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이면이라는
그래봐야 그가 하루종일 몰두한 일은 고작 여기저기 둘러보고 수집한 것들을 재편집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만 번쯤 그런 일이 쌓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어떤 이는 말하지 않았던가. 베끼고 붙이고만을 수만 번 반복한다 할지라도 과정이나 결과적 차이의 흥미로운 지점들이 생기긴 할 것이다. 토를 달아 액면가를 따져 들인 노력과 시간의 손과 익을 계산 해 제시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비대칭적인 환산법_한쪽으로 치우친 가치_이 결정되면 그저 따르기만 해야 할 수도 있겠고. 아무튼 아무개의 손을 떠나자마자 이미지와 텍스트는 당장 아무나의 다른 것이 되고 또 되고 또 된다. 디지털이 빠르게 돌아간다. 그래서 알다가도 모른다. 그렇고 그렇지 않다. 최고고 최악이다. 그렇게 아름답다가 추하다. 사실이며 거짓이다. 유용하고 무용하다. 모호한 그 둘 사이에 늘 존재하는 습관적 대칭과 인내력의 경험적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업로드된다.
흑백은 가쁜 것들을 단번에 응축해 버린다. 흑과 백 사이 펼쳐지는 무수한 그러데이션의 층위에 도착하는 아날로그적 멜랑콜리는 연구대상이다. 미묘한 흔들림이 잠시 머물다 지나간다. 흑백은 시간을 준다. 기다린다. 물론 셀 수는 없다. 알알이 빛을 받아 차분히 반사하거나 흡수할 뿐이다. 현상(現狀) 유지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