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민 Apr 12. 2021

꼭 무엇을 할 필요가 있을까?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07 - 노르웨이 송네 피요르드

피요르드 넘어가기 쉬워요!

오늘은 카페리를 타고 Lavik에서 Oppedal로 넘어가야 한다. 송네 피요르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카페리 요금은 150 NOK(약 2만 원). 한번 타봐서인지 풍경과 절차가 익숙하다. 대기 줄에 서서 기다리면 끝. 이동량이 많은 곳이라 배가 자주 오간다. 

익숙해진 피요르드 카페리

인심 좋고 친절한 노르웨이 캠핑장 주인

하선을 하여 간 곳은 송네 피요르드가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캠핑장. 가는 도중에 부족해진 식량을 COOP에서 구입. 역시 노르웨이 물가가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 물품 구입을 마치고 좁은 길을 따라 약 10km 정도를 가니 우리의 목적지인 캠핑장에 도착. 

요금은 275 NOK(약 3만 6천 원)이고 샤워 요금은 별도인데 5분 사용할 수 있는 토큰 1개가 10 NOK(1,300원 정도). 우리 부부는 3개 토큰이 필요(나 1개, 아내는 2개). 그런데 샤워 요금을 낼 수 있는 현금이 부족. 카드 결제는 안된다고 한다. 주인아주머니가 인심 좋게 캠핑장 요금만 현금으로 받고 샤워 토큰 3개를 그냥 주셨다. 그리고 캠핑장 이용 방법도 자세히 설명. 감사. 사실 캠핑장 요금이 노르웨이 캠핑장 중에는 비싼 편에 속하는 곳이지만 일부러 찾아온 곳이다. 각종 시설과 주변 풍경을 가진 캠핑장에서 이 정도 가격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곳이다. 

송네 피요르드 입구에 위치한 캠핑장. 넓은 피요르드와 가끔 지나가는 크루즈도 볼 수 있다.

이 캠핑장은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낚시를 즐기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은 곳이다. 우리도 하고 싶어서 낚시를 빌려줄 수 있는지 문의. 그런데 낚시도구는 빌려주지 않고 판매만 한단다. 평소에 하지도 않던 낚시 도구를 살 필요까지는 없을 듯. 가볍게 포기.


휴식은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점심때부터 우리는 에어쿠션을 펴 놓고 휴식을 취한다. Wifi도 잘 잡힌다. 그동안 못 보았던 영화도 마음껏 즐겨 본다. 이런 곳에서 여유가 있을 때 여행루트도 점검하고 예약이 필요한 경우에 예약도 시도하기도 한다. 아내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인 현득이가 Stavangen 지역 피요르드를 가보라는 조언 덕분에(?) 여행 루트 일부를 수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7월 25일(즉 10일 후)에 스웨덴 Varberg에서 배를 타고 덴마크로 넘어가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늘 정말로 여유 있는 여행이다. 늦은 저녁 후에 아직도 밖은 밝다. 야외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서 따뜻한 차 한잔을 아내와 마신다. 아내는 쉽게 포기하는 성격, 항상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너무나 이타적인 성격, 마무리를 잘 못하는 성격, 여행 떠나기 전에 했던 초등학생 놀이치료 봉사활동을 지속할 것인지 등  인생의 과거, 현재, 미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여유는 이렇게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가 보다. 

점심 때부터 늦은 밤까지 휴식이 자연스럽게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그래 인생 뭐 있어. 이렇게 여유롭게 살면서 행복하면 되지. 꼭 무엇을 해야 하거나 고칠 필요가 있을까? 지금 우리는 해남에 7평의 호화주택을 짓고 동네 어르신들과 놀면서 잘 지내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어제와 오늘도 농사 한평 짓지 않는 우리는 4집의 고추 심기와 비닐 씌우기를 도왔다. 아마 가을이 되면 우리 집에 고추가 가득 열릴 것이다.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인가.


이전 08화 고개 넘어 추억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