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루 한 번 미소 짓기

난 기본적으로 잘 웃지 않는다.

by 헤 HE


난 기본적으로 잘 웃지 않는다. 웃을 일이 없기 때문인데, 이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왜 이리 죽상이냐, 입꼬리가 땅을 친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해 내 입꼬리는 더 내려간다.

내 동생은 나름 웃상이다. 그런 그녀는 내 n자 입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입꼬리!”를 외친다. 이어질 잔소리가 듣기 싫어 나는 바로 꼬리를 올린다. 파들 떨리면서 어색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내 근육의 뻑뻑함에 문득 놀랐다. 그날 이후로 ‘하루 한 번 미소 짓기’를 머릿속에 새겨놓고 한 번씩 꼭 웃으려고 하는 편이다. 이렇게 해주는 게 표정도 자연스럽게 풀어지고 나 몰래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어 줄 때도 n자 입모양에서 ㅡ자 입모양으로 보일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웃고 있다 보면 “왜 갑자기 웃고 있어~ 뭐 좋은 일 있어?”, “봐봐, 웃고 있으니까 얼마나 좋아!”, “오, 입꼬리 좀 올라갔네?” 같은 평을 들을 수 있다. 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ㅡ자 입모양일 때 비교적 내게 다가오기 편한 분위기를 형성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도 개인적인 착각일 수도 있지만, 입꼬리를 올리기 시작한 후로 가족들이 내 방에 좀 더 자주 드나들게 된 것 같다.

자신의 기분도 나쁘지 않게 바뀐다. 나는 화나 짜증을 굉장히 많이 내는 편인데(물론 조용히 삭힌다) 카페에서 다리를 마구 떠는 사람, 칭얼대며 신발 신고 좌석을 걸어 다니는 아이, 왜인지 퍽퍽 한 숨을 쉬는 사람들, 목소리가 시끄러운 사람들이 내 화의 타깃이 된다. 그렇지만 내가 조용히 삭힐 수 있는 건 입꼬리를 살짝 올려주면 ‘그 무엇도 용서하는 모드’가 되어 모든 방해들이 잠시 타격감 제로가 되기 때문이다. 1초밖에 걸리지 않으니 한 번 스트레칭하듯 쭉 올려보라. 기분이 어떤가? 혹시 당신도 예전의 나처럼 근육이 뻣뻣하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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