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관에 입사를 해서 3개월 정도 일을 하고 있는데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고 연락이 왔다.
직원 복지도 괜찮고, 급여도 많은 편이고, 일도 이전에 비해 적은 편이라 조건으로 따진다면 만족스럽다고 하였다. 하지만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앞으로도 마음이 가지 않을 것 같다며 하였다.
주변 친구들은 어디 가든 힘든 것은 다 있는데 조건도 좋은데 왜 나오려고 그러냐며 모두 만류를 한다고 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 퇴사를 희망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너무 불안정한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서 상담 차 연락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관 채용공고가 나온 걸 보고 서류를 넣어보고 싶다고 했다.
관리자 입장에서 같은 상황이라고 하면 쉽게 뽑을 수는 없는 상황이긴 하다. 채용을 하는 입장이라면 서류통과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또 마음에 맞지 않으면 퇴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우선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3개월 만에 다른 곳에 이직을 희망하는 상태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될 요인이 컸다. 그래서 왜 이직을 해야 하는지가 더 명확해야 함을 이야기해주었다.
조건을 바라보면서 견뎌낼 것인가,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생각들이 더해져 고민이 더 커지고 있었다. 서류를 내지도 않았는데 서류 통과 후, 면접 후 일까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어떤 선택을 하던 후회는 따르는 법이다.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라고 하면 주사위를 던져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류를 제출한다고 서류가 통과되는 것도 아니고, 나아가 채용이 다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선은 서류를 제출해보라고 했다.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또 지나고 나서 이 순간을 후회할 것 같기 때문에. 대신 이왕 할 거면 최선을 다해서 해보라고 했다. 그래야 후회가 안 남을 테니. 지금은 그냥 당장 주어진 상황만 걱정하고, 대비하라고 했다. 서류가 통과되던 면접을 보던 그건 이후에 생각해보자고.
이 후배와 통화를 하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시기가 다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5년 미만의 경력이기 때문에 이직을 하려면 지금이 이직하기 더 좋은 시기란 생각이 들었다. 경력이 쌓일수록 이직을 하는 게 더 어려워지는 걸 느끼기 때문에. 그리고 이왕 그 기관에서 퇴사를 하려면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직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 기관을 위해서도.
다들 만류하는 그 후배에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건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라도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가 더 클 것 같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직을 마음에 품고 있는데 모두가 반대하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해서 이왕 할 거면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줬다.
결과는 두둥~
서류 통과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래서 그 후배는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난 3개월 내 퇴사를 하려고 했던 것이 마이너스로 크게 작용된 것 같다고. 힘내라고 지금은 그 기관에서 더 열심히 일하라는 신의 계시라고.
결과는 서류통과가 되지 않았지만 도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후배는 지금 이 순간을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그거면 된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