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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Aug 21. 2020

이 책을 읽어야 하는 3가지 이유

나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정규 교육으로 배워야 할 과목 중 하나가 ‘경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고 세상의 많은 부분이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탄탄한 경제적 지식은 개인의 재정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부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제 위기가 왔을 때 정부의 대처 하나하나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국민의 경제적 지식이 높을 때 국민의 눈치를 보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더 옳게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는 경제 말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일찍부터 배워야 하는 과목이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 있다. 바로 ‘전염병’이다. 왜냐하면 오늘 내가 리뷰할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대유행병의 시대’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대유행병의 시대’에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코로나 사태 이후 팬데믹과 관련된 많은 책을 읽어보았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책이 <대유행병의 시대>이다. <대유행병의 시대>는 놀랍게도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에 출간된 책이다. 책 내용을 보면 소름 끼치게도 현재 코로나 사태의 대부분을 예언이라도 한 듯이 적혀 있다. 물론 번역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대유행병의 시대>를 번역하는 도중 코로나가 터졌고 저자가 추가 집필을 통해 코로나 관련 원고를 보내줬기 때문이다. 좋은 책의 판권을 살 수 있었던 것도 저자의 추가 원고도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


<대유행병의 시대>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통찰을 이야기하기 전에 <대유행병의 시대>는 다른 관련 책들과 다른 특별한 미덕 한 가지가 있다. <대유행병의 시대>의 저자인 마크 호닉스바움 박사는 전염병 역사학자이다. 전염병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학자로의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역사학자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 ‘내러티브’ 구성 능력이 강하다. 한마디로 글을 잘 쓴다.


마크 호닉스바움 박사의 ted 강연


<대유행병의 시대>의 서술방식은 꼭 전염병 전문가의 역학조사 같다. 20세기 이후 창궐한 스페인 독감부터 코로나19까지 약 10개의 전염병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퍼져나갔으며 우리들의 대처는 어떻게 되었는지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대유행병의 시대>을 통해 각 전염병과 그에 대응하는 우리 인간의 실체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대유행병의 시대>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여러 가지 통찰 중에서 3가지 정도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1. 팬데믹은 단지 바이러스 문제가 아니다.


<대유행병의 시대>에 드러나 지난 100년 동안의 전염병의 역사와 현재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가 확실히 배울 수 있는 사실은 팬데믹은 단순히 바이러스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행병은 철저하게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문제이다. 



전염병에 대한 지식 수준과 정보 공유 수준, 정부 당국의 방역 전략과 리더십, 각 지역의 문화, 도시화와 주거 수준, 각 국민들의 대처 등에 따라 전염병의 파괴력이 달라진다. <대유행병의 시대>은 이점을 매우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우리가 놀란 점 중 하나는 우리가 최고의 의료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미국과 유럽의 대처가 한국, 중국 등의 동양 국가들보다 더 미흡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2019년에 이미 합리적으로 예견되었던 사항이다. <대유행병의 시대> 역학 전문가인 로이 앤더슨의 말을 인용하며 사스가 만약 서양에서 시작되었다면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견해는 사실이 되었다.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이제 <대유행병의 시대> 같은 책이 시민 교양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전염병에 대해 우리 아이들이 일찍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염병의 창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겠지만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훌륭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2. 전염병은 인간의 교만을 먹고 창궐한다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전염병 또한 우리는 더 잘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대유행병의 시대>를 보면 우리는 놀랍게도 반복적인 실수를 한다. 바로 교만과 방심이다. 실제 전염병이 시작되면 관련 연구 펀드가 늘어나지만 전염병이 사라지면 관련 자금이 금세 메마른다. 



코로나? 코로나에 대해서 이미 잘 안다고 생각했다. 코로나는 전문가들 사이에 인기 있는 주제도 아니었고 심지어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이 된다는 것은 조크로 여겼다. 물론 메르스와 사스라는 또 다른 코로나의 파괴력이 드러나면서 몇몇 현인들의 경고가 있었지만 눈부신 의학의 발전과 막대한 경제력에 자신한 우리는 또 다른 거대한 팬데믹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반성하지 않는다면 대재앙은 코로나19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3. 코로나 이후에도 팬데믹은 반드시 온다.


이 책의 마지막 결론이자 우리가 가슴에 새겨야 할 통찰이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우리는 반복된 역사를 또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정도, 아니 그 이상의 파급력을 낼 수 있는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삼고 전염병 대한 연구와 방역 시스템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에게 전염병을 야기할 수 있는 미생물은 얼마나 있을까? 연구에 의하면 발견되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만 최대 1만 3000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그렇다.



게다가 최근 전염병 발병 사례가 정량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세계화에 따른 연결성과 육류 소비의 증가(야생 동물 섭취), 환경 파괴에 의한 서식지 상실로 야생 동물과 인간의 접촉 빈도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보다 더 전염병에 취약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유행병의 시대>는 시의적절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필수 교양서로 <대유행병의 시대>를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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