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하는 사람 Apr 10. 2023

그냥 하는 사람

어쩔 수 있나, 그냥 하는 거지 뭐

아 하기 싫다, 그래도 뭐 어쩌겠냐 그냥 해야지 뭐


회사 동기 중에 이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가 있다.

예전에는 이 친구를 볼 때면 얘는 생각을 안 하고 사는 건가 의지가 없는 건가

불만이 많은 건가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근데 요즘은 대단한 친구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할까, 꺾여도 하는 게 중요할까



이번 월드컵 시즌 때 중꺾마가 유행했다. 예전이라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했겠지만 요즘엔 마음의 꺾임과 관계없이 그냥 하는 거, 그래도 하는 것의 위대함이 더 맘에 와닿는다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마모되어 가는 일이 많다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험이 쌓이고,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욕을 먹거나 책임만 져야 하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마음이 마모된다


모든 게 의미 없고 내가 미쳤다고 그렇게 하나,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나, 이거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이런 생각들로 생각회로가 변경된다

나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내가 무슨 영광 누리겠다고"라는 말을 많이 한다

대체적으로 나라는 인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이지만 뭔가 귀찮거나 힘든 일을 할 때 많이 말하는 핑계


나이가 들수록 핑계는 늘어지고 얼핏 듣기엔 말이 되는 이유는 쌓인다

근데 나는 안다. 이렇게 저렇게 돌려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핑계라는 걸


그저 하는 사람이 대단하다



그래서 서두에 말한 친구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 친구는 마음이 정말 동해서, 정말 하고 싶거나 동기 부여가 돼서 아니면 뾰족한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해내야 하는 일이다라는 그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다

마음이 꺾이고, 결과가 안 좋을게 눈에 보여도, 때로는 하지 않을 수 있는 핑계가 오만가지가 있어도

어쩌겠냐 그래도 해야지, 그냥 해야지 이런 마음으로 뭐라도 하나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게 된다


"왜" 만큼 중요한 단어도 없지만, "왜" 만큼 사람을 좌절시키는 단어도 없다

윗사람으로서는 "왜"를 생각하고 그저 나 개인의 일을 대할 땐 "어떻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