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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 나 자신을'

by 까칠한 여자





드디어 멀 것만 같던 여름휴가가 다가왔다. 휴가를 준비하는 동안 코스를 몇 번이나 바꿨는지 모르겠다. 정말 여행사 패키지여행 코스를 짜듯이 한 것 같다. 아직 많이 더운 날씨에 실내 활동을 더 넣고, 공연 등은 시간들을 체크해 동선을 짜야해서 거리 확인하고, 또 밥시간을 놓치면 안 되니 여기저기 거리 확인해서 맛집들을 찾고,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대안의 맛집을 또 찾아놓았다. 빠른 이동만 생각했더니 해안가 드라이브가 없어 또 동선을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한 걸과 최종 어젯밤에 내 마음속 베스트 코스를 마무리지었다. 요일별 1안과 2안을 만들어놓으니 마음이 편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오랜만에 제주도 가는 거라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어서 코스를 빡빡하게 짰는데 부모님도 이전만큼의 체력이 아니니 다니는데 힘들 수 있고 더운 날씨를 고려해야 하니 두 곳 갈 것을 한 곳으로 줄이고, 코스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두 곳에서 한 곳으로 변경할 때에는 Ai 도움을 받아 더 적당한 곳으로 골랐다. 각 장소 특징을 설명해 주고, 마지막엔 부모님과 함께라면 더 적절한 곳을 추천해 주어 결정하기 좋았다. 중간중간 갑자기 코스 변경을 해야 하면 Ai도움을 받아 동선을 잘 조율하고자 한다.


평소 부모님들이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일찍 움직이되 오후일정을 축소해서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정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마지막날은 오전 비행기라 거의 3일을 풀로 여행하는 거라 동부, 서부 등 골고루 돌려고 한다. 액셀로 요일별 동선, 이동 시간, 관람시간 등을 다 정리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수 있지만 운전도 내가 해야 하고, 코스도 내가 찾아야 하고, 예약해야 하는 것도 내가 챙겨봐야 하니 더 수월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서 1안과 2안까지 만들어놓았다. 1안이나 2안이 아닌 변경이 있을 수 있으니 물론 그 주변 맛집들이나 가볼 만한 곳도 여분으로 더 찾아놓아 만발의 대비를 한다고 했다. 한 군데 더 보려고 욕심내지 않고, 당일 당일 컨디션과 날씨 등을 고려해 일정들을 채워보려 한다. 여행 다녀오면 제주도 여행기 포토북을 만들 예정으로 사진도 많이 찍고, 추억을 많이 쌓고 와야겠다.


숙소, 렌트, 일정, 모바일 탑승권체크인까지 완료했고, 대충 짐 정리까지 해뒀으니 짐만 다시 한번 체크하면 된다. 내일 첫 비행기라 새벽부터 준비하고 해야 하니 남은 시간은 잘 휴식하며,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한다. 내일부터는 만능인이 되어 요리조리 잘 구경하고, 안전하게 다닐 일들만. 찬해 이렇게 준비하고 노력한 나 자신.


부모님과 여행이라 물론 신경 쓸 것도 많고, 챙겨봐야 할 것도 많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가는 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이번에 가지 못한 곳들은 다음 제주도 여행 시 가는 것으로.


제주도야 조금만 더워줄래?
제주도야 내가 정한 일정대로 변수가 안 생겨줄래? 제주도야 우리가 가는 맛집에 웨이팅이 조금만 있어줄래? 제주도야 무탈하게 여행이 되도록 잘 지켜줄래?


이번 여행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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