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조금 나누어 주면 안 되나요?
-맞은편 상대방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만-
점심시간이 되면 보통 직원들이 다 같이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기관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개인적 약속이 없으면
보통 다 함께 점심을 먹는 편이다.
점심을 테이블마다 앉아서 먹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밥을 먼저 먹으면 하나 둘 개인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앞사람이 밥을 먹고 있으면
내가 밥을 다 먹었더라도 기다려주고 같이 일어나 식판을 정리하곤 했다.
근데 어느 시점부터는 앞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 중이라도 먼저 밥을 먹은 사람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럼 어느 때는 그 테이블에 혼자 남아 밥을 먹는 직원이 있기도 했다.
나는 그게 계속 좀 그랬다.
물론 밥을 다 먹은 직원이 혹은 상사가
앞에 앉아 자신의 밥 먹는 걸 바라보고 있는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밥을 먹고 있는 직원을 두고 일어나
다 가버리는 건 좀 매정 하단 생각이 든다.
점심시간은 개인 휴게시간이 맞다.
그래서 빨리 밥을 먹고
쉬고 싶거나 개인적인 볼일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마주 앉은 직원이 밥을 다 먹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음에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난 조금은 그랬다.
서로 밥 먹는 속도를 조금만 맞춰서
밥을 먹는다면 비슷하게
식사가 종료될 수 있을 텐데.
조금의 배려가 더해지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외근을 갔다가 늦게 들어와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럼 나는 일하다 늦게 왔는데 밥도 혼자 식당에 앉아 먹는 모습이 안쓰러워 그 직원 앞에 앉아 있는다.
그 직원에겐 내가 상사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밥 먹는 동안 이야기도 하면서 앞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하루의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동료인데
맞은편에 앉아 식사하고 있는 동료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만
나의 시간을 조금 나누어준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물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지만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난 좀 그렇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점심시간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냥 나의 시간을 조금 나누어준다는 생각으로
조금의 배려가 더해지면 참 좋을 것 같은 점심시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