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가기로 마음을 굳히자 그다음은 물 흐르듯 흘러갔다.
우선 비행기 티켓부터 재빨리 끊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 안에서 행복의 씨앗 하나가 움트는 느낌이 들었다.
수술 두 달 만에 해외에 갈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적잖이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도한 것도 같았다.
발리에 꽂히기 전까지는 내가 40여 일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오겠다고 해 그를 기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내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순례길 800km를 걸으며 몸을 혹사시키는 것에 비하면 발리 요가 여행 정도야 애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발리 TTC의 공식 일정은 일주일이었다.
나는 그보다 먼저 떠나기로 해 총 2주의 일정을 잡았다.
이전에 요가 지도자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민서샘도 함께였다.
요가 강사이자 이번 TTC의 메인 매니저인 그는 발리 일정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우리는 전 세계 요가인이 모인다는 발리 우붓 '요가반'에서 원 없이 수련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요가반 바로 앞 숙소까지 예약하고 나니 정말로 꿈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았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장장 2주에 걸친 발리 요가 여행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암 수술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끝났다.
의사로부터 "운이 좋아 갑상선의 30%만 떼어냈으니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매일 복용할 각오를 했던 호르몬 약을 먹지 않아도 됐고, 우려했던 피로감도 잠깐 왔다가 사라졌다.
목에 남은 흉터가 신경 쓰이긴 했지만 수술이 무사히 끝난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나마스떼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를 발리로 보내 주시는군요.
저 진짜 발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