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03 - 노르웨이 Royal Road
노르웨이 여행 세쨋날(2019년 7월 11일). 아침에 캠핑장을 여유롭게 출발한다. 노르웨이를 이 잡듯이 다닐 생각도 없기에 정말로 여유 있는 여행 일정을 잡으려 한다. 오늘 주행할 예정거리는 130km. 산악지대 이므로 중간 휴식을 포함해 4시간 정도로 계산.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움직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예상보다 더 걸린 듯하다.
골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52번 도로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악지대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산악 지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정말로 많은 캠핑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넓은 캠핑장이 캠핑카로 가득하다.
조금 더 산속으로 달리다 보니 마을도 캠핑장도 보이지 않는다. 정말 원시적인 느낌의 초원 지대만이 계속되고 있다.
넓은 계곡으로 접어들자 호수 Eldrevatn이 나타났다. 포장된 휴게소는 아니지만 캠핑카들이 충분히 주차할 만한 넓은 땅이 있다. 그곳에 여러 대의 캠핑카가 서 있다. 스웨덴에서 온 차와 독일에서 온 캠핑카 그리고 한국에서 온 캠핑카. 다국적 캠핑카가 모였다.
캠핑카 여행을 하면서 터득한 사실 중 하나가 캠핑카가 여러 대 있으면 대부분은 안전한 곳이라는 것. 마음 놓고 우리 캠핑카 아톰을 세워본다. 큰일이 없으면 오늘 우리는 이 원시 분위기가 나는 곳에서 하루 밤을 보낼 것이다.
아톰을 세워두고 주변 산책에 나서 본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의 도로는 Royal Route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이도로는 왕의 명령에 따라 182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여 1844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과거 언젠가 이곳에는 빙하가 흘러가고 있었을 것 같은 모습의 계곡 풍경이다. 계곡 주변의 경사면이 U자형에 가깝고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 또는 물 웅덩이들이 많다. 중학교 때 배운 U자곡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아직도 주변에 아직 녹지 않은 눈들도 보인다. 사람들이 작은 돌을 모아 만든 작은 돌탑이 풍경이 되고 호수가 작은 집은 풍경을 풍경화로 만들어준다. 바람이 불지 않은 호수에는 산이 자기 얼굴을 비추고 있다. 작은 나무 아래로 시냇물이 흐르며 들려주는 소리도 깨끗하게 들린다.
사방 모든 곳, 모든 사물이, 심지어 인간의 흔적까지도 아름다운 풍경이 되고 나는 그 풍경 속에 들어와 있다.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내일 또 다른 여행길에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