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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카치 Jan 29. 2021

4. 소소한 연남동 산책 하나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걷기

https://youtu.be/dl_-fCLoOqk


연트럴 파크의 끝자락, 성미산로 27길은 홍대입구역보다는 가좌역에서 가깝다.

원래 이곳은 마포구에서

개발이 덜 된 구역이었고 지금도 곳곳에

미개발의 흔적이 남아있다.


따뜻한 날이면

할머니들이 평상에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시거나  

커다란 파라솔을 펴놓고 주무신다.

해바라기가 피어있다면 딱 좋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다.


할머니들의 모임터 뒤편으로 언제부턴가 모던하면서도

조신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동네의 느낌이 확~ 달라졌는데,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처음 건물이 올라갈 때부터

이미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으니까.

나는 꽤 오랫동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이 재창조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은

이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신축 건물들이

어찌나 깔끔한 골목길을 만들어 냈는지......!


사소한 이야기 1>


누가 홍대에서 약속이 있다고 하면

나는 꼭 묻는다. 홍대 어디?


(이견이 존재하겠지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홍대’는 연남동, 홍대 전철역 근처,

걷고 싶은 거리, 홍대 놀이터 근처,

주차장거리, 상수역 근처, 당인리 발전소 근처,

산울림소극장 근처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합정동, 망원동, 연희동까지 싸잡아서 ‘홍대’라 칭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모두를 두루뭉술

홍대라 칭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지역마다 모이는 사람의 연령도 다르고

컬러도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홍대 전철역에서 노는 사람은

상수역이나 놀이터에 진출하는 일이 많지 않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홍대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헤쳐 모이는

커다란 문화 복합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오직 홍대 지역만을 공략하는

문화정보 매거진 ㅅ이 2009년 창간된 이래 아직까지도 쉼 없이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만 봐도

이 지역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소한 이야기 2>



성미산로 29길은 과거 완벽한 주택가였다.

나는 이곳을 내 맘대로

연남동 가로수길이라 불렀다.

화초들이 줄지어 서있어서

낮 동안은 천천히 걷기 좋은 반면

어두워지면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옛일이 되어 버렸고

오밤중까지 시끌벅적한 장소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꼭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그렇게 변했다는 거다.)


오래전, 내 맘대로 연남동 가로수길 한쪽 끝에

재봉틀이 놓여있는 특이한 카페가 있었다.

몇 번 진입을 시도했으나

문이 잠겨있는 날이 많아 번번이 실패했다.

영업을 하는 날에도 혼자 들어서기는 어려웠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기 미안할 정도로

협소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엇갈리는 사이 카페는 문을 닫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정말 뭐든 빨리 바뀐다.

다이내믹한 것은 좋은데,

이럴 땐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연남동 근처에서>


따뜻하고 볕 좋은 날이면 ㄱ마트에서

작은 와인과 간단한 안주를 사들고

(마트와 연계되어 있는) g카페 테라스에 자리를 잡곤 한다.

그러나 겨울에도 실망할 것은 없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진 느낌이 드는 실내도 훌륭하니까.

이곳은 클래식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차분한 음악이 나와서 작업하기도 좋다.

참! 노트북은 2,3층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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