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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사람 Apr 14. 2023

비밀이라면 말하지 마요

나는 알고 싶지 않다

혹시, 그게 중요한 얘기 거나
다른 사람은 알면 안 되는 비밀이라면 저한테 말하지 말아 주세요


비밀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 그리고 터놓고 하는 얘기들

남들이 모르는 소식이나 뒷얘기, 일견 흥미진진해 보이는 이런 이야기들은 나는 관심이 없다


비밀을 안다는 것의 불안함



우리가 흔히 비밀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거나 밝히고 싶지 않은 어떤 치부나 약점, 은밀한 이야기다

예전에 나는 이런 뒷얘기나 비밀스러운 얘기를 나누면 그 사람과 나와 끈끈한 유대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비밀을 안다는 건, 굉장히 두려운 얘기다. 그게 그 사람의 약점이나 치부라면 이 소식이 나 아닌 누군가에 의해서 회자되는 순간 나는 그런 소문의 진원지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알려주진 않았지만 우연히 알게 된 비밀은 더 큰 독이다

내가 그 비밀을 안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내가 의도치 않게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낮추기 위해 나에 대한 험담이 많아지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누군가의 치부를 알거나 조직의 비밀을 아는 것을 무기로 삼는 사람들도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알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요즘 비밀을 말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한다

그 잠깐의 재미를 얻기에는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어색해지는 경험이 훨씬 많다


모른 척하는 것



예전에 '나의 아저씨'에 비슷한 일이 나왔다.

뺨을 맞아도, 욕을 먹어도 괜찮다 그냥 나 혼자면 괜찮다 근데 가족이 보는 앞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족이 알게 되면 그 가족의 눈빛을 속상함과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롭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정말 공감할 상황이다 직장에서 상사한테 혼이 나도 친구들한테 무시를 당할 수도 있는데 그걸 내 가족이, 내 와이프가 보게 된다면 그리고 내가 우리 가족이 봤다는 걸 알게 된다면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꼴 보기 싫은 사람이라도 가족 앞에서는 칭찬해 주고 괜찮다 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비밀은 이런 상황과 똑같다

보고 싶지 않은 상황, 그래서 알고 싶지 않은 상황, 내가 그걸 알고 있을 때 겪어야 하는 어색함과 불편함

그래서 나는 비밀을 말하는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고 혹시나 우연히 알게 되면 모른척한다


요즘 연예인들 가십이나 회사 내 사람들의 사생활, 수근수근.. 우리 모두가 조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설령 알아도 모른 척해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조금 더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신동엽이 방송에서 내 욕을 하는 사람은 오히려 보지만, 그 욕을 전달해 주는 사람과는 다시 보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우리 서로 몰라도 되는 것들은 모른 채 살아가고 알게 되더라도 모른 척 못 본 척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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