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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02. 2019

마음대로 점쳐보는 홈쇼핑의 미래!

홈쇼핑 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업 입장에서는 홈쇼핑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듣고 체감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홈쇼핑 종사자로서 홈쇼핑의 전성기는 90년대 후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라고 느낍니다.

4~5개의 소위 말하는 메이저 홈쇼핑사는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런 성장은 마치 영원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TV 홈쇼핑사가 늘어나고 데이터 홈쇼핑까지 생겨나면서 고객들의 선택권은 폭넓어졌습니(현재 홈쇼핑 채널은 10개가 훌쩍 넘습니다)

게다가 소셜커머스가 나날이 성장하면서 홈쇼핑은 어느 순간부터 성장은 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4~5년 전부터 홈쇼핑사들은 매년 변화를 외치며 새로운 도전들을 시도했고 작은 성공도 했지만 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만한 성공은 아직도 없습니다.

일개 직원인 저도 홈쇼핑의 미래가 걱정되는데 회사 오너나 임원들은 더 부담이 심할 것이고 올해 역시 홈쇼핑의 변화를 외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홈쇼핑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고 미래에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려고 준비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홈쇼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느낄 수 있으나 홈쇼핑 회사들은 몇 단계에 걸친 변화를 시도했고 예전 방송과 현재의 방송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홈쇼핑 회사들은 예전처럼 시청자들을 자극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상품의 본연의 가치에 좀 더 집중하는 방송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

물량이 조금만 없어도 곧 매진이라느니 지금 꼭 사야 한다느니 시청자들을 들들 볶아서(?) 사게 만드는 방송은 현재는 어느 회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정부 들어 홈쇼핑의 갑질이나 고객 기만 등의 사항을 아주 유심히 보고 있기 때문에 과장 금지, 사실 전달 등의 가치가 홈쇼핑 회사들에게 아주 중요하게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아주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내부에서의 심의 기준도 강화되어서 조금만 시청자들을 푸시하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방송에 나간다면 생방송 모니터 요원들이 실시간으로 PD와 호스트에게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홈쇼핑만의 정신없고 긴박한 맛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하지만 시청자들이 현혹되지 않고 정말 필요한 물건을 좋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의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변화는 방송시간입니다.

예전 홈쇼핑은 60분 방송이 규정처럼 정해져 있었습니다. 공중파의 개편에 따라 광고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앞뒤를 조정하여 5분에서 10분 정도 방송을 늘리거나 줄이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홈쇼핑 방송이라 함은 60분이 공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각 홈쇼핑 회사의 방송들이 비슷한 시간에 시작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공중파 광고 시간에 맞추어 상품 설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방송의 구성 또한 유사했습니다.

하지만 케이블, 종편 등의 영향력이 커지고 공중파 광고시간 영향력이 감소해감에 따라 이제 홈쇼핑도 60분 방송을 고집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2시간이 넘는 종합 방송, 낮시간 30분 혹은 40분 방송을 자주 운영하고 있고 한 홈쇼핑사는 10분짜리 방송을 운영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동의하는 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모바일로의 이동입니다.

과거에는 생방송 시간 동안 발생하는 매출이 홈쇼핑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했었고 채널 또한 많지 않았기 때문에 TV 방송에 투자와 집중을 많이 했지만 점차 채널 증가로 인해 경쟁이 심해지고 모바일을 활용하여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짐에 따라 홈쇼핑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모바일 커머스 비중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유를 떠나서 하루 24시간이라는 고정된 재원을 활용하는 TV 방송이 무제한에 가까운 상품을 운영하고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모든 홈쇼핑사가 앞다투어 전용 앱을 만들고 TV 방송을 동원해서라도 고객들에게 모바일 활용을 홍보했고 모바일 전용 혜택을 제공하는 등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작년부터 모바일 매출이 TV 매출과 비슷한 상황까지 왔으며 앞으로는 점차 모바일 매출이 TV 매출을 앞설 것으로 예상됩니다(물론 모바일 매출이 TV 방송상품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아 TV 방송 역시 아직까지 매우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홈쇼핑은 초창기 모습에서 탈피해 발 빠르게 변화해왔고 아직까지 커머스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성장세, 많은 경쟁사들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홈쇼핑 회사들은 올해부터 또 다른 비지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든 홈쇼핑 회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래 먹거리는 다음 단어로 정의가 됩니다.

비디오 커머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넷플릭스 등의 비디오 관련 플랫폼이 너무나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커머스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누가 봐도 미래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TV와 모바일 커머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홈쇼핑 역시 비디오 커머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최근 어느 홈쇼핑 회사나 비디오 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팀을 만들거나 TFT를 구성해서 어떻게 하면 비디오 커머스와 홈쇼핑을 접목하여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홈쇼핑 관계자 누구나 비디오 커머스 시장이 홈쇼핑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현재 비디오 커머스 관련된 홈쇼핑 회사들의 업적(?)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비디오를 통해 커머스가 이루어지려면 먼저 흥미를 끌만한 영상을 노출해야 하며 그 영상이 적절한 구매 타깃에 도달을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영역에 있어서 아직까지 홈쇼핑 회사들은 시선을 끌면서도 구매로 전환이 가능한 영상과 본인들의 타깃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홈쇼핑의 주 타깃인 40~50대 여성 시청자들이 아직까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서 구매를 하는 방식을 낯설어하고 있고 그 플랫폼을 주로 활용하는 젊은 세대에게 홈쇼핑은 매력적인 구매처가 아닙니다.

게다가 상당수가 단지 콘텐츠를 즐기려고 활용하는 플랫폼에서 거부감 없이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각 홈쇼핑 회사들은 이미 비디오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회사들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거나 그들의 시스템을 접목해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홈쇼핑 방송 스타일이 아닌 호스트의 1인 촬영물, 짧은 사용 후기 등의 비디오를 만들어 고객들의 반응을 보기도 합니다. 이렇듯 현재 홈쇼핑 회사들은 역사상 가장 빠르고 어려운 변화에 직면해있습니다.


어느 회사나 초창기, 중흥기, 호황기를 거쳐 안정화가 되고 나면 그다음 행보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홈쇼핑 회사들 역시 안주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커머스 시장의 변화에 따라 그들의 모습을 변화시켜왔습니다.

다만 이제 변화의 시점이 너무 빨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모두가 미래를 비디오 커머스로 보고 있으며 생방송을 벗어나 비디오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 시작할 것이다. 그  우리였으면 좋겠다'


이런 공통의 생각 속에 각 회사만의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멀지 않은 시간에 홈쇼핑 고객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홈쇼핑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마주할 홈쇼핑 영상 역시 지금까지의 영상과는 너무나 다를 수 있습니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홈쇼핑의 미래가 궁금하고 성공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소 올드한 채널로 인식되고 있는 홈쇼핑 역시 이번 기회를 계기로 좀 더 폭넓은 구매자들을 만날 수 있는 채널로 탈바꿈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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