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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희 Jul 23. 2023

평행세계

미디어감성#3 해수의 아이  

날 수 있는 세계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동시간 다른 세계에서 누릴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세계의 존재를 내가 목도할 수 있다면... 


루카는 수족관을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왔었다. 홀로 놀러 왔을 때 우연히 수족관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는 우미를 만나고, 우미를 따라가다 소라를 만난다. 고래의 노래 '송'을 들을 수 있는 해수의 아이들은 바다로 나아가고 루카는 수영을 배우며 우주와 바다의 세계가 돌연 겹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영화에서 바다와 우주는 삶과 죽음을 의미하고 인간은 그 두 세계를 모두 가진 생명체를 의미한다. 루카는 별이 비추는 바다, 바다의 흐름을 따라가는 하늘을 보게 된다. 빛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연출된다. 영화 속 고래는 또 다른 세계의 편린이다. 고래의 배 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탄생시키고, 죽음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사람의 삶 그 자체다.   

'해수의 아이' 수족관 장면

물은 덩어리로 움직이기에 그 흐름을 타고 수영을 하는 소라와 우미.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헤엄하는 모습은 새가 자유로운 비행을 하는 듯했으며, 깊고 높은 다른 세계가 있는 듯했다. 


두 개의 세계

내가 존재하는 이 세계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어딘가 다른 세상에서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이 비슷한 행동을 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런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아침에 출근하고 점심을 먹고 카페를 가고, 퇴근을 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동안, 다른 세계에서 비슷한 존재가 나와 같은 복장을 입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같은 모습을 한 존재와 내가 같은 시간 하나의 장소에서 만난다.  두 존재는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

다른 세계가 동시에 병행될 수 있고, 병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될 수 있다. 팽팽한 관계 속에 얼마나 서로가 유사한지, 닮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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