲 속 오두막집으로 이사했어요.>"
울보 미자 머릿속에서 또 글귀가 꼼지락거렸다.
"엄마!
아빠!"
울보 미자는 숲에서 엄마 아빠를 불렀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숲에서 엄마 아빠를 부른 울보 미자는 조금씩 무서웠다.
하지만
엄마 아빠를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참나무!
숲에서 가장 큰 참나무를 찾아야 해."
울보 미자는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참나무를 찾았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어디선가 또 울보 미자를 불렀다.
큰 소나무 뒤로 참나무가 한 그루 보였다.
"저길까?"
울보 미자는 참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니잖아!"
그곳에는 오두막이 없었다.
"이것보다 더 큰 참나무를 찾아야 해!"
울보 미자는 더 큰 참나무를 숲에서 두리번거리며 찾으려고 노력했다.
"형!
미자가 다리 밑에 갔을까?"
병준이는 형과 함께 집에 돌아오면서 물었다.
"글쎄!
아마도 다리 밑에 가긴 했을 거야."
"히히히!
내가 써 붙인 글도 읽었겠다."
"뭐라고!
글도 써 놨다고?"
"응!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다리 밑에 가서 글을 써 놨지."
하고 병준이가 말하자
"뭐라고 썼는데?"
"<미자의 엄마 아빠는 숲 속 오두막집으로 이사했어요.>
라고 써 놨지!"
하고 병준이가 대답하자
"미쳤군!
미자가 글을 보고 숲에라도 갔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하고 병수가 화를 내자
"히히히!
숲에는 안 가겠지."
병준이가 웃으며 말했다.
"큰일이야!"
병수는 서둘러 다리 밑으로 향했다.
병수와 병준이가 다리 밑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미자야!"
집 앞에서 병수가 여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형!
책가방은 있는데?"
마루에 여동생 책가방을 본 병준이가 말하자
"거 봐!
분명히 숲으로 갔을 거야."
병수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하고 앞산을 향해 병수가 여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메아리만 들릴 뿐 여동생은 대답이 없었다.
"빨리!
찾아야 해.
조금 있으면 어두워진다고?"
병수가 가방을 마루에 던지며 병준이에게 말하자
"형!
오두막이 있는 곳으로 가볼까?"
하고 병준이가 말하자
"오두막!
그렇지 오두막으로 이사했다고 썼지!"
하고 말한 병수는 오두막이 있던 곳을 생각했다.
하지만
오두막은 숲에 몇 개 있었다.
앞산에도 두 개, 뒷산에도 두 개가 있었다.
또 가장 높은 산 중턱에도 작은 오두막이 하나 있었다.
"어디로 갔을까?"
병수는 걱정이었다.
마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
"병준아!
너는 뒷산으로 가."
하고 병수가 말하자
"알았어!
형은 앞산으로 가."
하고 말한 병준이가 뒷산 오두막을 향해 달렸다.
"울보 미자야!"
뒷산으로 달리던 병준이가 여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메아리만 돌아올 뿐 여동생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앞산으로 달려온 병수도 여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여동생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엄마 아빠가 알면 혼날 텐데!"
병수는 여동생을 놀린 대가를 톡톡히 치렀지만 또 놀렸다.
"울보 미자야!"
뒷산에서 병준이가 부르는 소리가 앞산까지 들렸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병수도 오두막을 향해 걸으면서 불렀다.
하지만
미자는 대답이 없었다.
그림 나오미 G
"형!
없어."
뒷산에서 내려온 병준이가 앞산에서 내려오는 형을 향해 외쳤다.
"엄마 아빠가 논에서 오기 전에 찾아야 하는데 어딜 간 거야?"
병수와 병준이는 여동생을 찾지 못해 안달이 났다.
"엄마! 아빠!"
울보 미자는 벌써 산 중턱까지 올라왔다.
가장 큰 참나무를 아직도 못 찾았다.
"이 숲에는 참나무가 없는데!"
울보 미자는 깊은 숲으로 들어갈수록 조금씩 무서웠다.
"엄마! 아빠!
어디 있어요?"
울보 미자가 걸음을 멈추고 깊은 숲을 향해 불렀다.
하지만
메아리만 들릴 뿐 엄마 아빠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진 걸 알아차린 미자는 엄마 아빠 찾는 걸 포기해야 했다.
"돌아가야지!
다음에 다시 와서 찾아야겠어."
울보 미자는 엄마 아빠를 찾는 걸 포기했다.
하지만
방향을 잃어버렸다.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울보 미자는 큰 소나무 위로 파란 하늘을 쳐다봤다.
"집으로 가는 방향을 알 수 없어.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 우리 집은 남쪽에 있을 거야."
울보 미자는 동서남북을 생각하며 집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에 미자가 사는 집이 있을지는 몰랐다.
"다리 밑에서 왜 날 버렸을까?"
울보 미자는 엄마 아빠를 찾으면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도 찾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게 두려웠다.
"미아야!"
어디선가 메아리가 들렸다.
마자가 아닌 미아야 하고 부르는 것 같았다.
"오빠들일까?"
미자는 오빠들이 찾는 것 같아서 크게 외치고 싶었다.
"오빠!
병수 오빠! 병준이 오빠!"
울보 미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오빠를 불렀다.
"미자야!
어디 있어?"
하고 병수 오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오빠!
여기야. 여기!"
미자가 안도의 숨을
쉬며 오빠를 불렀다.
"미자야!
울보 미자야!"
더 먼 곳에서 병준이 오빠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치!
날 울보 미자라고 부르다니."
울보 미자는 울보라고 놀리는 둘째 오빠가 미웠다.
"내가 엄마 아빠를 찾았어야 하는데
!
저 오빠를 안 보고 살려면."
울보 미자는 오빠들 목소리를 듣자 두렵지 않았다.
"미자야!"
멀리서 병수가 미자를 발견하고 불렀다.
"오빠!"
눈물을 글썽이던 울보 미자도 큰 오빠를 보자 살 것 같았다.
그날 밤,
병수와 병준이는 아빠에게 혼났다.
여동생을 놀린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병준이 오빠는 다리 밑에 글을 쓴 이유로 아빠에게 종아리 다섯 대를 맞았다.
"호호호!
그러니까 놀리지 말아야지."
울보 미자가 종아리 맞는 병준이 오빠를 향해 말하자
"미안!
울보야 미안해."
하고 병준이가 말하자
"치!
또 놀릴 거지?"
울보 미자는 병준이 오빠가 놀릴 게 뻔했다.
"히히히!
그 말을 믿고 숲 속으로 찾아가다니!"
병준이는 아픈 종아리를 만지며 여동생에게 말하자
"오빠들이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며!
그러니까!
숲에 있는 오두막으로 이사 갔다고 하니까 믿을 수밖에 없었지."
울보 미자가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다음엔 꼭 숲에서 엄마 아빠를 찾았으면 해."
하고 병준이가 말하자
"알았어!
나도 숲에서 엄마 아빠를 찾으면 집에 돌아오지 않을 게."
하고 울보 미자가 말하자
"그만해!
이것들이 반성은 안 하고."
병수는 동생들이 하는 수다를 듣더니 화를 버럭 냈다.
"미자야!"
엄마가 부엌에서 부르자
"네!"
하고 대답한 미자가 밖으로 나갔다.
한참 뒤 돌아온 미자가
"오빠!
떡이나 먹어!"
울보 미자가 마루에서 엄마가 준비해준 떡을 들고 들어왔다.
"고마워!"
병준이는 떡만 보면 아픈 종아리도 아프지 않았다.
"꿀은?"
병준이가 묻자
"꿀이 떨어졌데!"
울보 미자가 방문 뒤에 숨겨놓고 말하자
"무슨 소리야!
어젯밤에도 봤는데.
부엌에 꿀병을 찾아서 꿀을 가져와야지."
하고
말한
병준이는 꿀이
있어야 떡을 먹었다.
"오빠!
꿀이 없으면 떡이 맛없어?"
하고 울보 미자가 묻자
"그럼!
떡은 꿀을 가득 찍어 먹어야 맛있지."
하고 병준이가 말하자
"오빠!
울보 미자가 없어도 좋아?"
하고 묻자
"그건!
없으면 안 되지!"
하고 병준이가 대답했다.
"그렇지!
울보 여동생이 있으니까 좋지?"
하고 묻자
"그럼!
울보 여동생이 없으면 난 바보가 될 거야."
하고 병준이가 웃으며 말하자
"좋아!
내가 용서해줄게."
하고 말한 울보 미자가 방문을 열고 나가 꿀 접시를 들고 왔다.
"히히히!
그럼 그렇지."
병준이는 꿀 접시를 보자 금방 웃음을 찾았다.
"맛있지?"
병수가 묻자
"응!
너무 맛있어.
울보 미자가 없었으면 내가 세 개는 더 먹을 수 있었는데."
하고 떡보 병준이가 말하자
"히히히!
내가 오빠 떡을 빼앗아먹으려고 숲에서 엄마 아빠를 찾지 않았지."
하고 울보 미자가 말했다.
그날 밤
병수와 동생들은 한 방에서 잠이 들었다.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따뜻한 이불이 되어 주었다.
-끝-
keyword
유머글
방탄소년단
소설
Brunch Book
숲에 머무는 동화 1
02
햇살이 똥 쌌어!
03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1
04
떡보와 울보!
05
무지개를 훔친 로뎅!
06
달달한 눈깔사탕!
숲에 머무는 동화 1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1화)
1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동화작가 김동석
직업
출간작가
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팔로워
855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3화
책 읽어주는 저승사자!-1
무지개를 훔친 로뎅!
다음 0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