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도와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

나 힘들어, 안아줘

나는 드라마를 좋아하진 않지만 어떤 드라마는 굉장히 위로가 된다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는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드라마인데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가 이 장면이다

                                         [출처:멜로가 체질 드라마 캡처]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고 2년 넘게 홀로 힘들어한 주인공이 다른 친구들에게 나 힘들다고 나 좀 안아달라고 하는 장면이다. 이때 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맙다는 내레이션도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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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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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에게든 폐 끼치는 걸 싫어한다. 뭔가 내가 민폐가 되는 상황이 너무 부담스럽고 싫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나의 일상을 털어놓는 것도 굉장히 어려움을 느낀다

홀로 묵묵히 견뎌내며 이겨내는 것이 미덕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건 결코 미덕이나 훌륭한 사람의 덕목 같은 게 아니다

진짜 대단한 사람은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힘들다고 말한다는 건 나의 약점 일 수도 있는, 또는 나의 부족한 면일 수 있는 어떤 속살을 상대방에게 내비치는 것이기다. 그렇기에 이런 약점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이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더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겁을 낸다. 이걸 말하면 피해를 보지 않을까 또는 상대방이 무관심하지 않을까,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하지만, 살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들어줄 마음이 있고 위로해 줄 따스한 가슴이 있다

무언가를 해결해주진 못하더라도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그저 안아주고 함께 울어줄 수는 있다

물론 주변에 그 힘듦을 진심으로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도 역시나 큰 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 힘들고 어렵다면 이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그저 털어놔보자.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정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당신을 진심으로 위로해 줄 것이고 돌봐줄 것이다

나도 예전에 우울증이 심하게 온 적이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와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몰고 가는 감정이었다

그저 예민해서 나약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때 알게 된 게 너무 한 순간에 이성과 감정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무슨 생각을 해도 끝으로만 끝으로만 향해갔다

1주일간 잠을 못 자고 너무 힘들어서 자살이라는 걸 고민할 때 엄마를 만났고 엄마가 너무 미안해하며 어떤

책망도 없이 그저 안아주는 모습에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고 주변에 친구들한테도 감정을 털어놨다. 사실 신경이나 쓸까 했던 친구들은 기꺼이 나를 보러 먼 길을 달려와주었고 아무것도 아니라며 감기 같은 거니 약은 꼭 먹고 언제든 전화하고 말하라며 위로해 줬다

만약 나한테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거나 정말 힘들다고 말을 했다고 하면 나 역시도 진심으로 위로해 줬을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은 다 나 정도는 착한 사람들이니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당신을 모른 척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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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돌봐주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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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시대고 냉정한 시대고 차가운 시대며 공허한 시대다

이럴수록 우리 서로 돌봐주면 좋겠다 힘들어 보이는 친구가 있다면 한 번 더 말을 걸어주고

고민이 있다면 그저 들어주고 대안이 있다면 함께 고민해 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하지만, 바쁜 생활 속에 나 자신도 돌보지 못하는 삶 속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니 표현하자, 나 좀 안아달라고

그러면 기꺼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안아줄 것이고 돌봐줄 것이다

우리 용기를 내자

* 아스트로 문빈 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