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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카치 Jan 23. 2021

1.소소한 골목 산책  프롤로그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걷기

https://youtu.be/X0gKEMgJ4kw

코로나 시대의 소소한 골목 산책 음성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보통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설사,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곳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들뜬 분위기 만으로도

그곳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자료도 얻기 쉽고 접근도 용이하다.

그래서 나는 일단 핫하고 힙한, 그곳에 간다.


메인 로드를 둘러본 후,

나는 골목으로 들어가 자발적으로 길을 잃는다. 매우 자주.

그러면 내게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블레드 호수도 아름답지만 근처 식료품 가게 앞, 하얀 돌바닥도 사랑스럽다.

숨이 턱~ 막히는 북경의 후통조차도,

소의 배출물이 즐비한 바라나시의 골목조차도,

작은 거리는 늘 나를 설레게 한다.


나는 기꺼이 그 소박한 길과 사랑에 빠진다.

골목길은 지나치게 많은 이들과

공유할 필요가 없으며

혹여 한동안 무심했다 해서

내가 책망받는 법도 없다.

이렇듯 속이 깊다 하여

오래 보아 지루한 상대도 아니다.

그는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르며

봄, 여름, 가을, 겨울, 남다른 패션 감각도 보여준다.


지금부터 언급할 거리들은

어느 누군가 수천 번 지나다니면서도

눈길 한 번 줘 본 적 없는,

그렇고 그런, 작고 싱거운 길들이다.

그러니까 만약 대단한 것을 기대하셨다면...

크게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


소소한 이야기 1>


나는 관광지로서의 서울이

매우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울은 교통체증이 심하고

대기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다.

찍어낸 듯 똑같아 보이는 아파트촌의 모습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타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장점이 있으니,

이는 바로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만들어내는 역동성이다.

(유명 관광지 중에 종종 도시 전체가 커다란 세트장 같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 있다.

이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표정이 어색하고 생기가 없다.)


게다가 서울은 한강과 북한산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아름다운 산을 끼고도는,

홍은동에서 세검정, 평창동, 정릉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너무나 사랑한다.


지난 몇 년 서울의 곳곳을 걸으며

나는 정말이지,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소소한 이야기 2>


몇 년 전, 엄마가 거동이 불편해지시는 바람에

나는 해마다 떠나던 배낭여행을 포기해야 했고 그제야,

본의 아니게 이 도시(근교 포함)의 뒷골목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전 국민이 사실상 격리 상태에 놓인 지금,

하잘 것 없는 나의 경험과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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