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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Jun 03. 2024

그 화장실에서

"또각또각"

다급한 발걸음으로 화장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흐린 노란  조명과 아침에 청소를 마친 것 같은 정도의 청결함.

'상가 화장실이 그렇지 뭐'



허술하게 달린 잠금장치가 못내 신경이 쓰인다.

'쿵'

있는 힘껏 문을 잡아당기자 반동 때문에 문이 쿵쿵 거리며 적절한 박자로 움직인다.

'잘 안 잠기네?"

여러 번 당겨 보아도. 쿵쿵 소리만 날뿐 잠금장치에 고리가 걸리지 않는다.

'너무 급한데 손잡이를 잡고 하는 수밖에 없지 뭐'

문고리를 잡고 변기에 앉으려는 순간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코피 나'

눈을  번쩍 떴다.

꿈이다.

침대 곁에 아이가 코피를 흘리고 서있다.

화장실로 달려가 코피를 닦아주고 방으로 다시 데려다주고 침대에 눕는다.


'꿈속에서 볼일 봤으면 큰일 날 뻔했네'

슬며시 웃으며 다시 잠이 드려는 순간


꿈속에서 문 닫을 때 들렸던 쿵쿵 소리가 다시 들린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



오빠 코 고는 소리가 북소리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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