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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Mar 16. 2020

코로나가 바꾼 홈쇼핑 현상들

1월 19일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일상이 되었고 늘 사람들이 북적이던 장소들마저 한산해졌다. 코로나가 대한민국을 휩쓴 두 달간 홈쇼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전에 한번 다룬 적이 있지만 홈쇼핑은 현재 모바일로 진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TV를 벗어나 모바일 전용 방송을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모바일 방송을 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게 유도할지 매일 같이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홈쇼핑 고객들이 홈쇼핑=TV 방송이라는 인식이 있는 지금까지는 모바일 방송이 눈에 띄는 시청률과 매출을 올리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TV 방송의 5% 도 안 되는 매출과 100여 명이 채 안 되는 동시 시청은 모바일 방송에 대한 회의론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에 강한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2월 모바일 방송 시청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0% 이상 증가했다. 모두가 외출을 자제하면서 TV는 물론 모바일 이용시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모바일 홈쇼핑 방송 시청도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현재 2020년을 맞아 많은 회사들이 모바일 방송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맞물려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개편의 성공인지 코로나의 영향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루 종일 송출되는 홈쇼핑 방송도 나름 프라임 타임과 비 프라임타임이 있다. 주로 10시 이전의 오전과 21시 이후의 밤을 홈쇼핑 프라임 타임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시청자도 많고 홈쇼핑의 대부분 스페셜 매장도 이 시간대에 몰려있으며 매출 규모가 큰 상품들 역시  이 시간대에 편성된다. 방송 역시 경험이 많은 PD나 호스트들이 주로 담당하며 홈쇼핑 매출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그 나머지 시간은 비 프라임 시간대로 분류되는데 특히 11시부터 17시 사이에는 홈쇼핑의 주 고객인 주부들도 점심 식사나 개인용무로 집을 많이 비우기 때문에 홈쇼핑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래서 이 시간대에는 실험적인 상품들도 많이 편성되고 신입 호스트나 PD들이 경험을 쌓는 시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시간대와 상관없이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이 비프라임 타임에 홈쇼핑 시청률이 크게 상승했다. 매출 역시 덩달아 상승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많게는 100% 가까이 증가했다. 그에 따라 지금은 오히려 매출 볼륨이 크거나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중요한 상품이 이 비프라임 타임에 편성되는 일도 생겼다.


홈쇼핑 방송에서 식품과 생필품은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종종 목표 매출의 몇 배씩 하며 대박을 내는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식품과 생필품은 소소하지만 그렇다고 폭삭 망하는 일도 없이 늘 어느 정도 매출은 보장하는 그런 꾸준한 카테고리였다.  그랬던 두 카테고리 방송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폭발적인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휴지나 물티슈 등이 먼저 동이 나기 시작했다. 비프라임 타임에 조용히 들어가 필요한 분들에게 선보이고 조용히 끝나던 방송들에 시청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 75% 늘어난 구매량에 홈쇼핑 관계자들도 분주해졌다. 또  면역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홍삼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상품은 방송을 할 때마다 구매자들이 줄을 섰다. 시청자들에게 자극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면역력이나 코로나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지만 소용없었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간편식 등의 식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사실 간편식이 홈쇼핑에서 재미를 본적이 거의 없던 터라 전년 동월 대비 80% 이상 늘어난 구매량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실감케 했다.


코로나가 대한민국을 본격적으로 삼킨 지 벌써 두 달이다.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모두가 합심하여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사태를 진정시키고 있다. 혹자는 코로나 덕에 장사가 잘돼서 좋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 사태가 장기화돼서 자영업이 더욱 힘들어지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홈쇼핑 역시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외출을 해서 장사가 안된다고, 날씨가 좋으면 사람들이 나들이를 가서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하던 나조차 예전의 그 일상이 그립다. 홈쇼핑 관계자 모두가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고 모두가 바라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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