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가 고장 나면 어떡하지?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준비 편 2

by 류광민

차에 대해 아는 게 없었네요!

캠핑카로 세계여행을 떠날 거라고 하면 주변에서 가끔 자동차 수리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 오시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가 어떠한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지식정도는 있고 타이어를 바꾸어 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 정도면 자동차에 대하여 문외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단 출발하기 전에 엔진오일, 오일필터, 공기필터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교체. 벨트도 중매상에게 구입할 때 전부 교체해주는 조건으로 구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발전기와 관련된 벨트만 교체되어 있었다. 너무 차에 대하여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중고자동차 매매상을 하시는 친지 분에게 부탁을 하여 자동차 수리점에서 다시 한번 최종 점검을 받았다. 브레이크 패드도 정상. 타이어도 전체 교체. 다행이다!


타이어는 나이도 중요해요!

타이어는 언제 교체하는가? 보통의 경우는 타이어 마모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 그러나 캠핑카의 경우에 타이어는 마모 상태도 중요하지만 타이어 출가 연도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내 캠핑카의 경우 차량 운행 빈도가 낮아서 주차장에 장기 주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경우 타이어 마모 상태는 양호하지만 타이어가 햇빛에 오랜 기간 동안 노출되어 있어서 노화된 상태가 되기 쉽다. 내 차가 그런 경우인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과정에서 뒷바퀴 타이어가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고속으로 다니는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기 때문이다. 캠핑카를 중고차로 구입하시는 경우에는 타이어 전문점에 가서 타이어가 몇 년도에 부착된 것인지 꼭 확인해 보자. 해외로 나갈 경우에는 타이어 마모상태가 양호해도 2-3년 이상 햇빛에 과다 노출되어 있는 것이라면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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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마모상태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출고된 기간도 점검해야 한다. 껍질째 벗겨진 타이어 사고 후에 출고년도가 오래된 타이어를 모두 교체하였다.

휴즈도 챙겨야 해요!

장기 여행이므로 부품을 외국에서 구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차량 소모품을 구입하였다. 엔진오일 필터는 3개(4만 킬로미터를 운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특히, 엔진오일 필터는 현지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시베리아 여행 시, 우리 차에 맞는 엔진 오일 필터를 구할 수 없었다. 부피도 작으니 가져가는 것이 좋을 듯. 그다음으로 에어필터도 3개. 부동액은 샀지만 너무 무거워서 집에 놔두고 왔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엔진오일 보충액도 현지에서 쉽게 구입 가능하다. 라이트도 여분 몇 개와 휴즈도 몇 개. 그런데 차 운행 과정 중에서 고장으로 사용했던 것은 휴즈 박스에 들어있는 휴즈들이었다.

국내에서는 휴즈 박스에 들어있는 휴즈가 나가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나의 여행에서는 나간 적이 있었다. 물론 휴즈는 용량별로 고속도로 휴게소나 차량 정비소 등에서 구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부피도 작고 값도 저렴하니 용량별로 3-4개 정도 준비하면 유용할 듯하다. 보통의 경우 차량이 출고될 때에는 휴즈 박스에 예비 휴즈가 꼽혀있다. 중고차의 경우에는 예비 휴즈가 없을 수 있으니 중고 캠핑카를 사시는 분들은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휴즈박스는 일반적으로 운전석 왼쪽 아래에 있다.


현대자동차 대리점과 수리점을 찾아라!

차에 대하여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왕 초보 중 왕초보이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출발하였다. 인터넷에서 이외에 엔진벨트 세트를 예비로 준비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는 어찌하다 보니 벨트를 여분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겨울이 넘어가니 차에서 엔진벨트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엔진이 조금 더워지면 소리가 없어지곤 하였는데 터키 안탈리아에서 현대자동차 수리 전문점을 찾아서 벨트 4개를 전부 교체하였다. 현대자동차 대리점이나 수리점은 많은 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차가 고장 났을 때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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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안탈리아에서 벨트 전부를 교체하였다. 라트비아에서는 전기 부분을 점검 받고 현대대리점을 통해 부품을 공수받았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출발 전에 두 번에 걸쳐 점검을 하고 출발했지만 실제로 차 고장이 언제 날지는 누구도 모른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여 운행하던 중 매연이 심하게 나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대자동차 대리점에 부탁을 하여 소개받은 정비소에서 공기필터를 교체한 후 약간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부득이하게 다시 출발하였다. 왜냐하면 공기필터를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고장이 난 것은 공기필터가 아니라 다른 중요한 부분이었다. 내 차는 터보 엔진인데 이 엔진에 공기를 주입해주는 터보 장치가 있다. 터보가 정상 작동을 하지 못해서 공기와 연료 배합 비율이 적정하게 유지되지 못하니까 심한 매연이 발생한 것이었다. 하바롭스크에서 이 부품을 구하고 수리하는데 3박 4일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물론 비용도 꽤 들지만 한국에서 수리하는 것보다 총비용이 적게 들었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차 하부에서 너무 큰 소음이 나서 수리를 하였는데 고무패킹이 노후되어 깨진 상태였다. 중고차의 경우 어디에서 어떤 부품이 고장이 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때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도와주는 분들이 나타난다. 어찌 보면 중고차 여행에서만 경험해볼 수 있는 경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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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로프스크에서의 자동차 점검 및 수리 모습,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대자동차 대리점 소개로 찾아간 자동차 정비소


결론적으로 말하면 차에 대해서 잘 알아야만 캠핑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잘 알면 더 좋지만 어디까지 알아야만 한다는 것도 결정하기 어렵다. 그러니 차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출발해 보자. 물론 중고차를 산 경우, 최대한 국내에서 손을 보고 출발하면 좋은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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