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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카치 Jan 24. 2021

3.소소한 연희동 산책 둘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걷기

https://youtu.be/DHAViJDUyq0

코로나 시대의 소소한 골목 산책 음성


연희동 여행의 출발점은 역시 ㅅ쇼핑센터다.


일단 많은 핫플레이스들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중교통 연결도 쉽다.

허기진 배를 채워줄 먹거리들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쾌적한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다.

혹시 귀가 전, 저녁 장을 보실 계획이라면

라커와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여행자 거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여행자 거리라 하면

방콕의 카오산 로드가 떠오른다.

카오산 로드의 경우,

이동 간 요충지 이상의 의미를 지녀서,

어떤 이는 그저 어슬렁거리며

몇 달씩 그 거리에 머문다.

사람이 많은 곳은 먹거리와 놀거리가

몰려들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곳 자체가 핫스폿이 된 것이다.

아예 카오산 로드를 즐길 목적으로

방콕행 비행기를 타는 여행자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연희동 ㅅ쇼핑센터 주변은

이와 전혀 다른 느낌의 거리다.

쇼핑센터를 가운데 두고 ㅁ자로 천천히 걸어보자.

아기자기한 상점들 사이로

오래된 주택가임을 증명하는

옛날 철물점이나 반찬가게들이 보인다.

그 어느 곳 하나 북적대지 않는다.


혹 춥거나 다리가 아프다면

근처에서 04번 마을버스를 타고

동네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04번은 앞서 소개한 사진관과 편의점 사이 길을 지나 작은 구릉을 향한다.


소소한 이야기 1>


연희동에는 유난히 꽃집이 많다.

돌아다니다 눈에 띄는 곳만도 수십 개다.

그 스펙트럼도 넓어서,

시장에 있을 법한 소규모 농원부터 동네 꽃집,

그리고 가게 자체가 꽃보다 아름다운,

에지 있는 플라워샵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상호만 들어도 달콤해지는 c꽃집이다.

지난번에 들렀을 때는 주인장이 꽃들 뒤에서(완전히 꽃들에 파묻힌 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부럽기도 했고.

능력이 된다면 꽃만이 아니라 꽃집 전체를,

아니 건물 전체를 통째로 차지하고 싶을 정도다.


작년 어느 따뜻한 날에 나는 엄마에게 줄 선물로 연보랏빛 캄파눌라와 순백의 카라를 골랐다.

연희동과 꼭 어울리는 꽃들이었다.


혹 기분전환이 필요하신 분은 주말에 연희동으로 꽃구경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소소한 이야기 2>


연희동을 찾는 이에게 권할 만한 쇼핑 아이템은 역시 손으로 만든 액세서리나 중고 문구류다.

그러나 연희동에도 재미있는 옷가게들이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먼저 저울로 무게를 재어 옷의 가격을 매기는 k중고샵을 소개하자면,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물건이 많아서

민소매 셔츠부터 퍼 코트에 이르기까지 봄여름 가을 겨울의 옷을 모두 구매할 수 있다.

쇼핑이 끝나면,

혹은 쇼핑 중에 휴식이 필요하다면

루프탑에 위치한, 잔디 깔린 카페에서

차와 술을 즐길 수도 있다.


중고품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산뜻한 분위기의 스트리트 패션숍을

둘러봐도 좋겠다.

앞서 소개한 (k꽃집이 속해있는) 복합 공간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중고샵과 이곳은 둘 다 k으로 시작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가격차도 상당하다.


물론 스트리트 패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연희동에는 오래된 동네 옷집이 더 많다.

레트로 풍의 특이한, 자신만의 옷을 골라보자.


연희동 주변에서>


지역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거창한 의무는 없지만

이 동네에서 붕어빵 하나라도

구매해야 할 것 같았다.

연희동에 왔으니 단팥죽이 무난하겠지만

가게로 향하는 중 오래된 베이커리 ㄷ빵집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름난 파티시에의 이름을 앞세운 빵도 좋지만 달콤한 옛날 빵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이번 골목여행은

맛난 소라 모양의 빵을 먹으며

마무리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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