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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즐겼던 디저트 맛집

아이와 핀란드 한 달 살기

by By N Mar 14. 2025

헬싱키의 겨울은 얼음같이 차가운 바람이 불지만, 카페에 들르면 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핀란드 사람들은 추위에 익숙해서 야외활동을 즐기겠지만, 아늑한 카페에서 지인과 이야기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카페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경험과 또 다른 종류의 달달한 기쁨을 주었다.

뻑뻑하게 고소함이 진한 호밀빵, 크리미 하고 걸쭉한 연어 수프, 달콤한 케이크, 핫 초콜릿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메뉴를 구경할 수 있었다.

헬싱키 특유의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다양한 핀란드 사람들의 일상과 여유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도 그들 사이에 어울려 커피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다 보면, 물건을 사는 쇼핑보다 더 소중한 경험이자 달콤한 순간이었다.


창가에서 소복하게 쌓인 흰 눈과 파란 하늘과 닿아있는 꽁꽁 얼어있는 바다를 보는 낭만은 설렘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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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찾는 구체적인 조건은 초. 콜. 렛. 들어간 케이크, 음료였다.

딸아이의 변치 않는 초콜릿을 먹을 수 있는 곳을 포함해서, 

헬싱키에 있는 특색 있는 카페들을 찾아서 하나씩 즐겨보았다. 


이번 한 달 살기 동안 기억에 남는 카페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헬싱키 시내에 위치한 이 카페들은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들이다.

#헬싱키디저트 #아이와가기좋은카페



1. Cafe Ekberg

270년이 넘는 역사 깊은 브런치 카페로 베이커리, 케이크 종류가 다양한 편이었다.  

카페 웹사이트

1852년에 문을 연 이곳은 핀란드 전통의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네에 있는 세월이 느껴지는 푸근한 분위기이면서도 핀란드 만의 짱짱한 자존심이 느껴지는 카페이다.

브런치를 위한 식사류도 먹을 수 있고, 정갈스럽게 만들어진 케이크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늘 구경 삼아 유리창으로 봤었는데, 이른 아침 문 연 시간부터 손님들이 꽤 북적인다.

아침 빵으로 미리 사가시는 분들도 많아 보였고, 

삼삼오오 나이가 지긋하신 핀란드 어르신들이 모여서 티타임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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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금방 자리가 모두 차는 편이라 원하는 시간이 있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연초인 1월 휴일에 들렸던 지라 우리는 예약을 하고 저녁 5시 정도 들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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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주간에 들렸었는데, 긴 역사와 명성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눈이 내리는 큰 창 옆으로, 클래식한 식탁과 의자가 멋들어진 Cafe Ekberg는 

마치 과거 시간이 멈춘 듯 로맨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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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CHOCOLATE DREAM 케이크 (바닐라, 캐러멜, 초콜릿이 층층이 쌓임), 

생크림 듬뿍 올린 핫 초코 

나는 따뜻한 뱅쇼 vin chaud (포도주, 계피로 만든 따뜻한 음료, 주로 크리스마스-겨울에 즐김)를 마셨다.

vinchaud_뱅쇼_핀란드_겨울음료_연말파티

찰지고 밀도가 높은 초콜릿 드림 케이크는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고 예뻤다.

아이도 한입 먹더니 눈이 반짝반짝했다.

정성스레 컵에 덮인 핫초코의 생크림을 티스푼으로 조금씩 떠먹으며 아주 행복해했다.

각자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초콜렛케이크_EKBERG_헬싱키카페_핀란드디저트_아이와여행_북유럽디저트


일러스트_감정이모티콘_그림책작가_마음얼굴

케이크와 음료에서 오는 초콜릿의 강력한 달달함 덕분이었는지, 

아이의 피곤해하던 기색은 어느새 모두 사라져 있었다.

CAFE EKBERG 1852 위치



2. PyShburg

아기자기하고 맛난 도넛이 특색 있는 개성 카페 카페 소개 

* 피시버그 카페 (인스타그램 페이지)

-대표 메뉴: 덤플링 (만두), 피슈버그 도넛, 글로기 (glögi: 계피, 와인으로 만든 음료)


집 앞에 있는 카페, 오전 11시 혹은 정오가 돼야 슬슬 문을 여는 여유로운? 곳이었다.

구글 평점 5.0의 위엄을 보고 창문만 보면서 찜을 해두고 꼭 가보려고 했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핀란드 한 달 살기 마지막 일주일을 남기고, 우리는 금요일 정오에 문 열자마자 찾아갔다. 

첫 손님으로 방문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오호! 웰컴 서비스!
도넛, 글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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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주인장 아저씨가 도넛 만드는 법과 도넛이 생긴 역사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쫄깃함의 비결은 3가지 재료와 찌는 조리 방식이었다. 


3가지 재료: 밀가루, 이스트, 그리고 설탕 (Only 3 components - flour, yeast and sugar)

로 반죽을 만들어, 튀기지 않고 찐다고 하셨다.

카페 주인은 들리는 다양한 손님들이 본인들의 나라에서 도넛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주길 부탁하신다고 했다.

신기하게도 먹을 때 식감이 참 쫄깃쫄깃한데, 도넛 특유의 기름맛이 아니었다.

도너츠_맛집_헬싱키카페_디저트추천

카페의 벽에는 아담한 크기의 세계 지도가 붙어있고 각 나라의 국기 스티커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 카페에 들렀던 분들이 본인 나라의 스티커를 지도에 맞춰 붙이는 것 같았다.

헬싱키카페_Psyhburg_도너츠추천_핀란드디저트_맛집

카페 주인장은 한국에 가서 피슈버그 도넛을 알려주는 앰버서더(대사)가 돼달라고 작은 시그니처 인형을 주셨다.

#헬싱키카페 주인의 부탁을 우리만의 미션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였고, 


피슈버그의 한국 대사가 되어,

나중에 서울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슈버그 인형을 사진 찍어서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한국대사_핀란드디저트_헬싱키카페 추천_도넛맛집

PyShburg 위치


3. Fazer F8 champagne bar

스칸디나비아 와인이 특색 있고, 캐주얼하게 들릴 수 있는 #와인바  웹사이트


헬싱키 시내 스톡만 백화점의 8층에는 백화점의 복잡함과 분리된 느낌의 여유로운 공간이 있다.

이곳은 핀란드 대표 외식 브랜드 Fazer에서 만든 근사한 샴페인 바였다.

샴페인바_Fazer_헬싱키와인바_핀란드여행_쇼핑_스톡만백화점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샴페인을 마셔볼 수 있고,

특히 Glass로 마실 수 있는 옵션이 많다.

보통 하우스 와인처럼 한정된 종류만 마실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이곳은 아주 다양한 종류의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 쇼핑하다 들러 혼자 혹은 지인과 쉬다 가기 딱 좋은 쉼터였다.

스톡만백화점_헬싱키_와인바_샴페인바_카페추천

창가에 있는 깊숙한 2인 자리를 차지하고, 푹신한 회전의자에 몸을 기댔다.

아이는 애정하는 펩시 제로 콜라를 마셨고,

나는 시원하고도 가성비 좋은 로제 와인 한 잔을 (12유로-한화 19,000원) 마셨다.

백화점 쇼핑을 하지 않아도 하루를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러스트_이모티콘_그림책작가_마음얼굴



-대표 샴페인: Special Cuvée of Champagne Bollinger

-와인 리스트: 세계 각국의 다양한 와인(레드, 화이트, 로제 등)과 칵테일을 제공함. 특히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와인이 많음. Testing 메뉴로 다양한 와인 조합을 마셔볼 수 있음. 

-위치: 헬싱키, Aleksanterinkatu 52 스톡만 백화점 8층 (구글맵)


4. Fazer 카페

1891년에 설립자 카를 Fazer(Karl Fazer)는 스위스에서 제과 기술을 배운 후 헬싱키에 돌아와 Fazer 제과점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Fazer 카페는 초콜릿과 제과류로 유명하며, 

핀란드의 전통적인 디저트와 현대적인 디저트를 모두 제공한다. 모든 슈퍼마켓에 꼭 있는 파쩨르 초콜릿을 보면 표준화된 대기업의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본점에 가면 꼿꼿한 느낌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기도 한다.

핀란드 내에 다양한 fazer 지점이 있지만, 

한 곳을 간다면 헬싱키 시내 Kluuvikatu에 있는 본점에 가보길 적극 추천한다.

Kluuvikatu_Fazer_핀란드전통디저트_핀란드브랜드_아이와함께

물론 Fazer에는 다양하고 화려한 케이크와, 빵, 초콜릿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그래도 핀란드 대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Fazer의 연어 수프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여느 음식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연어 수프에는 감자, 대파, 크림과 함께 연어가 들어있는데, 파제르 수프는 특히 수프 맛이 진하고 크림지다. 큼직한 연어도 보이고, 감자가 꽤 많이 들어가 있어 핀란드에 가게 되면 꼭 생각이 난다.

핀란드 헬싱키의 겨울날, 아이와 함께 연어 수프를 먹으며 따뜻한 순간들을 나눌 수 있었다.

Fazer_헬싱키카페_연어스프_핀란드전통음식_핀란드브랜드_디자인

Fazer 위치 정보


카페를 들리는 것은 아이와의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가려는 이유도 있다. 엄마와 딸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랄까. 상하의 관계도 아닌 두 여자의 수다를 떠는 시간을 위해 가기도 한다.

우리는 초콜릿과 뜨끈한 수프 앞에서 친구처럼 가까워질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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