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걷기
https://www.youtube.com/watch?v=HtuGd_MVZmI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해방촌 방향으로 걸어본다.
너무나 평화로워서
왼쪽 담벼락 너머에 군인들을 위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더구나 지금은 걷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 시기에 만들어지는
연녹색, 여린 잎사귀를 많이 많이 바라보자.
특히 눈에 좋다 하니!
사소한 이야기 1>
경리단길 안쪽에 위치한 일명 보석길.
그곳 메인로드에 그 유명한 ㄱ레스토랑이 있다.
이 가게를 등지고 정면을 보면
깎아지른 듯한 언덕길이 보인다.
비스트로와 편의점 사이로 올라가면
놀이터로 이어지고
회나무로 13나길 표지판이 보인다.
처음 이 거리에 들어섰을 때,
언덕 위에 위치한 붉은 벽돌 건물을 발견하고
나는 그만... 첫눈에 반해버렸다!!!
건축 일을 하고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리노베이션 건물이라 한다.
이 작업에는 이미 이 구역의 셀럽이 되어버린,
외식 문화 기획자 장**씨가 참여했다고.
(보석길을 그의 이름을 따서
장**거리라 칭하는 이도 있다)
수년 전 이 건물에서 밥을 산 적이 있다.
친구들에게 벽돌 건물의 위치를 찍어 보냈는데,
걸어서 온 친구, 차로 온 친구, 양쪽 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비 찍고 오면서 이렇게 벌벌 떨긴 처음이라는 둥,
경사 진 곳인 줄 알았으면
등산화라도 챙길 걸 그랬다는 둥...
우리는 그 거리에서 밥, 술, 커피까지 모두 해결했고,
그 날의 모임은 해피엔딩이었다.
그때 우리가 느꼈던 따뜻한 감정은
언덕을 내려올 때
거리를 가득 메웠던 멋진,
라이브 재즈 연주 때문이었을까?
그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친구들은 도착한 지 10분 안에
이미 이 거리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허망한 소리겠지만,
아마도 그닥 큰 이유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사소한 이야기 2>
이 동네는 사진 찍을 곳 투성이다.
집이고 건물이고 카페고 계단이고
심지어 공사 현장마저도...
어디든 그림이 된다.
사진 찍는 솜씨가 형편없어서,
그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녹사평역 근처에서>
녹사평 언덕과 경리단 사이에 위치한
일명 츄러스 골목.
과거, 인기 좋은 루프탑이 있었는데,
웨이팅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길바닥에 앉아 음료를 마셨다.
그러다 날이 저물면
형형색색 불이 켜지고
그 자리는 야외 클럽으로 변신했다.
마치 축제에 참석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문을 닫은 곳이 많다.
그나마 남아서 이름값을 하고 있는
추로스 가게가 반가울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