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영화평-9> 데이비드 린치는 호접지몽을 알았을까?
* 평소 뭔가 골똘히 생각하기 좋아하는가? 이 영화를 놓치지 마시오.
*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를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접근 금지.
* 나오미 와츠의 신들린 연기를 빅 클로즈업으로 실컷 볼 수 있다고!
*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가 처음이라면 이 영화부터 보시라. BBC가 뽑은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 중
1위를 차지했단다.
* 요즘 사람들 너무 복잡한 거 싫어하지? 그래도 생각 좀 하고 살자! 쫌... 사고력 부족으로 인간이 퇴화하니
각종 음모론이 백주 대낮에 활개를 친다고!
* 뻔뻔 평점 $$$$$$ (별 6개) 거장의 죽음에 추모의 별 하나 추가. (2025.1.15 데이비드 린치 사망, 향년 78세)
복잡한 게 싫어?
이 영화 초간단 가이드.
아주 긴 전반부는 나오미 와츠의 꿈. 후반부는 나오미 와츠의 회상으로 구성된 현실.
끝.
주인공 나오미 와츠의 극 중 이름이 전반부 꿈 부분에서는 '베티'로 나오지만 후반부 현실에서는 '다이앤'.
그러니까 주인공이 베티이자 다이앤이라는 얘기. 게다가 후반부의 현실 묘사도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주인공의 기억과 회상이 대부분이다.
영화 전체가 꿈인지 현실인지 기억인지 회상인지...
장자의 호접지몽 고사처럼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진짜고 내가 허상인지 모를 지경이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계가 영화 속 배경인지라 마치 액자 소설처럼 영화 속 영화 장면도 오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나오미 와츠의 오디션 장면은 역설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실감 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시퀀스를 가장 좋아한다. 이 영화가 정말 보기 싫은 사람이라도 이 장면은 꼭 보시길...)
그래도 거장께서 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깨알 같은 미세 힌트를 영상 곳곳에 심어 놓으셔서 요거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긴 하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2001년 작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초현실주의적 미스터리 스릴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관객에게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이 이야기의 흐름과 의미를 스스로 해석하게 만들며, 특히 영화 후반부의 급격한 전환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이러한 독특한 연출은 린치 감독의 시각적 스타일과 음향 디자인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이 작품은 개봉 당시부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영국영화연구소(BFI)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목록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배우 나오미 와츠의 연기력을 세계에 알린 작품으로, 그녀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연기는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더 강화시킨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단순한 해석을 거부하는 작품으로, 여러 번 감상할수록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꿈과 현실, 환상과 실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깊은 사유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전반부는 화려한 할리우드의 환상적 세계와 같은 꿈같은 서사로 전개된다. 주인공 베티(또는 다이앤)의 순수하고 희망찬 면모가 강조되다가 급격히 분위기가 전환되어 현실의 암울함과 좌절감을 반영하는 또 다른 내러티브로 전환된다. 이때 등장인물들의 정체성이 뒤바뀌거나 모호해지면서 관객은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환상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린치는 전통적인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며, 꿈과 현실이 서로 뒤섞이는 서술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구조는 인물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과 트라우마를 반영하며, 동시에 관객에게도 자신만의 해석을 요구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들은 단순한 미학적 장식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예를 들어, 블루 컬러는 꿈과 환상의 경계를 나타내며, 인물들의 내면적 분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반복되는 소품과 암시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줄거리 이상의 해석을 시도하게 만든다. 어느새 수동적인 관객들이 단순한 소품들에서도 일종의 암시를 찾아내려는 적극적인 관객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의 정체성이 영화 초반과 후반에 걸쳐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은 영화의 핵심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
베티와 다이앤으로 대표되는 인물의 이중적 면모는 성공과 좌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상징하며, 관객에게 “진짜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명확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열린 구조는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린치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퍼즐을 스스로 맞추도록 유도하고 있다. 분명한 해답 없이 남겨진 수많은 상징과 암시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깊은 사유와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 있잖아 부정선거 어쩌고 하는 틀닥들... 도대체 생각이라는 거 하고 사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