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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Apr 27. 2024

같은 시간 속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속도




업무 일과 중 외근을 갈 일이 생겼다. 보통은 길지 않은 시간이거나 일정이 빡빡해서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편이나 이번 외근은 일정도 빡빡하지 않으면서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일정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도 참 안 가고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물론 상사와 둘이 나간 외근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오랜 시간 같이 일을 했음에도 상사와 둘만 이렇게 장시간 외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 그런지 딱히 편한 것도 아니고, 딱히 불편한 것도 아닌 그런 뭔가 애매함이 감도는 느낌이었다. 막 불편하진 않으나 그렇다고 막 편한 마음으로 같이 외근을 갈 정도는 아니었다. 평소 성향의 차이도 있고, 나와 결이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외근도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거 아니겠는가. 동행하는 이에 따라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즐거울 수 있지만 정말 사무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평소 점심시간은 항상 금방 지나가는데 상사와 맞이하는 점심시간은 참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 또 한 번 느낀다. 누구와 함께 하냐에 따라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는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업무를 진행하기 전 남는 시간 동안 차 안에서 대기상태였는데 물론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각자 휴대폰을 보며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도 되지만 계속 그렇게 대기하고 있기 그래서 혼자 산책길을 나섰다. 평소 걷는 걸 싫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산책 삼아 한 바퀴 돌고 오겠다 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다행히 공원이 있어서 한 바퀴 돌며, 바람도 느끼고, 새소리도 들으며, 잠시나마 산책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같은 하늘임에도 내가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 하늘에 대한 느낌도 다름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듯 반대로 팀원과 외근을 나가는 경우 팀원 중 누군가는 나와 같은 마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는 내가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애매한 마음이 들 수도 있고, 불편함이 더 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와 있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그 외근이 불편할 지도 모르겠다. 다 같이 있을 때는 모르지만 단 둘이 시간을 보냈을 때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유독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나도 모든 팀원들과 둘만 다 외근을 나가본 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와는 불편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성향 차이 등으로 모든 팀원이 편한 건 아니니 말이다. 물론 상사와 외근을 둘이 나간다는 것 자체가 가장 불편함이 클 것이다. 나조차도 그 자리가 불편하니 팀원들 입장에서도 상사와의 외근이 반겨지지는 않을 듯하다.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을 나와 있을 때 팀원 누군가가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뭔가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팀원들이 날 막 편하게 생각하진 않더라도 불편함보단 편함이 1%라도 더 클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건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적어도 누군가에게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시간의 속도가 느리게 간다는 건 좀 그런 것 같다. 이 상사와의 외근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건 사실이다. 내가 둘이 외근 간다고 하니 다들 반응은 같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길게 말하지 않겠다.) 적어도 나와 외근을 나가는 상황이 왔을 때 저와 같은 반응은 나오지 않도록, 팀원이 조금은 덜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게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간 속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속도>

함께하는 시간은 같지만 느껴지는 시간의 속도는 다를 것이다.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까?
느리게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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