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칠한 여자 May 04. 2024

요즘 널 위해 뭘 해주니?

-반성 좀 해야겠다-



                         요즘 널 위해 뭘 해주니?

                          이렇게 너랑 밥 먹는 거
                  너랑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거
                          난 날 위해 그거 해줘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에 두 주인공이 저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저런 대답을 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것이 본인을 위해 해주는 일이라고 말이다.


갑자기 저 대사가 떠올랐다. 물론 4월 마지막과 5월 첫 주를 보내면서 업무상 스트레스도 극을 달했고, 사무실 여러 일들로 인한 여러 감정들로 인하여 저 대사가 생각났나 싶기도 하다.


여러 건들의 상황을 보내면서 내가 예민한 건지, 이 상황이 나만 이렇게 받아들여지는 건지, 이런 것까지 내가 고민하고 신경 써야 하는 건지, 다들 왜 저렇게 선을 넘는 건지,

이 상황을 만든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됐다가, 꾸역꾸역 하고 있는 나한테도 화가 났다가도, 이 불필요한 감정소모에 힘도 빠졌다가 자괴감도 들었다가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난 날 위해 뭘 해주고 있지? 란 생각이 들었나 보다. 난 날 위해 뭘 해주고 있을까?


먹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데다가 요즘 입맛도 딱히 없어 정말 최소한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끼니를 대충 해결하고 있고, 귀찮아 지인들도 어쩌다 한 번씩 만나고 있고, 뭘 딱히 좋아하는 게 있어 에너지를 쏟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도 없다.

(평소에도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근데 이렇게 적고 보니 참 에너지 없음이 느껴진다. 반성 좀 해야겠다.)

 

그냥 아침에 일찍 사무실 근처에 도착하면 주차해 놓고, 커피 한잔 사들고, 음악 들으며, 산책하는 정도 딱 그 정도 시간을 나를 위해 해주고 있는 것 같다.(이렇게 적고 보니 나를 위해 아주 소소한 것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아침 산책길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다들 각자 일정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다. 특히 초등학교 앞이 가장 에너지 넘치고, 웃음소리도 큰 것 같다.


학교 등교를 하는 교복 입은 중학생들

입구에서 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해 주는 선생님들(무슨 인사 멘트가 있는 듯하다)

카페인 보충을 위해 커피를 주문하는 직장인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

신호등을 지켜주고 있는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

가게 청소하고 있는 사장님

보호자 손잡고 등교하는 초등학생들

일찍 등교해서 학교 운동장에서 벌써 뛰어놀고 있는 초등학생들


이 활기찬 에너지를 이어받아 이번 주말에는 햇살을 받으며, 산책도 하고,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도 한 잔 하고, 그동안 멀리했던 책도 좀 읽고, 지인들이랑 만나 맛있는 한 끼를 하고, 영화도 한 편보고 해야겠다. 에너지가 없는 나를 위해서 에너지를 최대한 북돋아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