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첫째 주에 부모가 가장 묻고 싶은 건,
‘친구는 몇 명을 사귀었는지, 누구랑 놀았는지, 쉬는 시간에 혼자 놀지는 않았는지’ 등 친구와 관련한 궁금한 사항이 많다.
전문가들이 ‘부모가 아이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로 꼽히는 ‘친구 몇 명 사귀었니?’라는 질문.
그 질문은 부모에게 아이와 친구관계는 ‘학교생활을 잘하는 것’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가장 궁금할 수밖에 없다.
아이 나름대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라는 넓은 세계로 들어와서
유치원 때는 조금은 용인되던 부분이 초등학교에서는 규칙과 규율이라는 전제하에 명확하게 알고 따라야 한다.
놀고 싶어도 ‘40분’을 앉아야 하는 수업시간이 있는 것처럼.
긴장도도 높은 상태인데 자꾸 엄마, 아빠가 학교생활을 꼬치꼬치 캐묻는 게 아이로서는 불편하고 ‘내가 학교생활을 잘 못 하고 있는 건가?’라는 자기비판도 하게 된다.
처음 입사할 때 또는 이직할 때 그 첫날을 생각해 보면, 아마 아이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아이의 학교생활과 관련한 마음을 끄집어내고 싶어서 이렇게 했다.
우선 공개수업 때 아이 교실 칠판 옆에 책상 배치도(거기에 이름이 적혀 있음)를 보고 번호와 이름을 외웠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나 너희 반 친구들 번호랑 이름 다 외웠어!”
아이는 ‘맞춰 보라’면서 내가 반 친구들 번호와 이름까지 외우는 걸 좋아했다.
그렇게 대화하다 보니 아이가 자연스럽게 친구 얘기도 해줬다.
또 한 가지는 마음 맞히기 게임!
“윤우야~ 오늘, 네 마음을 엄마가 맞춰볼게. 음... 오늘 윤우 마음이 좀 뜨거웠는데?”
스트레스받은 걸 얘기하려고 ‘뜨겁다’고 해 봤는데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
“앗! 엄마~ 뜨거운 거 어떻게 알았어? 오늘부터 학교에서 에어컨 꺼서 더웠어...”
피식 웃음이 났다. ‘이게 통하는구나?!’
오늘 몇 번 웃었는지도 맞혀보고~ 급식표를 미리 보고 ‘오늘 이거 먹었지?’도 유추해 보면서
아이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지금 우리 아이는 2학년인데, 1학년 때보다 훨씬 더 친구 얘기, 학교생활 얘기를 많이 해준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에게 ‘관심 있다’라고 생각하고
자기 마음을 잘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