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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Apr 12. 2021

100km를더 돌아가 보자!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05 - 노르웨이

피요르드 풍경은 항상 낭만을 불러온다

노르웨이 여행을 시작한 지 5일째 되는 날. 오늘은 오전에 빙하를 만나고 오후에는 풍경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해볼 계획. 어제 정박지였던 공용 주차장을 떠난 우리는 송네 피요르드가 잘 내려다보이는 주차장에서 아침 커피를 즐겨 본다. 피요르드를 내려다보면서 커피라니! 언제 이런 낭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주차장에는 피요르드 해수면이 과거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송네 피요르드가 내려다 보이는 주차장에서 아침 커피를 마셔본다.

빙하를 만나다

다시 빙하를 만나러 가보자. 빙하 계곡 입구에서 소들이 인사를 한다. 아내는 빙하 풍경에 반해 버렸다. 빙하가 녹은 물이 만든 호수는 푸른 옥빛. 아내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자고 한다. 지금은 오전 10시 41분.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는 주차장이 너무 좁고 피크닉 테이블과 같은 편의 시설도 없다. 관광객들도 너무 많다. 빙하 계곡 풍경이 좋을 뿐 정박지로서는 썩 좋은 곳이 아니다. 그리고 풍경이 좋은 곳마다 하루를 쉬어가게 되면 언제 노르웨이 여행을 마쳐야 할지 모르는 상황. 하루에 적당한 거리를 주행해야 한다. 아내를 달래 다른 곳에서 정박을 하기로 합의.

온난화 때문인지 빙하가 많이 녹아 있다.

바람이 너무 세다

빙하 계곡을 떠난 터널을 지나고 나서 잠시 후에 넓은 Jolstravatn 호수가 나타난다. 높은 산 위에 있는 빙하들이 보이는 호수 가에 캠핑장이 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분다. 휴식을 취하기 위한 캠핑장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

풍경과 시설은 좋지만 바람이 너무 세게 불었던 호수가에 있는 캠핑장.

어떻게 수영을 하지?

다시 이동. 호수를 따라 난 길을 20km 정도 달리다 보니 넓은 공용 주차장이 나타난다. 공용 주차장에 대한 어제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들어가 본다. 역시 좋은 곳이다. 호수에서 수용 가능하고 아이들과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물론 무료 화장실도 운영 중. 넓은 잔디밭도 있다. 단 관광객들이 너무 많다는 것만이 유일한 흠.

우리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다른 방문객들처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호수에서 물놀이를 시도해본다. 호수에 발 몇 걸음을 넣었다가 후퇴. 물이 너무 차갑다. 그런데 아이들까지 이런 물에서 수영을 하면서 놀고 있다. 대단한 노르웨이 사람들이다.

찬 물인데도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행루트를 기꺼이 변경하다

점심과 잔디밭에서의 휴식. 매우 여유로운 피크닉 여행이 계속되고 있다. 오후 5시가 되어서 우리는 다시 출발. 송네 피요르드를 보다 더 가깝게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하기로 한 것. 원래 베르겐으로 직접 가는 코스보다는 100여 킬로미터를 더 달려야 하는 길이다. 지금까지 노르웨이 풍경으로 볼 때 이 정도 더 주행하는 것은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산속으로 차가 계속 달려간다. 그럴수록 비경들이 계속 나타난다. 길가 작은 주차장에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National Tourist Route in Norway”임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는 이 코스는 Gaularfjellet를 경유하는 코스로 F13번 도로를 따라간다. Holsavatnet 호수를 지나 S자 급경사 코스가 나오더니 Haukedalsvatnet 호수를 전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이미 이 곳에서는 캠핑카 두 팀이 주차 중이다. 이 분들은 점심을 하면서 여행 계획을 논의하고 계시는 것 같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어 본다.

우리 캠핑카 아톰이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너무 애매한 상태. 비경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만 만족하고 다시 출발.  

오후 휴식을 취한 후 정박지가 나타날때가지 만났던 풍경들과 트레킹 코스 안내문 등


다시 산을 내려온다. 크고 작은 폭포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계곡 사이에 놓여있는 Likholefossen 다리를 방문.

Likholefossen 다리와 계곡

핸드폰 연결이 안 된다

이제 다시 산 길을 올라간다. 데이터도 터지지 않는 산속이 되고 있다. 내비도 이런 길에 더 적합한 시직으로 교체. 산속에 주차가 가능한 곳에는 캠핑카들이 이미 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도 적당한 곳에서 정박지를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백야 현상 때문에 늦게까지 어두워지지 않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늦게까지 주행을 하게 된 날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산 위로 더 올라가니 Nystolsvatnet 호수가 나타나고 작은 휴게 공간이 나타났다. 이제 늦은 시간이 되었는지 가끔 다니던 차들도 거의 없고 다른 캠핑카도 없다. 마침 저녁의 맑은 햇살이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그래 이곳에서 정박하자. 더 가는 것은 무리. 밤 11시가 되었는데 밖이 너무 환하다. 결국에는 창문 모든 곳을 가리고서야 잠이 들 수가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만이 들린다.

오후 8시 넘어서 도착한 Nystolsvatnet 호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 있다. 그리고 어젯밤에 들렸던 계곡 물소리는 작은 개울물 소리였다. 너무나 조용해서 이런 작은 물소리가 계곡 물소리로 들렸던 모양이다. 안개가 어느 정도 걷히기를 기다려 본다. 10시가 되니 산속의 도로가 잘 보이기 시작. 마침 아침 인사를 나온 양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출발. 어제 너무 많은 비경을 지나왔다. 오늘은 어떤 비경이 우리를 반겨 줄지 기대된다.

너무나 조용했던 정박지. 높은 산 속이라 아침에 안개(?)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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