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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들의 땅, 친절한 이즈미르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00 - 터키 이즈미르

by 류광민

날씨가 생각보다 춥다!

지금은 12월 말. 우리 캠핑카 장기 여행에서 겨울을 어떻게 지내는가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 시간이다. 겨울에는 여행하기가 어려운 만큼 적절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찾아본 곳이 터키의 이즈미르. 항상 영상 기온이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새벽차 안 온도가 3도를 가리킨다. 다행히 어제 물을 데워서 채우는 핫팩을 이블 속에 넣고 자서 이블 속 온기가 아침까지 따뜻하다. 어제 5백 킬로 미터 정도를 달려온 피곤함과 더불어 밖은 춥고 이블 속은 따뜻하니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10시가 되어서 이즈미르 시내로 출발한다.


한국 전철이 최고!

어제 봐 둔 트램 역에서 트램을 타면 된다. 그런데 표를 사 가지고 개찰구에 태그를 해야 하는데 표 파는 곳이 없다.

"참 난감하네!"

이러한 난감한 일이 터키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폴란드, 이탈리아에서도 지금과 같은 일을 경험한 바 있어서 당황스럽지는 않지만 난감한 상황이다. 어디에서나 쉽게 카드든 현금이든 교통비를 낼 수 있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최고인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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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사가 만든 트램이 다닌다. 어디에서 많이 본 손잡이들과 해안선을 따라 다니는 트램 노선

어려울 땐 은인이 나타난다!

다행히 역무원 한 분이 있다. 그런데 영어 소통이 안된다. 눈치는 있으니 우리가 표를 사야 하는데 사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도와줄 방법을 모르는지 아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를 도와줄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 은인이 나타났다. 우리 캠핑카 아톰의 전기공사를 해주셨던 사장님이 여행 중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은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은인이 나타났다.

이분은 다행히 영어가 되시는 분.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역무원 아가씨와 무어라 말한다. 그러고 나서 그분이 자신의 교통카드로 태그를 대신해준다. 우리 보고 들어오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대신 우리는 트램 비 3리라를 그분에게 드렸다.

우리 보고 어디에 가느냐 묻는다. 시계 타워에 간다고 하니 트램이 시계 타워에 도착하자 여기에서 내리면 된다고 다시 와서 알려주고 트램 표는 매트로에서 사면된다고 말해준다.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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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르 관광의 출발지인 시계타워와 인근에 있는 사원

또다시 나타난 은인들!

이제 트램 표를 사러 가자. 공원 쪽에 큰 건물이 있어서 그쪽 방향으로 가는데 지나가던 노 신사분이 매트로 역이 저쪽이라며 방향을 가리켜 준다. 방금 전에 아내가 매트로가 어디야 라고 한 말을 우연히 들으셨나 보다. 우리가 다른 방향으로 가니까 매트로 역을 가르쳐 준 것이다. 우리가 매트로 역에 정확히 도착할 때까지 지켜보시다가 다시 가시던 길을 가신다. 정말로 친절한 사람들이다.

이제 매트로 역에 가서 표를 사면 된다. 간단하게 살 수 있겠지 했는데 표 판매기가 이상하다. 우리가 사야 하는 표에 대한 정보가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한 참 헤매고 있는데 한 젊은 여자분이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온다. 관광객은 창구에서 표를 사야 한단다. 창구에 까지 따라와 표 판매원 아저씨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통역해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인에게 이렇게까지 친절한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무사히 표를 사는 것을 확인한 그 친구는 총총히 사라진다.

관광객용 트램 티켓은 보증금 없이 3회권, 5회권, 10회권으로 구분하여 판매한다. 트램 1회가 3리라인데 3회권 가격은 11리라이다. 충전용 교통카드는 보증금 6리라에 살 수 있다. 우리는 관광객용 3회권을 샀다. 오늘 돌아갈 때 두 명이 한 번씩 사용하니까 1회분이 남는다. 외 홀수일까. 4회 분과 같이 짝수면 다른 곳에 한번 더 들렸다가 갈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자, 이제 이즈미르 여행을 떠날 준비가 다 되었다. 무언가 복잡하고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스탄불에 비해 이곳은 조금 더 편안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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