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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이"와 "버럭이"와 안녕할 수
있기를

by 까칠한 여자




이번 주는 기쁨이 보다는 까칠과 버럭이의 활동이 주를 이룬 것 같다. 이러한 상황들에 '내가 이상한가'를 계속 생각하게 되고, '내가 예민한가'를 계속 생각하게 했다. 기본이 되는 업무적인 부분들인데 기본이 되지 못하고, 당연히 나의 권리인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가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듯하고. 다수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소수의 의견이 틀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예민하고, 유별나게 생각한다는 건 그들의 잘못이 아닐까. 근데 이 상황들로 인하여 계속 그들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듯하다.


팀장이니 이 정도는 그냥 해야지, 팀장이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팀장이니 팀원들을 잘 챙겨야지, 팀장이니~, 팀장이니~가 아니라 팀장부터 앞장서서 스스로의 권리를 챙겨야 당연히 팀원의 권리도 챙겨줄 수 있는 것이고, 팀장으로 한번 감수를 하게 되면 그 호의가 앞으로 그건 당연한 것이 되기 때문에 난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살아보며, 겪어보니 호의가 호의가 아니게 되고, 그게 당연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래서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마음들이 이제는 정말 싫다. 옆에 팀원 선생님도 처음에는 호의적인 마음으로 보인 행동이 다른 이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궂은일이 있으면 그 선생님을 찾게 되는 모습을 보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옆에서 누누이 말하지만 본인은 옛날사람이라 본인이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를 해준다. 다른 이들이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건 본인 스스로 일지도 모른다고,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말이다.


어제는 특히나 여러 팀원들이 시간차 간격으로 하나씩 터트려주어, 그 까칠이와 버럭 이가 크게 더 작용되어 오후에는 기분이 바닥까지 치고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8월 첫 시작하는 날을 그런 감정으로 보내고 말았다. 기분이 바닥인 것을 눈치챈 선생님이 업무가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고, 같이 저녁을 먹자 해주어 다행히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하루의 고단함이 조금은 사라지는 듯했다. 누군가가 그 마음을 헤아려준다는 것, 그냥 그 시간을 함께 보내주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내가 왜 힘들었는지 이야기도 일부 나왔지만 그보다는 다른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시간을 채웠다. 같은 사무실에 있기에 그 힘듦과 내가 짊어지고 있는 그 책임감의 무게를 그 선생님은 알고 있기에 더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는지도 모른다. 그냥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그냥 기본이 기본이 되고, 호의가 당연한 게 아니게 되었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귀중한 시간이면 남에게도 귀중한 시간이 되는 것이고, 휴일의 시간을 내어 일을 한다는 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제발 알아주기를. 쉬는 날 출근을 해서 반나절 이상이 지나가 어제의 위로와 위안의 마음은 사라져 가지만 남은 주말 동안 에너지 보충을 하며 버럭이와 까칠이와는 안녕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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