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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에 빠진 동화 5
12화
창작동화) 땅꼬의 절규!
유혹에 빠진 동화 079
by
동화작가 김동석
Jun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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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꼬의 절규!
영수가 키우는 고양이 나비!
호기심 많은 고양이 나비는 눈만 뜨면 장독대 주변에서 놀았다.
"빨리 나와!
나랑 씨름 한 판 해야지."
나비는 쥐구멍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깊은 잠에 빠진 대왕 쥐 똥꼬는 들리지 않았다.
"이 녀석이!
안 나오면 내가 꺼내 주지."
하고 말한 나비는 쥐구멍 속으로 앞발 하나를 넣었다.
조금씩 조금씩
앞발을 밀어 넣었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
"안 되겠다!
좀 더 입구를 파야겠어."
나비는 앞발을 쥐구멍에서 뺀 뒤 입구를 앙칼진 발톱을 꺼내 파헤쳤다.
'투 다다닥! 투다! 투 다다닥!'
두 발이 어찌나 빨리 움직이던지 흙먼지가 일었다.
"땅꼬!
빨리 나와.
씨름 한 판 하자니까!"
나비가 쥐구멍을 들여다보고 큰소리쳤다.
땅꼬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비는 점점 화가 났다.
한 입에 물어 죽일 수 있었던 순간이 생각났다.
심심해서 살려줬더니
이제 말도 듣지 않는 대왕 쥐가 되었다.
나비는
장독대에서 제일 큰 항아리로 올라갔다.
아침부터 힘을 너무 많이 썼다.
스르르 잠이 왔다.
햇살이 비치는 항아리 위에 누워 잠이 들었다.
'스르륵! 사라락! 스르륵!'
땅
꼬가 살던 쥐구멍 입구가 흔들렸다.
흙이 쌓여 입구가 없는 것 같았는데 누군가 흙을 밀쳐냈다.
'스르륵! 사라락! 스르륵!'
구렁이었다.
땅꼬를 잡아먹은 구렁이었다.
쥐구멍으로 들어간 땅꼬를 본 구렁이는 호시탐탐 잡아먹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젯밤 나비가 나타나지 않자 구렁이는 쥐구멍으로 들어갔다.
"히히히!
널 잡아먹으러 왔지."
쥐구멍에 들어간 구렁이는
혀를 날름거리며
땅꼬를 찾았다.
"아니!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왔어.
날 잡아먹겠다고 하면 밖으로 나갈 텐데.
들어오면 나갈 수 없을 거야."
쥐구멍은 좁았다.
들어갈 수는 있었지만 나갈 수는 없었다.
구렁이는 쥐를 한 입에 잡아먹으면 배가 불러 나갈 수 없다는 걸 몰랐다.
"그런!
거짓말에 내가 속지 않아.
난!
지금 배가 몹시 고프단 말이야.
널!
한 입에 잡아먹어야겠어."
구렁이는 입을 쫘악 벌렸다.
"잠깐!
내 말 들어 봐."
하고 땅꼬가 말하자
"무슨 말!
무슨 할 말이 있어."
하고 구렁이가 물었다.
"난!
죽어도 좋아.
살만큼 살았어.
그런데
밖에 있는 고양이와 씨름 한 판만 하고 죽으면 안 될까?"
하고 땅꼬가 물었다.
"히히히!
밖에 나가면 도망치려고 핑계되는 것 다 알아.
난!
널 잡아먹어야겠어!"
하고 말한 구렁이는 땅꼬를 한 입에 삼켰다.
'끄억! 끄으억!'
구렁이는 땅꼬를 삼켰다.
땅꼬를 턱으로 짖눌렀다.
아직 살아있던 땅꼬는 정신차렸다.
구렁이 목구멍을 넘어가기 전 긴 발톱을 꺼냈다.
"살아야겠어!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나비와 씨름 한 판 한 뒤 죽을 거야!"
땅꼬의 긴 발톱이 구렁이 목구멍을 갈기갈기 찢었다.
'꾸어억 크아악! 꾸어억! 크아 아악!'
구렁이는 땅꼬를 삼키다 목구멍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쾍! 쾍! 꾸어억!'
구렁이는 땅꼬를 삼키다 말고 뱉었다.
땅꼬의 날카로운 발톱이 목구멍을 갈기갈기 찢어 구렁이는 죽을 것 같았다.
'컥컥! 컥컥! 칵칵!'
구렁이는 땅꼬를 토한 뒤 피를 흘렸다.
쥐구멍에서 나가야 살 것 같았다.
구렁이는 뒷걸음쳤다.
일 초라도 빨리 쥐구멍을 나가고 싶었다.
"크아악!
이게 뭐야.
이 더러운 게 뭐야!"
구렁이 침과 피가 땅꼬 몸에 가득 묻어 있었다.
"봤지!
날 함부로 잡아먹으면 어떻게 된다는 걸 알았지.
난!
여기 대장 쥐라는 걸 잊지 마.
나비도 날 함부로 건드리지 못해.
또
나보다 덩치 크지만 씨름할 때마다 나한데 지는 고양이야."
하고 땅꼬가 뒷걸음치는 구렁이를 향해 외쳤다.
구렁이는
쥐구멍을 나와 대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나비가
낮잠 자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땅꼬는 쥐구멍을 나왔다.
더러운 몸을 씻기 위해 도랑을 찾았다.
"땅꼬!
나왔구나.
나랑 씨름 한 판 하자!"
하고 장독대 항아리 위에서 나비가 말했다.
"그럴 기운 없어!
오늘은 하기 싫어.
아니
앞으로 너랑 씨름하지 않을 거야."
땅꼬가 몸을 씻으며 말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땅꼬였다.
"땅꼬!
이제 날 이길 수 없으니까 포기하는 거야?"
하고 나비가 물었다.
"그래!
내가 어떻게 널 이길 수 있어.
운이 좋아서 몇 번 이겼을 뿐이야!
어제도 돌부리에 넘어지는 바람에 내가 이겼잖아."
하고 땅꼬가 말했다.
"그렇지!
내가 맘만 먹으면 널 이길 수 있어.
또
맘만 먹으면 한 입에 널 죽일 수도 있어."
하고 나비가 말했다.
"알아!
날 죽이지 않은 것도 알아.
또
날 이길 수 있는데 져준 것도 알아.
넌!
함께할 친구가 필요하잖아.
같이 놀고 같이 살아갈 친구가 필요하잖아!"
하고 땅꼬가 말했다.
나비는
구렁이처럼 욕심내지 않았다.
배가 고파도 꾹 참았다.
함께 살아가는 친구를 잡아먹을 수 없었다.
땅꼬도
나비가 두렵지 않았다.
구렁이 목구멍에서 살아 돌아온 땅꼬는 나비가 좋았다.
"나비야!
나랑 같이 놀아줘서 고마워."
땅꼬는 몸을 씻고 장독대 항아리 앞에 와 나비에게 말했다.
"고맙긴!
내가 더 고맙지.
나랑 함께 놀아줘서 고맙다!"
나비도 땅꼬가 좋았다.
"나비야!
이제 이사 가야겠어."
땅꼬는 멀리 가서 죽고 싶었다.
가장 행복한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나비와 놀던 장독대 부근이 온전히 보존되기를 원했다.
"왜!
내가 싫은 거야?"
나비는 땅꼬가 이사 간다는 말에 놀랐다.
"아니!
나도 죽을 때가 되었어.
그래서
이 아름다운 곳을 떠나고 싶은 거야!"
하고 땅꼬가 말했다.
나비는 슬펐다.
함께 놀던 친구가 죽는다는 말이 더 슬펐다.
땅꼬는 장독대를 떠나 대나무 숲으로 이사했다.
"나비야!
대나무 숲으로 날 찾아오지 마.
그곳은
널 노리는 녀석이 있어!"
땅꼬의 마지막 부탁이었다.
나비는
땅꼬가 이사 간 대나무 숲을 가끔 바라봤다.
'스사삭! 스스사사사삭!'
대나무 잎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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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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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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