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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Apr 13. 2024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난 어디서든 주목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목이 집중되는 걸 부담스러워하기 하고, 리액션이 크지도 않은 사람이다. 반면 주변에는 주목받기를 좋아하고, 리액션 부자들이 많이 있다. 한 번씩 그들의 과한 리액션에 몸서리가 쳐지고, 과한 리액션에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리액션 부자들이 한 번씩 부러울 때가 있다. 행동이나 말로 바로바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울 때가. 물론 그 리액션이 모두 진실성을 가지진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누가 봐도 찐 리액션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나의 감정을 숨겨야 한다,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라 생각하진 않지만 내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기보다는 혼자 삭히는데 익숙하게 살아왔다. 물론 직장 생활 내에서는 나의 감정이 다른 사람의 감정선을 침범해서는 안된다 생각하기 때문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그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나의 삶에 있어서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익숙지가 않다. 이건 직장생활 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지만 직장 생활 외 개인적인 생활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업무처리 과정에서 팀원들이 화나게 하면 까칠해짐으로 그건 다 알 것이다.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하지만 그 외에는 크게 감정의 변화도 없고, 표정 변화도 잘 없는 편이다. 그래서 친분이 형성되기 전 타인이 보는 나는 차가워 보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친분이 쌓여도 차갑게 보는 이들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직장 내 실무 현장에서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있는데 정작 나 스스로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까진 하는 것 같지만 감정을 표현해 내는 능력은 아주 미숙한 편 인듯하다. 나도 잘하지 못하면서 이용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때가 많다.




물론 상황에 따라 감정을 숨겨야 할 때에는 숨기고, 감정을 표현할 때는 표현이 되면 가장 베스트겠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특히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나의 감정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예쁜 경치를 봐도 그냥 예쁘네 정도이고, 맛있는 걸 먹어도 그냥 맛있네 정도로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라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부산스럽다 느낄 정도의 리액션을 가진 그들을 바라볼 때면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부러울 때도 많다.


감정 카드를 가지고 나의 감정이 어떤지 공유하는 연습을 해야 할까 보다. 작은 리액션부터 시작하다 보면 나의 감정을 오로지 표현해 낼 수 있는 그런 시간들도 오지 않을까.


감정표현에 미숙한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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