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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내 선택에 대한 믿음-

by 까칠한 여자




도서관에서 세 권을 책을 빌려와 가장 먼저 읽은 책은 [워터 문]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평범한 라멘집으로 보이는 가게지만 누군가에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그곳은 잘못된 선택과 깊은 후회를 맡기는 전당포로. 그 전당포를 배경으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아버지에게 가게를 물려받은 첫날 아버지와 소중한 '선택'이 사라지게 된다. 그 순간 그곳을 찾은 다른 세상 속의 사람과 사라진 아버지와 도난당한 선택을 찾기 위해 떠나는 딸의 모험의 이야기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계속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상황들이 이해가 될 정도로 환상 세상 속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선택"을 맡긴다는 설정은 신기했다. 누구에게나 후회가 되는 "선택"의 순간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데 그 후회되는 선택을 맡기다니 말이다. 우리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내가 결정한 수많은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나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 가림길에서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는 순간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나 한 해를 보내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올해에 있어 후회되는 "선택"의 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들은 더 커지는 듯하다. 하지만 그 후회되는 선택을 전당포에 맡기고 나면 괜찮아질까? 아닐 것 같다. 그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그 선택으로 또 다른 후회와 미련이 남게 되지 않을까. 어떤 선택이든 후회와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가보지 않은 길과 해보지 못한 길에 대해서는 미련이 더 남는 법이니 말이다.


[워터 문 본문 중]

"여기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 그래. 생각할 시간이 많으니까.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공간에서 기쁨을 찾는 게 바로 인생이라는 걸 깨닫게 된단 말이지. 내가 가고 싶은 곳에 영영 못 닿을지 몰라도, 인생을 돌이켜보면 단 1초도 괴로움에 시간을 낭비한 적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소. 행복은 장소에 있는 게 아니라오. 우리가 쉬는 모든 숨에 깃들어 있지. 그러니깐 숨을 들이마시고 또 들이마셔야 해"


"남의 행복을 훔쳐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배우게 된다오. 얼마를 훔치든 자기를 위해 쓰지 못할 테니까."


책 속에 주인공들에게도 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의 순간들이 있지만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가는 게 있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는 듯했으며, 그 선택에 있어 후회는 없는 듯했다. 결국은 후회가 없다기보다는 뒤돌아보면 미련이 남을 걸 그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택한 선택을 믿고, 그게 옳은 일이라 생각하기에 그 선택에 믿음이 느껴졌지 않았을까. 그러니 우리들에게도 앞으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겠지만 내가 결정한 선택에 믿음을 가지고. 후회와 미련보다는 그 선택을 믿고 따라가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단 1초도 괴로움에 시간을 낭비한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있는 곳에 항상 행복이 있다는 마음으로, 남의 행복이 커져 보이는 그런 마음을 버리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마음으로 말이다. 실제 책 속의 전당포가 있더라도 내가 했던 선택을 맡기는 일이 없도록 후회 없이 오늘을 살아가 게 옳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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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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