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바람을 가르는 소년!

유혹에 빠진 동화 090

by 동화작가 김동석

바람을 가르는 소년!





바람이 불었다.

소년은 바람과 달리기 시합을 했다.


"씨씨씨!

웃기는 녀석.

바람과 달리기 시합을 하다니!"

바람은 소년을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


"호호호!

날 우습게 보지 마.

최선을 다해 달리니까!"

하고 소년은 바람에게 말했다.


"씨씨씨!

난 누구도 우습게 보지 않아.

내가 가는 동안 보고 즐기는 것 뿐이야!"

하고 바람은 말한 뒤 속도를 냈다.


"이봐!

갑자기 속소를 내면 어떡해.

천천히 가야지!"

하고 소년도 속도를 내며 바람에게 말했다.


"씨씨씨!

나는 내 할 일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넌 너의 할 일을 해

바람이 속도를 내든 어딘가 멈추든 상관하지 마!"

하고 바람은 소년에게 말한 뒤 더 속도를 냈다.


소년은

달리다 멈췄다.

바람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새벽부터

차들은 달렸다.

바람을 가르며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 달렸다.


"이봐!

어딜 가는 거야?"

하고 바람이 달리는 차를 따라가며 물었다.


"헤헤헤!

어딜 가긴.

그냥 달리는 거야!

길이 있으니 달리는 거지."

제일 앞에 가던 차가 말했다.


"아니

나는 운전자에게 물었어!"

하고 바람이 차를 향해 말했다.


"자동차에게 물은 거 아니었어!

난 내게 물은 줄 알았어.

내가 창문을 열어줄 테니 물어봐!"

하고 말한 자동차가 창문을 살짝 열었다.


"이런! 이런!

누가 창문을 연거야.

자동차가 미쳤나!"

운전자는 바람이 말하려고 하는 순간 창문을 닫았다.


"씨씨씨!

이봐요 운전자님.

어딜 가는 거예요?"

바람은 자동차 창문을 노크하며 물었다.


운전자는

바람이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았다.


"뭐야!

자동차가 이상해.

창문이 열리지 않나!

이상한 소리가 나질 않나!"

운전자는 속도를 냈다.

바람은 따라갈 수 없었다.


악마는

달리는 차를 세웠다.


"넌 뭐야!

왜 차를 가로막는 거야?"

하고 운전자가 물었다.


"히히히!

내 맘이야.

여길 통과하려면 목숨을 내놔야지!"

하고 악마가 열린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아니!

목숨이 몇 개나 되어야 하나 주지.

난 목숨이 하나밖에 없어!

그러니까

죽지 않으려면 꺼져!"

하고 운전자가 말한 뒤 창문을 닫았다.


"이봐!

창문을 닫으면 어떡해.

내 말을 끝까지 듣고 가야지!"

하고 악마가 달리는 차를 따라가며 외쳤다.


악마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한 운전자는 기분 좋았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 지킬 수 있어 좋았다.


천사가 달리는 차를 세웠다.

운전자들은 미치광이가 차도에 들어와 차를 세운 줄 알았다.


"비켜!

죽고 싶어.

이런!

더워 죽겠는데 미친 녀석."

운전자는 창문 열고 욕만 실컷했다.


"호호호!

미래 운명을 살짝 말해줄 생각이었는데 틀렸군."

천사는 길에서 날뛰는 미치광이 신세가 되었다.


천사는 또 차를 세웠다.

악마가 세웠던 차였다.


"넌 뭐야!

차도에서 죽으려고 환장했군.

비켜!

차에 깔려 죽고 싶지 않으면 비켜."

하고 말한 운전자는 속도를 냈다.


"이봐!

내 말을 들어.

그쪽으로 가면 안 돼!"

천사가 외쳤지만 자동차는 벌써 멀리 달아났다.


"뭐가 저리 바쁠까!

내 말을 듣고 가야 죽지 않을 텐데.

이상하단 말이야!"

천사는 할 일이 없었다.


천사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 도와주고 싶었는데 소용없었다.


소년은 달렸다.

자동차보다 느렸다.


가끔

바람보다 빨리 달렸다.


길에서

악마를 만났다.


"히히히!

어딜 달려가는 거야?"

하고 악마가 물었다.


"히히히!

악마를 만나러 왔어."

하고 소년이 말했다.


"히히히!

내가 악마같이 보여?"

하고 악마가 물었다.


"히히히!

넌 악마잖아.

그래도

사악한 악마는 아닌 것 같아!"

하고 소년이 말했다.


"고마워!

이 길로 달리면 낭떠러지야.

그러니까

저쪽 길로 달려야 해!

운전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어."

하고 악마가 소년에게 말했다.


"고마워!"

하고 대답한 소년은 달렸다.

물론

악마가 위험하지 않다는 길을 선택했다.


소년은 달렸다.

가끔 바람과 달리기 시합도 했다.


"씨씨씨!

나보다 빠르구나."

서늘한 바람은 천천히 달렸다.


"고마워!

함께 속도를 맞춰줘서 고마워."

소년은 바람의 마음을 알았다.


"이봐!

소년아 멈춰."

천사가 외쳤다.

소년과 바람을 막고 외쳤다.


"천사님!

안녕하세요."

하고 소년이 인사했다.


"안녕!

어딜 가는 거야?"

하고 천사가 물었다.


"천사님!

만나러 왔어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바람도 천사를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바쁘게 살았다.

천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악마의 도움은 더 필요 없었다.


소년처럼

악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사람들은

누가 말 시키는 것도 싫었다.

좀 더 빨리 속도를 내야만 했다.


'빵! 빵빵!'

길이 막히면 경적을 울렸다.

내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가 있으면 경적을 울렸다.

가서는 안 되는 길을 알려주고 싶은 친절마져도 사람들은 원치 않았다.




#소년 #달리기 #유혹 #천사#악마 #동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