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by 이뉴

아무도 자세히 이 사건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정확한 사실은 하늘에 있는 엄마만이 알 수 있다. 다만 외도는 분명한 사실이고, 중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내가 태어나고 나서도 사고를 많이 쳤다고 한다. 낙향한 이유가 아마 그것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 뒤로 동생이 아프기 시작했고, 아버지라는 작자는 집을 나가버렸다. 간혹 들어오기는 했지만,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자식을 돌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나 역시 그랬다. 동요에 나오는 그런 아버지는 진즉에 버렸다. 원한을 가지고 구천을 떠도는 원귀처럼, 나의 분노도 고농축으로 쌓여 갔다.




얼마 전, 친구의 이혼 소식을 들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배우자의 귀책으로 인해 발생한 친구의 이혼은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다. 처음에는 용서까지 생각했었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결국 이혼을 안 했고, 그래서 발생하는 괴로움이 더욱 커지는 것을 보고 살았기 때문에 이혼을 적극 권장했다. 어차피 선택이야 본인이 하는 것이기에 더 말할 수는 없었다. 결국 친구는 이혼을 했고, 마음까지는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 보기엔 아들들과 아주 잘 살고 있다.


한 순간에 강제적으로 편모 가정이 된 나는 법적으로 존재하는 아버지 때문에 이러저러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 천하의 몹쓸 놈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이 사람이었다. 지금도 입에 담기가 싫은 정도로 구역질이 난다. 나도 참 이기적이다. 동생의 아픔도, 나의 가난도 전부 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거의 내가 유일하게 탓한 것이 이 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넘지 못하면 나는 나의 성장을 조금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용서라기보다는 단지 나를 위해서였다. 내가 과거에 계속 사로잡혀 있다면, 나아가야만 하는 시간 앞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채 분노만 할 게 뻔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성장을 했고, 성공을 맛본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발을 이 땅 위에 두 발로 서 있게 만들었다. 때로는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어떠한 성공보다 나을 때가 분명히 있다.




지금은 적어도 괴로워하는 마음은 없다. 요즘 들어 걱정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이 죽었을 때 내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쓸데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 나이도 삼십 후반이니 그 사람의 나이도 꽤나 먹었을 게다. 그렇다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언젠가는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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