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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현 Jan 18. 2024

[언포기버블] 삶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만드는 방법


산드라 블록과 그 여동생, 여동생을 입양한 부모, 죽은 경찰관의 아들 형제. 영화 언포기버블에는 온통 피해자 뿐이지만, 가해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모두가 피해자이지만, 피해의식도 없다. 경찰관 아들 형제만 빼고.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 했을 뿐인데 그게 무고한 타인의 삶에 피해를 입히고, 자기 입장에서만 상대를 판단하고는 그게 옳다고 믿는 나약하고 불완전한 인간. 그런 인간이 서로 얽키고 섥키면서 피해가 또 다른 피해를 낳고, 오해 또한 또 다른 오해를 낳는다. 삶이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일까?


산드라 불록은 말한다. 삶은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고. 그런 삶은 자신을 소중한 것들 곁에 있을 수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기 자신과 타인의 나약함과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럴 때 삶도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인간과 삶에 대한 이토록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는 이야기와 연출, 연기가 놀라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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