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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Turkey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94 - 그리스에서 터키로

by 류광민

간단한 그리스 출국 수속

그리스 알렉산드로폴리스에서 터키로 넘어가는 국경 Ipsala로 향한다. 가는 길가에 하얀 눈들이 우리의 터키 여행을 축복해주는 것 같다. 국경 통과는 언제나 약간의 긴장감이 든다. 그러나 그리스 세관에서는 아톰 뒷 문을 열고 안을 간단하게 검색을 하는 것으로 조사를 마치고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준다. 쉥겐협정 90일 기한이 1주일 정도 남았으니 일정에 무리 없이 잘 통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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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다리를 건너면 터키 국경을 마주한다. 다리 위에 두 나라 국기가 걸려있다.

자동차 보험증 사기가 힘들었던 터키 국경

조그만 다리를 통과하면 터키 국경 검문소가 나온다. 다행히 차들이 별로 없다. 승용차를 위한 게이트는 한 개만 열어 놓고 있다. 짐을 많이 실고 나가는 승용차에 짐을 다 내려 검사하는 장면이 보인다. 우리 차례.

첫 번째 게이트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고 차를 앞으로 빼면 세관 게이트가 나온다. 보통 한 개의 게이트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이전의 나라에 비해 두 번에 걸쳐 일을 처리한다. 여권과 자동차 관련 서류(국제 운전면허증, 영문 차량등록증, 자동차 보험증)를 내밀면 간단히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 보험증이 없으니 당연히 이곳에서 사야 한다. 차를 옆으로 빼란다. 그리고 면세점에서 자동차 보험을 사 가지고 오란다. O.K. 면세점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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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두 단계에 걸치 차량 입국 수속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경의 작은 면세점 앞에서(그리스에서 터키로 넘어가는 방향)

입구 찾기가 어려운 면세점 가는 길

이때부터 고생이다. 그리스에서 터키로 들어올 때 여권에 도장 찍는 곳 근처에 작은 면세점이 있었다. 당연히 그곳 이러니 하고 열심히 찾아갔다. 그런데 너무 작은 면세점에서 자동차 보험을 파는 게 이상하긴 하다. 그래도 가 봐야지. 그러나 보험 파는 곳이 없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큰 면세점(터키에서 그리스 나가는 방향)에서 판단다. 그러니까 면세점이 또 있다는 것이다.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서 보니까 큰 면세점 건물이 보인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면세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안 보인다. 그 건물에 작게 나 있는 창문으로 환전소가 있다. 일단 환전을 하고 환전소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아까 차에서 내렸던 곳에 있는 세관 건물을 통과해서 반대편으로 돌아와야 한단다.


"참, 내. 세관 검색대에서 보험 판매소에 대한 안내 표지 하나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작은 일에 신경을 쓰면 그 나라 품격이 올라갈 텐데 말이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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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면세점으로 가려면 왼쪽의 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의 철문을 통과해야 한다. 앞의 빨간색 간판이 있는 곳에 면세점이다.

세관 건물을 통과하니 터키에서 그리스로 넘어가는 차들이 수속을 밟고 있다. 아까 보았던 큰 면세점이 보인다. 면세점에 잠시 들러 아침에 보지 못했던 화장실 일을 본다. 이슬람 국가에서 볼 수 있는 기도실이 있고 작은 물통이 있는 화장실이다. 다리 하나를 두고 이렇게 다른 세상으로 온 것이다.

자동차 보험은 3달짜리로 90유로, 터키 돈으로 495리라이다. 현금만 된단다. 이상한 시스템이다. 아까 바꾼 현금을 모두 써야 했다. 환전소에서 다시 돈을 바꿀 수밖에 없다. 아까 환전했던 같은 곳인데 다른 분이 우리를 맞이한다. 아까 봤던 분은 등을 지고 있고(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상대해야 하므로) 조금 젊은 친구가 앞쪽에 앉아 있다. 그런데 같은 100달러를 환전하는데 아까와 미세하게 돈이 차이가 난다. 왜 그런 걸까?

자동차 보험증까지 제출하니까 무사히 통과. 차를 몰아 앞으로 나간다. 그런데 또 검문소가 있다. 여권을 보여 달란다. 그리고 통과. 왜 여권 검사를 이곳에서 또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이스탄불로 갈 준비가 다 되었다.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두 나라의 시스템이 이렇게도 다른지 모르겠다.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고 나면 2차선 도로 위에 "Welcome to Turkey" 간판이 우리를 반겨준다. 그리고 한 참을 구릉지대를 달려 오늘 저녁 정박지 Silivri 해안 도시에 도착했다.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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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보험증을 사서 보여주면 국경 통과. 그리스와 전혀 다른 풍경이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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